11번가 브랜드여성 담당 MD 서혜림

하루에도 수백 개가 넘는 뷰티, 패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소비자들의 눈을 한 번에 사로잡는 제품들도 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제품들도 있다. MD(상품기획자)들은 그렇게 진흙 속에 묻혀 있는 진주 같은 아이템들을 찾아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유통업계의 MD들은 상품 기획, 소싱, 셀러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퀄리티 높은 제품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빛나는 제품들을 소개해 왔다. 다양함과 신선함을 두루 평가하는 반짝이는 눈의 소유자 MD들을 만나보자.

[뷰티한국 윤지원 기자]젊은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성장한 온라인 마켓 11번가. 11번가는 한 발 앞서나가는 트렌드 분석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찾아 빠르게 제공하며 급격히 성장해 왔다. 그 뒤에는 언제나 제품을 소싱하고 셀러들을 관리해온 든든한 MD들이 있었다. 그렇다면 MD는 어떤 직업이며 뷰티 MD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까? “MD는 모든 것을 다 하는 직업입니다”라고 말하는 11번가의 브랜드 여성 담당 서혜림 MD에게 물었다. MD는 대체 무슨 직업인가요?

11번가 패션 MD가 하는 일은 어떤 것인지?
브랜드 패션 쪽 여성의류와 언더웨어를 맡고 있으며 요즘 뜨고 있는 온라인 브랜드도 같이 맡고 있다. MD는 판매자 관리 뿐 아니라 많은 일을 한다. 패션뷰티 아이템 같은 경우 프로모션이나 이벤트에도 많은 관여를 하고 있다. 카테고리 자체에서 진행하는 프로모션 같은 경우는 주로 MD들이 진행을 하며 11번가 패션MD들의 업무는 상품 소싱과 영업 쪽에 포커싱이 맞춰져 있다고 보면 된다. 11번가 패션의 특징으로는 종합몰 같은 경우는 MD를 통한 검증을 거친 후 등록할 수 있지만 11번가 같은 경우는 특별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좋은 상품을 많이 소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제품소싱 및 셀러관리 뿐 아니라 수학적인 능력도 갖춰야 하는 MD
▲ 제품소싱 및 셀러관리 뿐 아니라 수학적인 능력도 갖춰야 하는 MD
좋은 제품이나 새로운 아이템 같은 경우는 어떻게 발굴하는지?
요새는 백화점에서 A라는 브랜드의 B상품을 본 고객들이 집으로 돌아와서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온라인에서 이 상품을 고객들이 잘 찾을 수 있게 검색을 원활하게 하는 것과 가격을 다른 사이트보다 최적의 가격으로 맞춰주는 작업이 중요하다. 스타가 착장해서 뜨는 이슈상품들 같은 경우는 더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이다. 트렌드 같은 경우는 오프라인 매장을 많이 찾아서 고객들의 니즈가 어떤지 살펴보는 편이다. 오프라인에서 잘 판매되는 제품은 온라인에 등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따로 찾아내서 물량을 요청하고 뜨는 브랜드가 있을 경우 새로 계약을 맺기도 한다. 오프라인에서 한물 지난 트렌드라고 하더라도 온라인에서는 뒤늦게 유행이 오는 경우도 있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미시족 패션 같은 경우 온라인에서 크게 히트를 친 경우이다.

상품이 공개됐을 때 '잘 팔릴 것 같다'라고 생각되는 제품들도 있다. 작년 같은 경우 SPA브랜드가 인기가 많았는데 다른 곳보다 먼저 가격을 최저가로 책정하고 노출을 먼저 하면 한 번에 매출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SPA브랜드 같은 경우 새롭게 리뉴얼된 제품이 입고되기 때문에 새로운 물품을 고객들에게 계속 선보일 수 있어 온라인과 잘 맞는 편이다. 여성 의류는 물량을 시즌별로 모두 판매하지 않으면 재고가 많이 남기 때문에 업체들과 많은 논의를 통해 유동성 있게 조절하는 편이다. 브랜드마다 정책이 조금씩 다른데 오프라인의 판매량도 확보해야하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너무 많은 할인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경우도 있어 이런 부분도 신경 써야 한다.

작년 패션 트렌드와 2013 하반기 트렌드는?
아무래도 작년은 SPA브랜드가 대세였다. SPA브랜드 같은 경우는 상품순환이 빠른 특성상 신상품일지라도 판매가 저조하면 바로 가격을 할인한다. 그렇게 되면 싼 가격에 이 제품이 나가고 다음에 들어오는 제품들은 신상품이기 때문에 판매가 된다. 이런 식의 판매방식이 트렌드에 빠른 고객과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고객들 모두에게 만족을 줬다고 생각한다.

▲ 11번가 브랜드 여성 담당 서혜림 MD
▲ 11번가 브랜드 여성 담당 서혜림 MD
2013 트렌드를 살펴보면 아무래도 오픈마켓의 주 고객층이 여성들이다보니 너무 높은 가격의 브랜드 보다는 세컨 브랜드들이 인기가 많을 것 같다. 요즘은 백화점 브랜드가 있고 그 세컨드 브랜드들도 함께 판매되는데 가격에 상관없이 백화점에 가서 서비스를 받으며 구매하겠다는 고객과, 비슷한 트렌드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가져오면서도 가격을 저렴하게 구매하겠다는 고객으로 나뉘고 있다. 온라인 같은 경우는 세컨드 브랜드들의 판매가 유리한 만큼 앞으로도 세컨드 브랜드의 인기가 끌 것 같다. 고단가의 옷을 구매해서 오래 구매하는 고객들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트렌드에 맞는 옷들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이다. 시장의 규모로 보면 SPA브랜드들을 따라오지 못하겠지만 차츰 인기가 올라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 세컨 브랜드들을 어떻게 관리해 나가냐가 중요할 것 같다.

MD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제가 생각하는 MD는 수학적인 능력이 50% 정도는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판매와 거래액에 대한 파악을 할 수 있어야하고 다음 달, 다음 분기에 대해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패션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일러스트나 포토샵 등을 많이 사용할 것이라고 많이들 생각하는데 오히려 그보다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등의 보고서 역량이 더 필요하다. 숫자에 대한 감이 필요한 것이 내 거래액이 연간 100억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면 분기별로, 월 별로 계획을 세우고 분량을 맞춰나가는 것을 많이 생각해야 한다. 영업적인 마인드도 많이 필요하다. 처음 만나는 셀러와 업체와도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고 기존의 셀러들과도 계속 교류해서 좋은 제품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MD를 준비하는 친구들은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고 오픈마켓들도 해외진출을 많이 준비하기 때문에 외국어를 준비하면 해외에 가서도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입사를 하면 어려울 점이 많다. 업무량도 많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일들을 한다는 점에 힘들어하는 신입사원들을 많이 봤다. 어떤 일들을 하는지 미리 조사하고 알고 들어온다면 조금은 견디기 쉬울 것이다. 많은 분들이 MD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분야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것 같다. 카테고리별 이동이 많고 원하면 하고 싶은 분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한정적인 분야가 아니라 다양한 일을 경험할 수 있다.

11번가 브랜드 여성 MD가 추천하는 브랜드는?
'지고트'의 세컨 브랜드 'JJ지코트' 같은 경우 가격도 합리적이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놓치지 않는 제품이다. 작년부터 쭉 인기를 끌어온 SPA브랜드 르샵도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춘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 추천한다.

사진=김세진 studiomandoo@gmail.com
윤지원 기자 alzlxhxh@beautyhankook.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