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공개 이어 비교 마케팅…병행수입 넘어, 로드숍 판매까지

 
 
고가의 수입 명품 화장품의 철옹성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백화점에서만 판매되어 오던 수입 명품 화장품들이 올해 초 원가 공개에 따른 부정적 여론 확산에 이어 국내 중저가 브랜드의 ‘비교 품평 제안’, 병행수입 확대, 최근 이마트가 강남에 오픈한 분스의 수입 명품 화장품 판매 등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

특히 NC백화점의 병행수입 제품이나 분스의 정품 판매는 제품 공급처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어 수입사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명품 향수들이 병행수입과 유통 질서 파괴 등으로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전 매장으로 확대된 바 있어 일각에서는 수입 화장품들의 유통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을 정도다.

수입 명품 화장품의 위기설의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부정적 여론 형성이다. 우리나라가 유럽, 미국과 맺은 FTA 발효에 따라 수입 화장품의 관세가 인하되었음에도 수입사들이 제품 가격을 오히려 높이면서 수입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진 것.

또한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수입 화장품 원가 공개에 이어 최근에는 유명 수입사가 탈루 혐의로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입 화장품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미샤가 SK-II와 에스티로더를 겨냥한 비교 광고를 진행하면서 수입 화장품과 국내 화장품의 차이가 없다는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병행수입 확산도 수입 명품 화장품 위기설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NC백화점이 편집숍 형태로 론칭한 뷰티갤러리는 병행수입된 다수의 수입 명품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이슈가 되었으며, 온라인쇼핑몰과 소셜커머스 등을 통해 병행수입 화장품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NC백화점의 수입 명품 화장품 병행수입은 그동안 수입 명품 화장품에 불만을 가졌던 대형 유통사에게 영향을 주면서 이른바 ‘병행수입 공급처 찾기’가 한때 대형 유통사들의 화두가 되었을 정도다.

실제로 샤넬의 롯데백화점 매장 철수 등으로 대형 유통사들과 수입 명품 브랜드들의 골이 깊어지면서 롯데백화점의 SK-II 로드숍 추진설과 갤러리아, 디큐브 등 백화점들이 직접 독점 수입한 해외 유명 제품 론칭 등 수입 화장품과 대형 유통사 간의 힘겨루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로드숍에서도 수입 명품 화장품들이 판매되며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7일 이마트가 강남에 오픈한 분스 2호점은 SK-II와 랑콤, 비오템, 에스티로더 등의 인기 제품을 15~20% 할인된 가격으로 정품을 판매하며 수입 화장품 유통 붕괴의 불을 지피고 있다.

제품 공급처에 대해 이마트가 입을 다물고 있는 가운데, 공급처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면서 다양한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으며 관련 수입사들 역시 출처 추적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까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유통 구조와 소비 패턴을 생각할 때 백화점 수입 명품 화장품 브랜드들이 붕괴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매우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면서 “향수도 일시에 유통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변화되어 오늘에 이른 것을 볼 때 수입 화장품의 유통 채널 역시 벽이 허물어지는 단계에 왔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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