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봉만대’의 웃음, 봉만대라는 이름을 듣고 웃던 웃음과 달랐다

 
 
‘봉만대’라는 이름에 남자들이 웃음 짓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에는 그 이름에 여성들도 얼굴에 웃음기를 보이는 것을 보면 적어도 봉만대라는 이름이 갖는 크기는 작지 않다.

야릇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이름. 잘만킹과 비견되는 이른바 에로 거장 봉만대. 그가 새로운 작품을 들고 우리를 찾아 왔다.

그것도 그가 지금까지 에로 영화 촬영 현장에서 경험한 리얼 다큐 형식의 사뭇 다른 장르로. 거기에 보너스로 그가 감독은 물론 주연으로 출연까지 한다. 어떤 영화일까.

봉만대 이름 이상의 영화라면 믿을까?

 
 
봉만대 감독이 주연 배우까지 한다는 소리에 모두가 ‘이번에는 정말 농도가 더 진하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

영화 제목 앞에 아티스트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았다면 영화 제목만으로도 야릇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고정관념은 그렇게 무섭다.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는 작품성 보다는 벗기기에 유명한 감독 쯤으로 이해되는 봉만대와 개그우먼에서 몸매만으로 배우가 되었다는 꼬리표를 단 곽현화, 10년 전 출연했던 에로 영화로 전직에로 배우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성은, 플레이보이 모델로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 이파니가 주연으로 출연해 이러한 고정관념과 스스로 싸워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바꾸라는 강요는 없다. 오히려 절실하다. “나에게도 꿈이 있다”라고 말하는 성은의 영화 속 대사는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내용인지도 모른다.

영화 속 주인공들 스스로도,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영화 속에서 함께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들의 절심함을 외치고, 싸우고, 포기하고, 고민하면서 서로에 대한 선입관을 바로 잡아 간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천형처럼 달려 있는 꼬리표를 스스로가 극복해 낸다.

세 여자 주인공들의 영화 속 비중이 차이가 나는 부분은 아쉽지만 자신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꼬리표를 알고, 거부하기 보다는 맞서는 모습은 ‘희망’에 가깝다.

그리고 영화는 자신과의 싸움의 큰 줄거리 속에서도 봉만대가 말하는 예술로서의 ‘야함’과 위트 넘치는 대사와 장면들로 전혀 지루하지 않게 관객을 이끌어 간다.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이른바 ‘야함의 수위’는 어떨까. 누군가는 안도하고 누군가는 실망하겠지만 언론시사회에서 곽현아가 말했던 “연인끼리 손을 붙잡고 와서 보아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영화” 딱 그 만큼의 수위다.

“너희가 에로를 알아”라고 외치는 봉만대가 단순히 보여주기 식의 에로가 아닌, 여성에 대한 배려와 현대인들이 선호하는 에로를 표현하는 장면들은 이미 우리가 알던 봉만대라는 인물의 선을 넘는다.

실제로 이미 그는 2003년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으로 에로를 예술로 꽃피운바 있으며, 2006년에는 공포영화인 신데렐라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에로 거장으로 불리고 있으며 그에게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영화 속 곽현아의 말을 빌리자면, “이름부터 꾸리하기 때문이다 ”

하지만 아마도 이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에 흥행이라는 이름표가 붙는 다면 그는 감독이나 배우로서 또 다른 인생을 살 수도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봉만대에게서 배우 김윤석의 향기가 났다고 하면 미쳤다고 할까?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가 상영 전에 주목 받은 것은 감독 봉만대일지 모르지만 영화 상영 이후에는 배우 봉만대가 주목받을 것 같은 느낌은 나만 받은 것일까. 또 배우 봉만대에서 배우 김윤석의 향기를 느꼈다면 혹자는 나에게 ‘미쳤다’고 할까.

잘 몰랐지만 감독 봉만대의 이력을 보면 이미 그는 조감독 시절부터 조연과 단역 등의 배우 역할도 겸직해 왔다.

영웅 후레쉬(1990), 휘파람 부는 여자(1995), 킬링 게임(1996), 언더그라운드(1996), 신부수업(2004), 불꽃처럼 나비처럼(2009),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2012). 하지만 그의 모습을 찾아내기 쉽지 않다.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 속 배우 봉만대는 주연이어서가 아니라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봉만대 감독이 시사회 현장에서 농담처럼 건 낸 말처럼 정말 신인 배우상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다.

일단 외모에서 풍기는 모습에서도 편안한 아저씨를 연상 시키는 완득이에서의 배우 김윤석 이미지와 매우 흡사하다. 일부로 봉만대 감독이 배우 김윤석을 연상하면서 연기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김윤석에 비해 다소 무게감을 떨어질지 모르지만 영화 속에서 대사 처리나 액션 등 김윤석과 닮은 모습들이 많았기 때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이 역할을 김윤석이 했으면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해 보았지만 무게감은 더 있을지 모르지만 감히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이번 영화 속 봉만대의 연기는 여느 감독의 영화 출연보다 신선했고, 동시에 캐릭터에 잘 녹아들어가 있었다.

영화를 보는 모습 속에 나 역시 선입관과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선입관은 영화를 보고 난 후 확연하게 바뀌었다.

아마도 아티스트 봉만대가 개봉한 이후에는 분명 많은 이들이 ‘봉만대’라는 이름에 웃음 짓는 이유가 변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한편 아티스트 봉만대에는 이외에도 생각지 못한 수확들이 많다. 봉만대 감독과는 사뭇 다른 장르의 영화인 남극일기, 헨젤과 그레텔 등의 임필성 감독의 깜짝 출연, 영화 속 제작자 역할로 나선 배우 이상화의 위트 넘치는 연기 등 웃음 코드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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