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아름답게 해주는 메이크업 하고파~

 
 
[뷰티한국 김수진 기자] 같은 얼굴이라도 그녀의 손끝에 의해 매번 조금은 다른 뉘앙스의 얼굴이 탄생한다. 얼굴뿐만이 아니라 마음까지도 어루만져줄 수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는 박지숙(아하바 대표원장).

김희애, 김혜수, 손태영, 박정수, 장서희, 이경실, 김명민, 박신양 등 수많은 셀러브리티들이 그녀의 손끝에서 새로운 캐릭터로 탄생했고, 수많은 신부들이 그녀의 손끝에서 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났다.

2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베스트를 다해 아름다움과 자신감을 선사해 왔지만, 얼마 전 마치 주문과도 같은 ‘아하바(Ahaba)’라는 이름의 메이크업 살롱을 오픈하면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설렘으로 맞는다는 박지숙은 쓸데없는 욕심을 덜어내었다는 자신의 말처럼 말간 얼굴로 기자를 반겼다. 하루에도 수많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쏟아져 나오는 정글 같은 세계에서 박지숙이라는 이름 석 자만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주는 강단 있는 그녀와의 만남.

# ‘아하바’라는 이름이 인상적이다. 메이크업 살롱을 다시 오픈한 이유는?
정확한 명칭은 ‘아하바 by 박승철’이다. 박승철헤어스투디오에서 메이크업을 시작했으니 오랜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셈이다. 박승철헤어스투디오에서 독립해서 라떼뜨라는 개인 살롱을 오픈했었고, 이후 마끼에에서 메이크업실 원장을 맡았다가 3개월 전 컴백했다. ‘아하바(Ahaba)’는 히브리어로 사랑이라는 뜻이다. 현재 나의 마음, 또 내가 지향하고 있는 것을 잘 응축하고 있는 단어라 생각됐다. 나를 믿고 따라와 준 직원들과 제자들, 또 오랜 동안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나를 찾아주는 고객들을 위해 ‘아주 편안한 우리만의 공간’을 마련하고자 이곳을 오픈하게 되었다.

# 내년이면 메이크업을 시작한지 꽉 찬 20년이다. 감회가 어떠한가?
그러게 말이다. 벌써 20년이다. 숫자에 별로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새삼 놀랍기는 하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오히려 이쯤 되고 보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김청경 선생님에게 메이크업을 배우고 박승철헤어스투디오에서 12년간 일하다가 처음 개인 살롱을 오픈하고 나서 심한 슬럼프를 겪었었다. 메이크업만 잘하면 되었던 그 전과는 상황이 너무 달랐다. 경영부터 마케팅, 홍보, 인력관리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고, 자꾸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게 되는 내 자신을 보면서 괴로웠고 힘들었다. 그러한 시행착오들을 겪으면서 비우고 내려놓아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으며, 사람과 인연의 소중함도 느끼게 되었으니 20년이라는 세월이 결코 헛되지는 않았다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는 중이다.

# 김희애, 박정수 등과도 오랜 인연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박정수 씨와는 작업한 지 18년 정도 됐고, 김희애 씨와는 김희애 씨 결혼 전부터 인연이 있었다가 결혼 후 ‘아내’라는 드라마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같이 하게 되었다. 두 분 모두 피부도 좋고 이목구비도 뚜렷한 편이라 메이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좋아할 고객이다. 한 사람을 너무 오랫동안 메이크업 하다보면 작업하는데 재미가 없다거나 좀 루즈해지지 않느냐고 물어보는데, 배우의 경우 매번 작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캐릭터에 맞게 메이크업 콘셉트도 달라지므로 무척 흥미롭고 신나게 작업하는 편이다. 또 세월의 흐름에 따라 주름이 생길지언정 더욱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갖게 되는 여배우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는 도전해볼만한 의욕을 갖게 한다. 박정수 씨는 워낙 이목구비가 예쁜 편이라 인형 같은 이목구비를 자연스럽게 살리는 데 초점을 둔다. 김희애 씨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맞게 색조 등은 최대한 배제하고 연기할 때 눈빛이 돋보일 수 있도록 아이라인을 살짝 빼는 정도로 포인트를 주곤 한다. 기존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되 맡은 배역에 따라 최대한 캐릭터가 부각되도록 메이크업을 연구하는 편인데, 이러한 내 모습을 두 분 다 좋게 봐주는 것 같다.

# 가을은 웨딩 시즌 아닌가? 신부 고객들을 위한 박지숙만의 메이크업 노하우라면?
웨딩 메이크업은 언제나 내게 설레는 작업이다. 평생에 한 번만 있는 중요한 날이기에 고객을 맞는 마음가짐 또한 다르다. 나는 웨딩메이크업 시 되도록 유행을 좇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신부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 시키는 데 최선을 다한다. 리허설 촬영 때는 나중에 두고두고 봐도 촌스럽지 않으면서도 신부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메이크업에 주력하며, 본식 때는 양가 가족들이 모인 자리이기 때문에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신부의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도록 메이크업을 하는 편이다.

 
 
# 올 가을, 매력적인 여성으로 거듭날 수 있는 메이크업 스킬을 공개해 달라
피부는 보송보송하게 표현하고, 눈 혹은 입술 한쪽에 포인트를 주는 것이 시크해 보일 것이다. 보통 가을에는 건조해진다는 이유로 파우더를 사용하지 않는데, 전날 충분히 보습을 준 상태에서 전체적으로 파우더를 얇게 펴 바른다면 보송보송한 피부 표현이 가능하다. 너무 매트한 느낌이 싫다면 리퀴드 파운데이션에 수분크림을 믹싱해서 사용해도 좋고, 이마 눈썹 윗부분이나 볼 바깥쪽, 코 부분 등에만 파우더를 발라도 좋다. 아이메이크업을 강조하고 싶다면 컬러는 가을에 잘 어울리는 다크 브라운이나 카키가 좋고, 특별한 날에는 언더라인까지 라인을 과감하게 그려보는 것도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다. 

#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 그리고 박지숙의 미래는?
꿈도 중요하지만 하루하루 어떻게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 무작정 먼 미래를 꿈꾸는 것 보다 하루, 일주일, 한 달씩 단위를 끊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실천에 옮겨보자. 하다보면 시행착오도 많고 꿈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루어야 한다는 부담감 대신 즐기면서 도전해본다는 생각으로 임했으면 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후배들을 위해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작은 공간에서라도 강의를 하고 싶다. 또 새롭게 오픈한 아하바도 메이크업실과 피부관리, 헤어까지 각 파트가 유기적으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내 역량을 모두 쏟아야 할 때이다. 강산이 두 번 바뀔 동안 메이크업만 하다 보니 훌륭한 메이크업이란 단순히 얼굴만 아름답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까지 치유해줄 수 있어야 함을 깨달았다. 얼굴과 마음을 아름답게 해주는 일, 그건 바로 사랑, 즉 ‘아하바’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사진=김세진 studiomandoo@gmail.com
김수진 기자 sjkimcap@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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