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하고 호쾌한 액션은 발군, 맥 끊기는 스토리는 아쉬움 남아...

▲ 영화 '동창생'을 통해 스크린으로 복귀하는 최승현
▲ 영화 '동창생'을 통해 스크린으로 복귀하는 최승현
[뷰티한국 윤지원 기자]영화 ‘동창생’으로 빅뱅의 탑이 주연배우에 도전한다. 사실 가수들의 연기 변신은 이제 놀라운 일은 아니다. 현재 브라운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배우들을 보라. ‘비밀’의 황정음, ‘미래의 선택’의 윤은혜, ‘메디컬 탑팀’의 정려원까지 모두 아이돌 출신 가수들이 완벽히 연기자로 변신했다. 다만 이전 아이돌들이 브라운관에 적응하는데 적게는 5년 많게는 10년 이상의 세월을 겪으며 경험을 쌓아왔다면 요즘 연기에 도전하는 가수들은 처음부터 기대 이상의 연기실력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 얼마 전 ‘배우는 배우다’로 첫 주연을 맡은 이준은 생각보다 뛰어난 연기로 호평 받고 있으며 2PM의 옥택연도 드라마 ‘후아유’에 이어 영화 ‘결혼전야’에서 연기자의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빅뱅의 ‘탑’, 아니 연기자 ‘최승현’은 어느 정도 검증받은 배우다.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연기를 선보인 후 영화 ‘포화속으로’를 통해 백상예술대상 인기상과 신인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빅뱅’의 그림자가 너무 크기에 연기자로서의 모습이 두드러지지 않았을 뿐 차근차근 연기의 기본을 밟아가고 있는 단계이다. 사실 원톱 주연을 맡는 것은 배우에게는 상당한 부담감이다. ‘포화속으로’에서는 권상우, 차승원, 김승우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함께 영화를 지탱해 나갔지만 혼자 영화의 대부분을 이끌어가야 하는 ‘동창생’의 경우 최승현이 영화의 80%이상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뜻밖에 최승현은 이를 훌륭하게 해낸다. 그것도 발군의 액션까지 직접 소화해내면서 차세대 액션배우로서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연기를 선보이는 최승현
▲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연기를 선보이는 최승현
일단 ‘포화속으로’의 학도병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도 고등학생 역을 맡았다. 현재 26세의 나이지만 최승현의 뚜렷하고 단정한 이목구비에서 소년의 모습을 찾아내기란 어렵지 않다. ‘화이’에 이어 연달아 등장하는 소년 히어로의 캐릭터로 ‘동창생’의 주인공 ‘강대호’는 다양한 감정을 소화해내는 인물이다. 먼저 남파공작원이기도 하면서 남한에서는 강대호라는 가상의 고등학생 신분이다. 또 북한에는 인질로 잡혀있는 어린 여동생이 있고, 눈앞에는 맞상대해야할 적들이 즐비하다. 어려운 역할이지만 최승현이 선보이는 감정은 변화무쌍하다. 냉혹한 눈빛의 킬러였다가도 살인을 끝낸 후엔 금방 고통스러운 눈빛을 내비친다. 이내 학교 친구들을 만나 순수한 학생의 모습으로 돌아갔다가도 어느새 동생을 생각하는 오빠로 돌아가 처연한 표정을 짓는다. 최승현은 경험 많은 연기자들도 집중해야 할 복잡한 패턴의 감정연기를 어색하지 않게 잘 소화해낸다.

▲ '동창생'이 선보이는 스피드하고 호쾌한 액션
▲ '동창생'이 선보이는 스피드하고 호쾌한 액션
더욱 눈에 띄는 것은 그의 액션연기다. 댄스가수라는 겸업신분 덕분일까? 최승현의 액션연기를 보면서 리듬감이 느껴지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아저씨’에서 원빈이 선보인 액션이 절도 있고 파괴력 있는 액션연기였다고 하면 최승현이 선보인 액션은 좀 더 연계적인 동작이 돋보이며 스피드가 있는 액션이었다. 특히 복싱도장에서 적과 싸우며 선보이는 액션은 ‘동창생’에 등장하는 액션 신 중 최고로 뽑을만하다.

아쉽게도 영화적으로는 그다지 놀라운 것은 없다. 어느 정도 결말이 예상되는 스토리이면서 영화의 마무리를 향해 이끌어나가는 방식도 다소 진부하다. 연기파 배우로 주목받고 있는 윤제문을 캐스팅하고도 전화만 받는 역할로 사용하는 것도 아쉽다. 남과 북의 갈등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 않기에 이념과 관련한 잡음은 피해갈 수 있겠지만 영화 전체를 감싸고 있는 무거운 분위기에 비해 내용은 가볍게 보이는 부작용을 낳았다. 흥행을 위해선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마찬가지로 ‘빅뱅’ 팬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할 듯.

한줄 평: 왜 제목이 ‘동창생’일까? ‘오빠’가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윤지원 기자 alzlxhxh@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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