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한국 박솔리 기자] 서로 다른 두 개가 만나 하나가 되는 과정을 흔히 ‘컬래버레이션’이라 한다. 아티스트와 기업이 만나거나 기업과 기업이 협업해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해 내고 소비자에게는 만족과 특별함을 줄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은 낯선 디자인일지라도 보았을 때 전해지는 눈의 즐거움과 쾌감이 전해지기 때문에 구매로도 직결되는 가치를 창출해 낸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아트, ‘따로가 아닌 같이’의 힘을 발휘하는 컬래버레이션의 매력에 대하여.

■ 아트 컬래버레이션의 대부 앤디워홀

 
 
의류는 물론, 패션소품, 핸드폰케이스, 콜라, 자동차, 심지어 유모차까지 아트계 거장이라 불리는 앤디워홀과의 컬래버레이션은 이제 익숙한 일이 되었다. 톡톡 튀는 색감이 그대로 전해지는 그의 작품세계를 소품에서 마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니아층에게 앤디워홀은 익숙하면서 굉장한 존재다. 비록 그는 이 세상에 없지만 그의 아트는 의식주에서 만날 수 있다. 굉장한 예술가가 아닐 수 없다.

■ 소비자를 열광케 한 성공적 컬래버레이션 사례는?

 
 
롱런의 비결은 수집가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힘에 존재한다. 아트마케팅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앤디워홀의 코카콜라를 활용한 작품은 전 세계 마니아를 흥분시켰다. 그동안 장 샤를 카스텔바작, 겐조 다카다, 로베르토 카발리 등 유명한 디자이너와 작업한 코카콜라는 장 폴 고티에와 협업해 란제리를 입힌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여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명품을 강조한 프라다폰과 조르조 아르마니폰도 혁신적인 컬레버레이션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높은 인지도를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핸드폰과 결합해 양사 모두 브랜드 가치를 높였기 때문이다.

■패션업계는 지금 컬래버레이션 전쟁!

 
 
스웨덴 패션 양말 브랜드 해피삭스(HAPPY SOCKS)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데이비드 라샤펠(DAVID LACHAPELL)과 이색적인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해피삭스는 화려한 색감과 다양한 패턴으로 패셔니스타들이 가장 사랑하는 양말 패션 브랜드이다. 또한 데이비드 라샤펠은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제자 중 한 명으로 2011년 아메리칸 포토매거진이 선정한 전세계 사진계에서 가장 중요한 10인에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현재도 끊임없는 작품 활동과 다양한 퍼포먼스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작가다. 인기 슈즈 브랜드 탐스는 영국 출신의 디자이너이자 스타일리스트 인 타비타 시몬스와 협업에 나섰다. 이번 컬렉션은 타비타 시몬스를 대표할 수 있는 스트라이프 패턴과 실키한 소재가 탐스의 클래식과 데저트 웨지에 그대로 표현되어 여성의 우아함과 동시에 활기찬 분위기를 표현했다.

그동안 구글, 나이키, 애플, 보그 그리고 뉴욕 타임즈 등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 해온 크랙&칼은 MCM과 두 번째 협업에 나섰다. 첫 번째 컬렉션 ‘수평의 눈(Eyes on the Horizon)’은 여름의 바캉스, 야자수, 바다, 태양빛을 연상시켰다면 이번 두 번째 컬렉션은 MCM이 가진 열정, 창의성, 모더니즘 등을 마치 눈송이가 내려 앉은 듯한 겨울 전경을 ‘스노우돔’이라는 테마로 표현했다. 크랙&칼은 대서양을 중심으로 뉴욕과 런던 지구 반대편 도시에 살고 있는 팝 아트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디자이너이다.

국내디자이너와의 컬래버레이션도 이제는 친숙한 일이 되었다.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엠엘비는 비욘드 클로젯의 디자이너 고태용과 두 번째 협업을 진행했다. LA다저스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류현진 선수의 선전을 기원하기 위해 제작된 이번 기획은 수지가 착용하여 화제가 되고 있는 LA스타일 라인으로 스냅백, 스웻셔츠, 트레이닝 팬츠, 베이스볼 점퍼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엠엘비의 스포티함과 고태용의 위트 있는 디자인 감각이 더해져 유니크한 매력은 물론이고 가을에 어울리게 팝하고 세련된 스타일 아이템으로 탄생했다.

■ 유통업계 역시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디자인 강화

 
 
최근 유통업계는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아티스트와의 만남을 통해 장르간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고 풍부한 문화적 경험과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지난해 '에바 알머슨'에 이어, 올해는 화려한 수채화 기법의 패션 일러스트 작가인 ‘스티나 페르손’과의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 2탄을 공개했다. 스웨덴 여류 작가인 스티나 페르손만의 감수성 넘치는 수채화 느낌이 엔제리너스커피 특유의 감성적인 분위기와 어우러져 한층 더 로맨틱한 가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엔제리너스커피 매장 디스플레이, 바리스타 복장, 메뉴보드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오비맥주의 카프리는 국내 유명 아티스트 스티키몬스터랩이 참여한 ‘카프리 아트 컬래버레이션 한정판'을 출시했다. 카프리는 병맥주 제품 라벨에 '카프리와 함께하는 도시 생활의 즐거움'을 주제로 음악(Music), 공연(Live), 연주(Play), 파티(Party), 시티 라이프(City Life)를 각각 표현해 재미를 더했다. 또한 스티키몬스터랩이 주최하는 피규어(캐릭터 인형) 론칭 파티와 조선호텔 낙원 음악회에서 카프리 아트 컬래버레이션 한정판 전시를 통해 선보인 바 있다. 핫식스는 그래피티 아티스트 산타의 컬래버레이션을 적용한 '핫식스 라이트'와 '후르츠에너지'를 선보였다. '산타'는 서태지의 전속 아티스트이자 다양한 장르에서 뛰어난 감각을 보여주는 대한민국 대표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핫식스의 주요 고객인 젊은 세대를 위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 이자벨 마랑과 H&M, 예약 대기 행렬! 그러나...
H&M과 이자벨 마랑의 컬래버레이션이 11월 14일 전 세계 250여개의 매장과 온라인에서 오픈된다고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에는 명동 눈스퀘어점에서 동시 발매에 앞서 프리쇼핑 타임과 파티가 열렸다. 이자벨 마랑은 한 인터뷰에서 “H&M은 지금까지 최고의 디자이너들과 함께 작업해왔기에 이번 컬래버레이션에 초대된 것은 큰 영광이다”며 “이번 컬렉션에는 편안함과 개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아이템들은 개개인의 감각에 따라 자유롭게 믹스할 수 있다. 패션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개성이다”라고 이번 작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고가와 한정된 수량으로 대중들이 쉽게 구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런 대중심리를 자극, 대중적인 브랜드와 협업한 디자이너의 컬래버레이션은 소비심리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가격과 질적인 측면인데, 아무래도 프리미엄이 추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 디테일과 디자인 면에서 접할 수 없는 만족감을 주기는 하지만 일반인이 범접할 수 없는 디자인도 분명 존재한다. 선 예약 판매도 부지기수지만 막상 소장용으로 전락해버리는 경우가 많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질적인 측면에서 과연 성공적인 사례로 꼽힐지, 그저 이벤트로 전락, 악성재고로 남게 될 지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박솔리 기자 solri@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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