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커플들의 ‘메리지 블루’를 그린 ‘결혼전야’

▲ 결혼을 7일 앞두고 '메리지 블루'를 겪는 커플들
▲ 결혼을 7일 앞두고 '메리지 블루'를 겪는 커플들
[뷰티한국 윤지원 기자]동화 속 왕자님을 꿈꾸는 여자들과 현모양처 새색시를 꿈꾸는 남자들에게 결혼은 현실이라고 말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결혼을 7일 앞둔 네 쌍의 커플들을 그린 영화 ‘결혼전야’다.

영화 ‘결혼전야’는 결혼을 결정하고 난 커플들이 겪는 우울감과 불안증상인 ‘메리지 블루’를 주제로 한다. 아무리 오래만난 사이라도, 아무리 뜨거운 커플이라도 결혼이라는 중대사를 결정하고 난 뒤에 슬며시 다가오는 후회감과 불안감은 감출 수 없는 법. 영화는 그 점을 깜찍하게 파고든다.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다. 꽤 신경 쓴 흔적이 느껴지는 동화 같은 영상과 함께 엉뚱하면서 나름의 이유를 가진 커플들의 고민이 펼쳐진다.

▲ 서로의 과거를 알게된 남녀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김강우, 김효진 커플
▲ 서로의 과거를 알게된 남녀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김강우, 김효진 커플
고등학교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김강우, 김효진 커플은 결혼을 앞두고 서로의 과거를 두고 갈등을 빚는다. 과거 문제는 결혼을 약속한 예비부부들이 싸우는 이유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남자는 애인의 과거를 용서할 수 없지만 그녀를 잃는 것도 참을 수 없다. 그가 원하는 것은 여자가 울고불고 매달리고 애원하며 용서를 비는 것이겠지만 여자는 쿨한 태도를 유지하며 떠나겠다는 남자의 등까지 떠민다. 결혼하기 전인 현실의 커플이라면 감정이입하기 쉬운 현실적인 에피소드다.

마동석, 구잘 커플은 유머코드와 함께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국제결혼을 그렸다. 노총각과 우즈벡에서 온 미녀 다이버 커플. 개방적이고 활발한 성격, 거기다 섹시한 몸매까지 가진 그녀를 두고 노총각은 안절부절 못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리지블루’로 인해 신체일부(?)가 기능고장까지 일으킨다. 거기다 연일 TV엔 외국인 불법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노총각은 우즈벡 미녀의 진심에 대해 의혹을 감출 수 없다. 항상 조폭, 군인 등 강한 이미지의 역할만 맡던 마동석의 귀여운 로맨틱가이 연기를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 오래된 연인 이연희와 옥택연 사이에 갑작스럽게 끼어든 새로운 남자 주지훈
▲ 오래된 연인 이연희와 옥택연 사이에 갑작스럽게 끼어든 새로운 남자 주지훈
비주얼로는 단연 독보적인 이연희, 옥택연, 주지훈의 삼각 로맨스는 이 영화의 중심이다. 7년이 넘는 오래된 연인으로 이제는 결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연희와 옥택연에게 또 다른 한 남자 주지훈이 나타나면서 셋 사이에 새로운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오래된 연인이라는 설정답게 담담하고 담백한 옥택연, 이연희 커플을 보는 것도 현실감이 느껴지지만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주지훈, 이연희의 좌충우돌 로맨스가 매력적이다. 앤티크, 키친에 이어 주지훈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추는 홍지영 감독은 주지훈의 매력을 어떻게 스크린에 옮겨 담는지를 완전히 깨달은 듯하다. 비슷비슷한 이야기의 나열로 흘러갈 수 있는 영화에 신선함을 일으키는 커플 에피소드.

▲ 갖가지 요소에서 서로 부딪히는 커플 이희준, 고준희
▲ 갖가지 요소에서 서로 부딪히는 커플 이희준, 고준희
마지막 커플인 고준희, 이희준의 에피소드는 결혼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클럽에서 급작스럽게 만나 덜컥 임신까지 하며 결혼하게 된 커플.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같이 살 집을 꾸미던 남자와 여자는 열정적인 마음과 달리 하나 둘 환상과 다른 서로의 모습에 망설이게 된다. 종교, 집안, 가치관, 옷 입는 스타일까지 모두 다른 두 사람이 결혼이라는 말로 하나가 되는 것이 진정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명작으로 자주 거론되는 영화가 있다. 크리스마스 동안 일상에서 사랑에 빠져드는 커플들을 차례대로 보여주며 보는 이들을 내내 미소 짓게 만들었던 영화 ‘러브 액추얼리’다. 다양한 커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사랑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에서 ‘결혼전야’에게서 ‘러브 액추얼리’의 모습이 언뜻 비친다. 과연 관객들에게도 ‘러브 액추얼리’와 같은 로맨틱 코미디의 걸작으로 남을지 ‘결혼전야’의 개봉이 기다려진다.

윤지원 기자 alzlxhxh@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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