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결산을 맞아 뷰티한국에서는 각 분야별 ‘올해의 인물’을 선정하였습니다. 패션디자이너편에서는 제이어퍼스트로피 대표인 이지선 디자이너가 그 주인공입니다. 아름답고 명쾌하며, 신진디자이너임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성장을 보이고 있는 이지선 디자이너는 2014년 역시 주목해야할 인물 중 한 명입니다.”
2007년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되고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이지선은 진에 당선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미스코리아 미(美)만 돼도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라며 웃었다.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했던 시기, 미스코리아 대회를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고 싶었던 그녀는 본선 진출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 2007년 미스코리아 진 당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패션디자인(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공부하는 학생에서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하기 까지 어떤 계기가 있었나?
뉴욕에서 인턴 활동을 하면서 자괴감과 슬럼프에 빠졌다. 유학생활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고 인종차별은 더욱 힘들게 했다. 대다수의 동양 학생들이 실력과는 상관없이 무급으로 인턴생활을 했으며 몸은 몸대로 지치고 마음은 마음대로 다친 채 취업이 안 되는 현실이었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전환점이 필요했고 자신감을 찾고 싶었다. 그게 바로 ‘미스코리아’ 출전이었다. 뉴욕에 있으면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으며 차별과 불합리한 현실에서 꼭 필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 믿었다.
상상도 못했던 진이 되고 나서, 방송 쪽에서 러브콜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솔직히 갈등하기도 했다. 미스코리아에 출전했던 것은 연예인이 되기 위함이 아닌 패션디자이너로서 성공하기 위한 전환점이 필요했기 때문이지만 하루아침에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출연제의를 받다보니 흔들렸다. 임기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1년간 미스코리아로 활동했고 미스유니버스에 출전했다. 이를 계기로 세계 미인 친구들과 만나며 문화교류를 했고, 느낀 점이 많았다. 다들 멋진 삶을 가꾸어 나갔으며 당당하고 전문적인 프로 정신에 놀랐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패션디자이너로서의 확신이 흔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유니버스대회에 출전한 경험을 계기로 문화충족이 많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디자인에 있어서도 영감을 많이 받는다. 소중한 경험이었다.
■ 제이 어퍼스트로피(J apostrophe)는 어떤 브랜드인가?
미니멀하고 마스큘린(남자 같은, 남자인 척 하는)한 실루엣의 강인하고 독립적인 여성의 룩을 제안한다. 매 시즌 수십 개의 해외 스토어와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으며, 현재 일본의 타카시마야 백화점, 홍콩의 하비니콜스 백화점, 대만의 신콩백화점 그외 홍콩, 뉴욕, LA등의 대표 멀티숍 등 50여개의 전 세계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다.
■ 블랙&화이트 컬러가 한정적이면서도 디자인이 인상적이라 디자이너의 개성이 확실히 부각되고 있다. 한정적인 색상 선택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모던함 속에 특별함을 찾고 싶었다. 요란한 색상에 디자인이 가려지는 느낌이 싫었다. 블랙과 화이트는 기본 색상이지만 가장 세련된 색상이기도 하다. 대신 소재는 퍼나 니트 등 다양하게 사용했으며 이 안에 이지선만의 디자인을 담고 싶었다. 제이 어퍼스트로피는 모던하지만 디테일이 강점인, 조형적인 실루엣에서 느껴지는 당당함과 시크함이다.
# 2014 SS 서울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제이 어퍼스트로피 “절개와 절제사이”
디자인은 절개의 미학이 돋보이는 룩으로 시스루와 절개를 적절히 배합해 형태를 완성했다. ‘은근함’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섹시미를 강조한 것. 롱하지만 시스루하고,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반전적인 요소도 포함됐다. 무릎 위를 침범하지 않는 하의임에도 아름답고 우아하며 여성스러운 것도 특징이다. 소재면에서도 더욱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시폰 소재부터 가죽 패치의 반짝임과 견고함도 포함되었다. 팔목을 완전히 감싸는 뱅글도 이지선 제이어퍼스트로피만의 포인트로 빛났다.
#뷰티한국(미스코리아조직위원회) 패션자문위원으로 위촉
사진=김세진 studiomandoo@gmail.com
박솔리 기자 solri@beauty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