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수록 욕심이 난다. 목표는 TOP5!

<미스코리아 2010 한국대회> 미스코리아도전기 - 다가오는 대회날 떨리는 가슴

 
 
9월21일

오늘부터 대회 리허설이 시작된다.

오프닝을 연습하면서 든 생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대회를 보러와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한 달 동안 이렇게 열심히 연습 했어요’하면서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으면 더 힘이 나서 열심히 하게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회장님과 부사장님이 보러와 주시니까 최선을 다해서 대회에 임해야겠다.

처음에는 정말 좋은 경험하고 오자는 생각이었는데 대회를 준비하면서 그래도 특별상 하나는 받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욕심이 조금 아니 많이 생겼다. 지금 생각 같아선 이왕이면 TOP5 안에 들고 싶다. 욕심을 버려야하는데 워낙 중국 분들이 나를, 한국을 좋아해주셔서 그런지 이렇게 욕심이 커졌나보다. 내일이면 추석인데 보름달을 보면 꼭 소원을 빌어야겠다.

내일 저녁식사 때 디너쇼로 15명만 장기자랑을 하게 됐는데 나도 하게 되었다. 내일은 정말 실수하지 않고 잘 해야지. 아자!

9월22일

전통의상을 입고 추는 춤을 배우고, 비키니를 입고 추는 춤도 배웠다. 무척이나 동작도 크고 화려하다. 이런 춤을 어떻게 비키니를 입고 추나 살짝 걱정도 되었다.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도 어찌나 많은지 힐 신고 비키니 입고 큰일이구나 싶었다. 두 팀으로 나눈 뒤 한 팀은 살사춤을 추고 내가 속한 팀은 빠른 비트의 댄스곡에 맞춰 춤을 배웠다.

쉬는 시간도 없이 어찌나 반복해서 연습했는지 다리가 무척 아팠다. 점심을 먹은 뒤 다른 팀 연습을 한다고 해서 그 틈에 난 방에 와서 달콤한 낮잠을 잤다.

내일은 대회 장소에 가서 리허설을 한다고 하셨다. 무대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다. 진짜 크고 멋있었으면 더 좋을텐데...

12시가 넘어서 방에 들어왔다. 몸이 무척 피곤했지만 그래도 추석인데 보름달은 봐야할 것 같아 호텔 밖으로 나갔다. 보름달이 안보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내 머리위에 동그랗게 떠 있었다. 타국에서 보는 달이라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했다. 난 두 손을 모아 보름달에게 간절히 빌었다. 보름달이 내 소원을 들어줄지는 대회가 끝나봐야 알겠다.

이제 정말 대회가 코앞이다. 빨리 끝내고 한국 가고 싶다. 마지막까지 조금만 더 힘내자!

9월23일

대회가 가까워지니 몸이 점점 지쳐가는 것 같다. 그냥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오랜만에 군무연습을 하니 온몸이 쑤신다. 아침에 일어날때도 내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아침식사 후, 우린 코끼리열차를 타고 이곳저곳 들러서 사진 찍고 이동하고 사진 찍고 이동하고를 반복했다.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아서 걱정도 되고 몸도 힘들어서인지 다들 지쳐보였다.

오프닝 연습을 하고 호텔로 돌아와 저녁을 먹은 다음 사전심사를 가졌다. 역시나 미스코리아 대회처럼 본대회보다 떨리는 건 사전심사였다. 아무래도 이 심사에서 어느 정도 결정이 난다고 모두가 생각했는지 다들 긴장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 쓰느라 정신이 없었다. 난 더군다나 능숙하지 않은 외국어 실력 때문에 걱정이 두 배였다. 말이 통해야 나란 사람을 좀 더 잘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불안했다.

진행자가 부르는 순서에 따라 한명씩 들어갔다. 다른 친구 들어갈 때 안을 살짝 들여다보니 심사위원이 6분정도 앉아계셨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고, 난 드레스를 휘날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영어를 말하는 것에 대해 아직도 어려움을 느끼지만 합숙하면서 영어를 듣는 귀는 좀 트인 것 같다.

중국에서 합숙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언제인지, 한국으로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중국은 어떤 곳이라고 말할 것인지 이렇게 두 가지 질문을 물어보셨다.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도시투어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날 보며 한국인이라고 좋아해주실 때 가장 즐거웠다며 중국 분들 흉내도 내고 손짓, 몸짓도 해가며 말했다.

중국에 관한 소개를 해보라는 질문에는 우선 규모가 크고 사람들도 매우 친절하며 음식도 맛있다고 대답했다. 베이징 덕 굿이라고 말했더니 심사위원들이 웃으시면서 날 무척 귀엽게 봐주신 것 같다. 말은 잘하지 않았지만 사전심사를 잘 끝냈다는 생각이 든다.

홀가분하기도 하고, 이젠 정말 즐기기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오늘 톱10이 어느 정도 정해지겠지, 그 안에 내가 포함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틀 뒤엔 내가 웃고 있을 수 있을까? 초조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한다.

 
 
*이 연재는 2010 미스코리아 미 하현정 씨가 2011년에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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