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부자재 수입 의존도 여전히 높아…연구 개발 노력 절실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최근 ‘전세 아니면 월세’라는 말이 농담이 아닌 진담처럼 들릴 정도로 사회 분위기는 냉담하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전세값 인상으로 월세가 증가하면서 정부까지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 하지만 좀처럼 상황은 좋아지지 않고 있다.

결국 남의 것을 빌려 쓰는 이들에게는 힘겨운 시간들의 연속이다. 간혹 자신이 전세나 월세로 살던 집을 사는 이들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문 것 또한 현실이다.

최근 화장품 업계의 상황 역시 이와 비슷하다. 화장품 제조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원료와 부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원료와 부자재 가격은 매년 인상되고 있고, 원료나 부자재의 원천 기술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 화장품 기업들은 늘 고정 비용이 높아진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한 수입 화장품사들이 대거 화장품 가격 인상을 결정한 부분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박리다매로 매출이 좋은 대기업들은 부담이 덜하겠지만 중소기업들은 사실상 존폐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

화장품 원료 시장만 보더라도 국산원료 사용 비중은 22%에 그치고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1년에 보내는 로열티만 1조 5000억에 이르고 있다. 대한민국 화장품 시장 규모가 8조6000억원이라고 한다면 20%에 달하는 월세를 내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의수협 자료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완제품 수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화장품원료 수입 실적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3년의 경우도 국내 화장품 원료 수입은 전년대비 99.20%나 증가했다.

 
 
원부자재의 경우도 최근 소위 유행을 타는 트렌드 제품의 경우는 대부분 핵심 부자재가 수입이다.

일례로 2012년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진동 제품의 경우 핵심 부자재인 모터는 모두 중국에서 수입한 제품이며 지난해 큰 인기를 얻어 올해 다수의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쿠션류 제품의 퍼프 핵심 자재인 루미셀 역시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장품 업계 선두 기업들마저 상황이 이런데 중소기업은 어떻겠는가. 경기 침체는 가격 경쟁을 부추기고 있지만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료와 원자재의 경우는 늘 고정비로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업계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화장품 유리 공장이 종적을 감춘 이유처럼 제조 과정이 힘든 원료나 원자재 일은 3D 업종으로 취급받아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도 돌아오는 수익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본다면 원료와 원부자재가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에게 밀리고, 인지도와 품질에서 일본에게 뒤처지는 현실에서 우리가 투자할 사업은 바로 원료와 원부자재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정부가 정착 투자할 부분은 화장품 원료롸 원부자재에 있다.

실제로 순이익율 면에서 원료사는 제조사와 판매사 모두를 통틀어 가장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본지가 2012년 상위 제조사와 판매사, 원료사의 매출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코리아나화장품 등 제조와 유통을 함께 하는 기업의 평균 순이익율은 7.18%, 에이블씨엔씨, 더페이스샵, 에뛰드하우스 등주로 판매만을 하고 있는 브랜드숍의 평균 순이익율은 10.43%, OEM 대표 기업들의 평균 순이익율도 5.3%에 불과한 반면 바이오랜드, 케어젠 등 원료사들의 평균 순이익율은 24.0%에 달했다.

 
 
이는 브랜드사의 경우 높은 광고선전비, OEM 등 전문 제조사의 경우는 설비와 인건비 투자 등에 많은 비용을 사용하고 있지만 원료사들은 이러한 비용이 없기 때문에 표면상으로 차이가 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본다면 안정적인 수익 구조 형성, 또는 제조 원가 인하의 효과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최근 환경부의 나고야 의정서 관련 원료 원산지에 대한 지원 관련 규제 정책 시행, 원료 공급시 특정 수량 일정 구매 후 재고 부담 등 원료와 부자재의 연구 개발 투자는 우리나라 화장품 기업들의 숙원 사업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집에 살아도 내 집이 아닌 전세나 월세라면 2~3년이면 늘 재계약을 해야 하고 물가 인상에 집을 옮기던지, 전세값을 올려주어야 하는 것처럼, 화장품 업계 역시 원료나 원부자재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지 않는 상황은 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군다나 경쟁이 치열한 현대 사회에서 핵심 원료나 원부자재를 독점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국내 기업끼리 경쟁을 벌인다면 외화만 낭비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우리는 이와 비슷한 사례를 그동안 많이 보아 왔다.

때문에 오늘이 아닌 내일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고 싶다면, 앞으로 원료와 원부자재 연구개발 및 원천기술 보유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최지흥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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