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한국 박솔리 기자] 패션계는 화려하다. 온갖 럭셔리함과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까지. 그렇지만 사람들은 알고 있다. ‘작지만 강한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그리고 그 가치가 훗날 어떤 모습으로 빛날지를.

나인틴에이티 문정욱은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신진 디자이너다. 서울창작스튜디오에 속한 인재며, 주얼리를 만들 줄 알고, 다양한 시각으로 창작의 즐거움을 파헤치는 타고난 재주꾼이다. 옷? 물론 스타일리시하다. 주얼리? 독창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쾌하며 긍정적이다. 이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사람들이 신진 디자이너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이런 가능성 때문이다.

“패션계는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작품’과 ‘판매’사이의 간격을 좁히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정욱은 이 둘의 합일점을 찾고 싶다.”

시크한 표정으로 거드름을 피우는 여느 디자이너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밝고 경쾌하며 즐거운 에너지가 존재한다. 문정욱 디자이너는 서울시에서 후원하는 서울창작스튜디오에 입점한지 1년이 됐다. 5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본격적인 브랜드 사업을 시작했다. 여기부터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이번 2014 SFW 패션페어에 참가했고 나인틴에이티는 큰 관심을 받았다. 의류만 ‘전시’수준으로 진열했던 다른 부스와는 확실한 차별성이 있었다. 그에겐 ‘주얼리’라는 큰 무기가 있었고, 여심을 잡는 의상 디자인이 있었으며, 열정이 고스란히 그 작은 공간에서 솟아났으니 말이다. 판매에 대해 묻자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았다’는 자신 있는 대답이 돌아왔다. 해외 바이어와 국내외 내로라하는 패션피플이 몰렸기에 그는 이번 패션페어를 계기로 판매와 작품 사이의 간격을 좁힌 셈이다.

▲ 2014 SFW 패션페어
▲ 2014 SFW 패션페어
그는 사실 남성복 디자이너로 출발했다. 지난 10년 간 피에르가르뎅, 옴브루노, 애드호크 등 알만한 브랜드에서 팀장급까지 수순을 차근히 밟으며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유지 했고 인정도 받은 것. 그런데 왜 그는 단독 브랜드를 론칭했을까? 그것도 여성복으로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직장 생활은 창작 욕구를 가둬두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의 디자이너가 단독 브랜드를 론칭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정욱디자이너는 스스로를 ‘스파지향형 디자이너’라 칭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중과 작품사이의 간격을 좁히기를 원해서다. 브랜드 론칭을 마음먹었을 때 그는 2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시장조사를 했다. 브랜드에서 수년간 몸담은 경험도 한 몫 했다. 결과는? 현재 입점해 있는 유니크샵 등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이로서 실력과 안목을 입증했다.

 
 
*다음은 나인틴에이티 문정욱 디자이너에게 궁금한 세 가지.

#어떤 디자인을 추구하나?
남성복에 주로 쓰이는 힘 있는 원단을 선호한다. 형태가 정확하게 잡히기 때문에. 대신 라인에 여성적인 요소를 많이 숨겨두었다. 볼 때와 입었을 때 확연한 반전효과랄까? 그래서 20~40대까지 두루 찾는 편이다.

#디자이너 문정욱만의 필살기가 있을 텐데?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 역시 주얼리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철사 등 힘이 들어가는 소재를 섬유공예기법으로 빛나는 단 한 점의 특별함을 창조해 내는 것. 손으로 모든 것을 디자인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힘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지만 그만큼 손의 감각을 깨우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잘 사용하지 않는 소재를 활용해 원하는 형태를 만드는 것도 장점이 아닐까 한다.

#어떤 디자이너로 남고 싶은가?
다음 시즌에는 제너레이션 넥스트에 도전할 생각이다. 쇼를 준비하면서 양면성을 가지고 판매와 작품을 넘나드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현재는 팀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분명 스스로 성장은 물론이며 성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흔히 하는 말이지만 나에겐 절실하며 모토인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그리고 조형적인 아티스트로 거듭나는 것이 꿈이다.

▲ 나인틴에이티 2014 FW
▲ 나인틴에이티 2014 FW

“세상은 넓고 원하는 디자인은 없다. 이럴 때 나인틴에이티로 떠나보자. 분명 심플함 속에 그토록 찾던 디테일이 있을 테니.”

사진=오일환 photoconan@hanmail.net
박솔리 기자 solri@bea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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