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화장품ㆍ코스메슈티컬ㆍ더모 코스메틱 정립 필요

 
 
국내 화장품시장 규모가 성장하면서 화장품 기술의 평준화, 유통 다각화, 화장품 카테고리 다양화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발전 속도에 비해 관련 규정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류 열풍 등으로 국내 화장품들이 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다양화된 화장품 카테고리에 대한 기준 마련이 모호하다는 것.

지난 2010년 유기농화장품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 유기농화장품에 대한 기준은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고유 기술이 담긴 한방화장품과 최근 내수 시장에서 좋은 성적표를 만들고 있는 코스메슈티컬, 더모코스메틱 등에 대한 정립이 되고 있지 않아 기업들의 사업 전개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정부가 화장품산업 전반에 대한 통계자료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법적 규제 하에 있지 않는 업계 자생적 카테고리인 한방화장품과 코스메슈티컬, 더모코스메틱 등은 정확한 시장 규모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방화장품 규정, 도대체 언제쯤 생길까?
한방화장품의 경우는 우리나라 고유의 특성이 그대로 묻어있는 대표 화장품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첨병으로 삼고자 2008년부터 정부와 업계가 자율규정 마련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매번 규제와 자유화라는 상반된 주장으로 정립 자체가 무산되어 왔다.

업계에 따르면 한방화장품은 방문판매 유통과 함께 지난 십수년간을 국내 화장품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규정이 만들어질 수 없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의학계에서도 여전히 ‘’한방‘의 정의가 논란이 되고 있어 정의 자체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방화장품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고유의 처방을 떠올리지만 의학계에서부터 한방의 유례에 대해 중국과 한국으로 나누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한방이란 원료의 원산지에 따라 그 효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떤 원산지 원료를 사용하는 것을 한방으로 볼 것인지 규정해야 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끝으로 세 번째는 한방화장품의 기준이다. 정의를 내리기가 어렵기 때문에 한방화장품에 대한 기준자체를 만들기가 어려운 것이다.

 
 
일례로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이른바 ‘한방화장품’은 일반적으로 어떠한 화학성분을 첨가하지 않은 천연 한약재만을 사용한 ‘전통한방화장품’과 한약재 추출물과 일반 원료를 혼합한 ‘일반한방화장품’, 그리고 한약성분을 첨가하지 않고 향과 색상, 디자인측면에서 접근하는 ‘일반자연성화장품’ 등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한 한의사가 처방한 제품, 동의보감 등 우리나라 한방에서 유례된 처방이 적용된 화장품, 중국의 한방에서 유례된 처방으로 개발된 화장품 등 그 범위가 넓은 것이 현실이다.

이대로만 본다면 유기농화장품이나 유럽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허브 화장품 등과의 차별성이 없다. 즉, 동의보감 등 우리나라 한방의 처방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해당 제품에 따라 범위를 정하는 것에 대해 규제라는 의견과 확고한 규제를 만들어 시장을 활성화하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일반 화장품들 보다 가격이 크게는 10배, 작게는 2배에 이르는 한방화장품의 효능과 가격에 의문을 갖고 있다.

실제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한방화장품의 가격은 브랜드숍들의 경우는 다른 기초 제품에 비해 2배 정도 비싸고 백화점의 경우도 소위 ‘명품 화장품’이라고 불리는 글로벌 브랜드 이상의 가격이다.

이에 따라 국내 한방화장품시장 외형은 매년 크게 증가했으며 현재 한방화장품 생산액은 전체 화장품 생산액에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분야 중 설화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한방화장품은 지난 몇 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으로 인정되어 왔지만 정작 지금까지 세계시장에서 성공한 한방화장품은 찾을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국내시장에서조차 정립되지 못한 제품이 어떻게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겠냐”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코스메슈티컬ㆍ더모코스메틱 등 유사 신종어 봇물,  소비자 혼란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90년대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했지만 우리나라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탄생된 코스메슈티컬과 더모코스메틱이라고 불리는 화장품들 역시 확고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게 지적되고 있다.

이른바 ‘병의원 화장품’으로 불리며 병의원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cosmetics)과 의약품(pharmaceutical)을 합성한 신조어이며,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s)’을 합성한 신조어인 더모코스메틱은 일명 ‘약국 화장품’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들 모두 법적인 근거가 있지 않고 첫 등장은 병의원과 약국으로 나누어 발전했지만 최근 유통 환경이 변화되면서 코스메슈티컬과 더모코스메틱이라고 불리는 이들 제품은 병의원과 약국은 물론 온라인쇼핑몰, 홈쇼핑, 헬스&뷰티숍 등 다양한 유통에서 판매되고 있어 최근에는 이들 용어를 통합해 부르는 등 정확하게 구분하기 조차 어려워졌다.

또한 이들 각 제품 카테고리 역시 정확한 기준이 없어 광고 표시에 따라 소비자들이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먼저 코스메슈티컬 제품의 경우 의약분업 이후 병의원 유통을 중심으로 확장되면서 국내 제품으로는 이지함, 차앤박, 고운세상, 오라클, 리더스 등 유명 피부과 이름을 내건 제품들이 일반적이지만 이들 제품 모두 화장품 OEM사를 통해 제조된 제품인 것.

또한 의사들이 개발에 참여했다거나 병의원에서 임상실험을 한 제품, 병원이 별도 법인을 통해 개발한 제품, 병원에서 판매되는 제품 등 그 범위 역시 넓다.

이에 따라 닥터화장품, 병의원화장품, 처방화장품 등 비슷한 신조어들도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 역시 소비자들이 오인하기 좋은 용어들이다.

더모코스메틱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 시작은 의사들의 처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이 제품들도 마찬가지로 약국에서 판매되거나 제약사가 개발한 제품, 약사가 개발에 참여한 제품 등 그 범위가 넓다.

현재 시장에서 더모코스메틱으로 불리는 제품은 주로 수입화장품으로 비쉬와 아벤느 등이 대표적이지만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은 자칫 의약품이나 의약외품으로 오인될 소지가 많다.

가격대 역시 코스메슈티컬과 더모코스메틱 제품들은 고기능성 제품을 표방해 고가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특히 약국의 경우는 제품 판매를 확인 할 수 있는 POS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 파악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화장품 유통 환경의 다변화로 새로운 경쟁 유통 확보를 위해 다수의 수입사들과 대기업들이 병의원과 약국 화장품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수출도 확대되고 있지만 정확한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이 없어 시장 파악조차 힘든 상황”이라면서 “특히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고, 일부 제품의 경우는 콘셉트만 따 온 경우도 있어 시장 발전에 저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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