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주요 화장품사 모두 빠져 화장품 박람회 명칭도 무색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화장품 박람회 맞나요?”

이는 지난 4월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화장품 박람회에 참관을 위해 찾은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의 불평 섞인 지적이다.

올해 21회를 맞은 대한화장품협회 주최의 화장품 박람회가 주객이 전도된 행사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2014 헬스&뷰티 위크’라는 명칭으로 열린 이번 박람회는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라는 명칭 앞에 국제건강산업박람회가 붙었고, 뒤에는 국제유기농산업박람회라는 명칭이 하나 더 따라 왔다. 전체 참가 업체 수는 늘었지만 화장품 업체 비중은 30% 정도에 불과했으며, 부스 규모는 더욱 초라했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는 협회 회장사라는 타이틀과 함께 매년 박람회에 참가하던 아모레퍼시픽의 부스도 보이지 않았다.

10여년전부터 코리아나화장품, 한국화장품, 한불화장품 등 중견사들이 빠지기 시작했고, 마임과 화진 등 방문판매 기업들도 박람회에서 종적을 감추었다. 그리고 2년전부터 LG생활건강이 박람회에 참가하지 않았고, 올해는 업계 1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부스도 볼 수 없는 박람회가 되었다.

삼성과 LG가 없는 전자전, 케논과 니콘이 빠진 카메라전 등을 상상할 수 없듯 화장품 업계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빠진 화장품 박람회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화장품 박람회와 함께 열린 국제건강산업박람회의 경우도 한국인삼공사, 풀무원, 대상 등 선두 식품 업체들이 큰 부스로 그 위용을 자랑했다. 대한민국 화장품을 대표하는 화장품 박람회에 선두 기업들이 모두 빠진 것은 화장품 전문기자로서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 최고의 연중행사로 평가 받던 화장품 박람회가 메인에서 서브로 밀려난 것은 어떤 이유에서 일까. 그 원인과 해답 모두 이날 박람회장을 찾은 업계 관계자들의 말 속에 담겨 있었다.

박람회장에서 만난 화장품 업계 관계자들의 첫 번째 말들은 실망이었다. 매년 실망을 했지만 올해는 더욱 컸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주요사들이 빠진 것은 둘째치고, 타 박람회와 함께 진행되면서 박람회 목적도 불분명해졌다는 것이다.

또한 해외 바이어들과의 상담을 진행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한 시스템적인 한계도 지적됐다. 대부분 한국의 박람회에 참가하는 해외 바이어들은 이미 상해나 홍콩 등의 박람회를 경험한 이들이기 때문에 박람회 수준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데, 이번 박람회는 홍콩과 상해를 경험한 해외 바이어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유명 해외 화장품 박람회들이 일반적으로 원료, OEM, 용기, 판매 등 각 분야별로 섹션을 나누어 전시한 것과 달리 이번 박람회는 기준이나 섹션 없이 무작위로 부스가 위치해 있었던 것이다.

또한 세가지 다른 형태의 박람회가 함께 섞이면서 박람회 목적이나 성격 등에서도 갈피를 못 잡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화장품도 함께 판매하는 암웨이가 왜 건식을, 화장품도 제조하는 한국콜마가 왜 건식을 들고 박람회에 나왔는지를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어떤 이들은 최근 지자체들이 앞 다투어 뷰티, 화장품 박람회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각 지자체의 실적을 위해 기업들이 동원되고, 행사가 늘어나면서 정작 집중해야 할 화장품 박람회가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화장품 박람회를 하나로 합치고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람회 성격과 주최 측의 의지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먼저 박람회의 목적을 해외 바이어들과의 상담으로 했다면 직접 구매가 가능한 유명 해외 바이어들을 초청하고, 그들이 원하는 업체들을 포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랬다면 해외 진출을 준비하거나 주력하는 화장품 주요 기업들이 박람회를 참석했을 것이란 이야기다.

 
 
반대로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박람회장에서 대대적으로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오송 박람회 이후 화장품 뷰티 관련 박람회에서 할인존을 구축 화장품 할인 판매가 일부 진행되기 시작했고, 이번 박람회 역시 중소기업 홍보, 판매관리 설립되었지만 홍보도 부족했고, 참가 기업도 소비자들에게 선호되지 못했다.

결국 이날 참가했던 업체들과 참관을 온 이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화장품 박람회에는 대대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한류 열풍과 함께 시작한 이른바 K 뷰티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박람회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비슷한 성격의 박람회를 한곳으로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확한 목적을 갖고 박람회를 진행해야 하며 해당 박람회는 해외 유명 화장품 박람회와 같이 바이어들이나 소비자들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 섹션별 부스 구분이 요구된다.

누군가는 물었다. “왜 업체들이 박람회를 참여하지 않을까요” 그러자 대답은 간단했다. “박람회가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대답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고 있다면 분명한 해결책도 나올 수 있다.

필요가 없는 것을 필요하게 만든다는 것. 이것은 처음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에 화장품 박람회가 생겨난 이유이기도 하다.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세상에 필요했던 것이 갑자기 필요 없게 된 것에는 분명한 이유도 있다. 결국 의지의 문제다.

내년 화장품 박람회에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주요사들, 그동안 국내 화장품 박람회 참가를 지양해 온 화장품 브랜드숍들과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까지 다양한 화장품 기업들이  함께 하길 기대해 본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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