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ㆍODM 시장 성장에 자체 연구 인프라 구축은 뒷전

 
 
2002년 브랜드숍 탄생 이후 매년 20% 이상 성장하며 대한민국 화장품시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OEMㆍODM으로 인해 오히려 화장품 연구개발이 뒷전이 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 주목된다.

국내 화장품산업의 고속 성장으로 시장규모만 세계 12위, 화장품 제조 기술은 이미 세계 수준이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OEMㆍODM 의존율이 높아지면서 직접 자체 연구소나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일부 대기업들을 제외한 기업들의 연구소와 연구전담팀 개설이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연구개발비 투자 금액은 늘었지만 매출대비 비율은 줄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연구 투자 분야는 OEMㆍODM업계에만 집중되고 있어 독자 성분이나 기술을 개발하기 보다는 다른 기업들의 제품을 카피하는 상황이 일반화되고 있어 향후 세계시장 공략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2010년 전체 매출의 3.07%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했으나 2011년 3.03%로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금액은 높아졌지만 실제 연구 투자 금액은 설비 투자에 집중되어 사실상 연구 인프라는 기존 수준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09년 연구개발비 비율이 매출의 2.5%였던 LG생활건강 역시 2010년과 2011년 투자 금액은 높아졌지만 비율이 2.2%로 낮아졌다.

이 같은 현상은 브랜드숍들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브랜드숍 브랜드들이 큰 매출 신장을 거두고 있지만 정작 자체 연구소를 구축하고 있는 곳은 더페이스샵, 에이블씨엔씨(미샤), 스킨푸드(아이피어리스), 네이처리퍼블릭 4곳뿐이다.

이마저도 더페이스샵과 에이블씨엔씨는 2010년 대비 2011년 투자 금액은 높아졌지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은 감소됐다.

제조설비의 경우도 브랜드숍 가운데 자체 공장을 운영해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스킨푸드가 유일하다.

브랜드숍이 국내 시판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연구개발의 경우는 대부분 전문 OEMㆍODM 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OEMㆍODM 기업들에 의존하다보니 소위 ‘대박’ 상품이 비슷한 콘셉트로 확장되면서 브랜드숍간의 제품이 큰 차별성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신고 되어 있는 기업부설 연구소 대부분이 OEM 기업들이며, 브랜드사들은 90년대 인기를 얻었던 화장품 기업들 외에 2000년 이후 새롭게 등장한 기업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연구소 숫자 역시 OEM사 대표기업들과 브랜드사 대표기업을 비교하면 매우 적은 상태다. 일례로 국내 대표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견사들이 단 한곳의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현재 등록되어 있는 기업부설 연구소 70% 이상을 OEMㆍODM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2년 이후에 새롭게 기업 부설 연구소를 오픈한 곳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마저도 연구소인가를 취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2008년 비비크림으로 인기를 모았던 한스킨은 2010년에 기업부설연구소로 한스킨 피부과학연구소를 신고를 했지만 2011년 취소했다.

이와 관련 한 OEM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화장품 OEM업계가 발전했다고 해서 사람들이 화장품 연구 인프라가 더욱 확대된 것으로 예상하지만 과거 제조와 판매가 분리되지 않았을 당시 모든 기업들이 화장품을 자체적으로 연구 개발하던 당시와 비교하면 연구원 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화장품 연구개발자를 육성하는 제도적인 장치나 기업들이 없는 것도 연구 인프라가 약해지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또 “화장품 제조기술 평준화로 화장품 기업들이 다양한 아이디어 성분이나 패키지 등을 개발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대부분 다른 화장품 기업들이 내놓은 제품들을 카피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나라 제조 기술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며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연구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현실을 보면 앞으로의 미래를 밝지만은 않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국내 화장품 OEMㆍODM 업계 발전이 화장품 연구 개발을 위축시켰다는 지적과 함께 화장품 OEMㆍODM 업계의 상위사 쏠림 현상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한화장품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제조사 663개사 중 75.2%인 501개사의 연간 총 생산실적이 10억원 미만으로 집계됐으며, 생산실적에서도 총 826억원 중 이들 영세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해 화장품 기업 영세성이 큰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것.

그중에서도 화장품 OEMㆍODM 시장 규모는 올해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며 이중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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