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숍 골목 상권 위협 요소 Vs 소비자 편의 확대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최근 김제남(정의당,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의원이 발표한 헬스&뷰티숍(드럭스토어 포함)의 ‘골목상권 위협’과 관련 업계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유통사를 포함, 대기업들의 헬스&뷰티숍 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식품, 건식, 화장품, 일반의약품 등을 판매하는 헬스&뷰티숍이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

특히 일부 헬스&뷰티숍이 약 유통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을 밝히면서 약국을 위협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반면 이와 반대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헬스&뷰티숍을 운영하는 기업이 대기업인 것은 맞지만 시장 상황 상 확대에 어려움이 있고, 가맹사업을 전개하는 곳은 단 한 곳이라는 점.

골목 상권의 경쟁 관계에 있는 편의점과 화장품 브랜드숍 등의 경우도 대부분 대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대기업 간 경쟁으로 소비자들의 편의는 더욱 개선될 것이란 의견이다.

또한 약 유통에 헬스&뷰티숍이 뛰어들면서 약국과 결합한 형태의 전통 드럭스토어가 확대되면서 리테일 개념이 약국 유통에 도입되어 소비자 서비스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란 긍정적적이 시각도 있다.

어떤 의견이 맞는지에 앞서 이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 국내 시장 상황과 정확한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먼저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드럭스토어(드러그스토어)와 헬스&뷰티숍의 개념부터 정리해 보자. 드럭스토어(drugstore)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및 화장품ㆍ건강보조식품ㆍ음료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약국에 잡화점을 더해 약사가 상주하는 개념이 전통적인 방식이다.

대표적인 외국의 드럭스토어에는 미국 월그린, 영국 부츠, 홍콩 왓슨스, 일본 마쓰모토기요시 등이 있다. 이 형태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것은 1999년 CJ올리브영이 오픈하면서다. 하지만 약국과 결합한 전통 드럭스토어 형태로 오픈되었던 올리브영은 리테일의 문제로 약국을 뺀 이른바 한국형 드럭스토어로 변화를 꾀한다.

화장품을 중심으로 약품 보다는 건강, 미용용품을 주로 판매하는 형태로 변모한 것. 이 형태가 바로 우리가 최근 흔히 말하는 헬스&뷰티숍이다.

 
 
현재 약국과 결합한 W스토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매장이 헬스&뷰티숍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GS왓슨스, 분스, 롭스, 어바웃미 등이 모두 이 같은 형태다. 이중 어바웃미의 경우는 자사 제품만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헬스&뷰티숍이 아니다.

김제남 의원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 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CJ, GS, 롯데, 이마트 등 이른바 유통재벌이 출점한 헬스&뷰티숍(드럭스토어 포함)은 2009년 153개에서 2014년 7월 669개로 거의 5배가 늘어난 상태다.

국내 헬스&뷰티숍 빅3를 살펴보면 올리브영은 2009년 71개이던 점포가 2014년 7월 현재 388개로 늘어 5배 이상(546%) 점포가 늘어났고, W스토어는 2009년 56개이던 것이 올해 158개 점포로 3배(282%)가 늘었다. 왓슨스 역시 같은 기간 동안 26개에서 93개로 358% 확장세를 보였다.

이외에 농심 메가마트 판도라, 이마트 분스, 롯데 롭스가 있고, 최근 홈플러스, 농협의 하나로마트 등의 시장 진출이 거론되고 있다.

W스토어를 제외한 이들 매장의 주요 판매 품목은 화장품으로, 매장의 화장품 비중은 70% 정도가 된다. 하지만 최근 편의점 입점 등을 통해 식품, 건식 등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쟁 상대도 확대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이들의 경쟁상대는 중심 상권의 화장품 매장이었다. 하지만 약사들의 리테일 마인드가 부족했고, 대부분 입점 브랜드들이 화장품 전문점과 비슷해 큰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때문에 약국이나 화장품 브랜드숍 등 경쟁사들도 큰 부담이나 경쟁의식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매장이 골목 상권 등으로 확대되고 입점 품목이 다양해지면서 이들의 경쟁 상대는 약국과 화장품을 넘어 편의점, 슈퍼 등으로 넓어졌다.

또한 경기 침체와 함께 CJ올리브영의 가맹사업 전개, 할인 이벤트 확대 등은 중심 상권의 화장품 브랜드숍들에게 압박으로 작용했으며, 최근 대형유통사들의 시장 진출, 일부 헬스&뷰티숍의 약 유통 확대 추진 등으로 약국과 편의점들도 긴장하게 됐다.

물론, 여전히 1000개를 넘지 않는 매장 규모와 시장 외형, 1곳의 가맹사업 전개, 대형유통의 높은 수수료율 등 화장품, 제약, 식품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은 상황이다.

수치만 생각하면 이들의 품목 다양화는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또한 리테일 개념의 도입과 확산은 그동안 소비자 불만으로 거론되던 약국 등의 서비스 질 개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 입장에서 보면 이들 헬스&뷰티숍(드럭스토어)의 품목 확대는 다른 업계에 미미하겠지만 이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이들 헬스&뷰티숍들이 대규모 할인을 시작하면서 경기침체와 대형 유통의 골목 상권 진입 등의 이유로 매출 압박을 받고 있는 슈퍼마켓을 비롯해 또 다른 대기업 운영 로드숍인 편의점, 화장품 로드숍, 약국 등의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정확하게 이들 매출 부진 이유가 헬스&뷰티숍에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일례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20,958개였던 약국은 2013년 20,890개로 68개소가 감소했다.

약국의 감소추세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진행되어 온 것으로, 헬스&뷰티숍 활성화 이전부터 감소세가 나타난 것이다. 또한 68개소의 감소는 미용실이나 화장품 브랜드숍 등과 비교하면서 증감율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 중 화장품, 뷰티 업계 인사는 단 한명도 없는 반면 약사 출신은 매 선거 때마다 10명씩 배출되고 있는 것도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무엇보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제약 유통을 시작하는 기업은 W스토어다. W스토어는 전통적인 드럭스토어로 약국에 리테일 개념을 더한 방식으로 매장의 운영 주체는 약국이다. 오히려 약국의 매출에 도움을 주고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 드럭스토어의 제약 유통은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 온 약국에 리테일을 강화하고 소비자 편의를 확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도 갖고 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최지흥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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