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없이 성과도 미래도 없는 박람회... 변화가 필요할 때

최근 개최되는 박람회 중 단연 돋보이는 박람회는 임산, 출산, 유아 관련 박람회다.

얼마 전 킨텍스와 코엑스에서 개최된 맘엔베이비 엑스포와 베페베이비페어 모두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특히 8월23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코엑스에서 개최된 베페베이비페어는 관람객 12만명, 매출액 250억원이란 기록을 세우며 불경기 속에서도 성공한 몇 안 되는 박람회로 평가된다.

▲ 최근 개최된 임산, 출산, 유아 관련 박람회 현장
▲ 최근 개최된 임산, 출산, 유아 관련 박람회 현장
박람회 기간 베페베이비페어가 열린 코엑스는 이른 오전부터 코엑스 주차장은 물론 인근 탄천 주차장까지 모두 만차가 될 정도로 연일 몰려든 관람객들로 인산인해가 되었다.

이에 따라 매년 참가 업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유아 관련 제품은 물론 보험, 유통, 정수기 업체들까지 박람회에 참가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관람객들은 짜증을 내기보다 한번이라도 더 상담을 받고, 한 푼이라도 더 저렴하게 제품을 사기 위해 박람회장을 누볐다.

현장에 직접 간 기자는 화장품 전문기자로서 부러움과 아쉬움이 교차됐다. 1년에 2회씩 하는 유아 관련 박람회는 이리 인기를 얻고 있는데, 1년에 단 1번 개최되는 화장품 박람회(서울 국제 화장품 박람회)는 매년 관람객도, 바이어들도, 입점 업체들도 줄어드는 것일까.

흥행은 고사하고 연중 최대의 화장품 축제인 화장품 박람회가 그 존재 의미까지 의심받는 상황이고 보면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함까지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왜 유아 관련 박람회는 되고 화장품 박람회는 안 될까. 물론, 업의 특성이 다른 것이 첫 번째 이유겠지만 변화하지 않고 고여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기자가 분석한 결과 유아 관련 박람회과 화장품 박람회는 근본적인 차이가 3가지가 있다.

먼저 다양성의 차이가 있다. 출산을 앞둔 임산부와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에게 임산, 출산, 유아 관련 제품들은 꼭 구매해야 하는 제품이다. 화장품 역시 현대 여성들에게 필수품이 된지 오래다.

어차피 구매할 제품이라면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박람회는 이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일 것이다.

그럼에도 유아 관련 박람회는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화장품은 그렇지 못하다. 그 이유는 유아 관련 박람회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는 물론 국내 유명 브랜드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포진되어 있는 반면 오늘날 화장품 박람회는 아모레퍼시픽 외에 브랜드명을 아는 브랜드를 찾기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는 박람회 성격이다. 유아 관련 박람회는 직접 업체들이 제품을 판매하고 소비자들에게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성격인 반면 화장품 박람회는 일부 기업들의 경우 제품을 판매하지만 전시 성격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화장품 박람회 기간 중 해외 바이어들과 미팅을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다.

▲ 5월 열렸던 2012 서울 국제 화장품 박람회 아모레퍼시픽 부스
▲ 5월 열렸던 2012 서울 국제 화장품 박람회 아모레퍼시픽 부스
2000년 들어 화장품 박람회에는 큰 부스를 차지하던 기업들이 하나 둘 빠지기 시작했고 LG생활건강을 끝으로 대기업은 아모레퍼시픽만이 부스를 참여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마저도 매년 아모레퍼시픽의 부스는 작아지고 있으며 전시 제품도 현격하게 줄었다. 지난해 화장품 박람회를 찾은 많은 이들이 아모레퍼시픽 부스에 실망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한간에는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협회의 회장사라 어쩔 수 없이 구색 맞추기식으로 참가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마지막으로 두 박람회의 차이는 모객에 대한 의지다. 유아 관련 박람회는 박람회 전부터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광고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입점 기업들 역시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반면 화장품 박람회는 광고 등의 홍보가 매년 크게 줄고 있으며 모객을 위한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기업들도 최근에는 찾아 볼 수 없다.

화장품이란 업은 감성 산업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변화되고, 그 변화된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생존마저 위협받는 업인 것이다.

그럼에도 박람회는 몇 년 동안 변한 것이 없다. 매년 박람회 기간 많은 언론들과 관계자들, 심지어 입점 업체들까지 실망감과 안타까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매년 박람회가 열리고 보면 재자리 걸음이다. 결국 변화 의지가 없어 보인다.

물론, 경기 침체로 화장품이 어렵고, 박람회 성격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임산, 출산, 유아 관련 박람회를 보았을 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안전사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임산부와 어린아이들을 대동한 엄마들이 박람회에 올 수밖에 없는 이유처럼 화장품 박람회 역시 여성들이 올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어떤 행사 든 흥행이 성공한 후에 성과도, 미래도 있는 것이다. 내년이면 서울 국제 화장품 박람회도 20회가 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박람회가 새롭게 변화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최지흥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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