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의 한 정형외과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N양(27)은 며칠 전 샤워를 하다 생식기에서 작은 돌기들이 만져지는 것을 느꼈다. 며칠 전부터 생식기 주위에 가려움증이 느껴졌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바로 작은 돌기들로 인해 가려움증이 생긴 것 같았다. N양은 그 다음날 산부인과를 찾았고, 곤지름이란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증상이 생식기뿐만 아니라 항문 주변까지 퍼진 상황이라며 조속히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곤지름은 성기사마귀 또는 생식기사마귀라고 불리는 일종의 사마귀다. 다른 사마귀처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하지만 대표적인 사마귀 종류인 물사마귀나 편평사마귀가 주로 얼굴이나 팔, 다리 등에 생기는 것과 달리 곤지름은 생식기에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 증상은 남성의 경우엔 음경 외부와 요도, 항문에, 여성의 경우엔 외음부나 자궁경부에 흰색의 구진이 하나둘씩 생겨난다. 이러한 구진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점차 닭 벼슬 모양으로 커지게 되고 생식기 전체로 번지게 된다. 초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발견하기 어렵지만, 증상이 심해질수록 출혈이나 가려움증이 수반되어 생활에 큰 불편이 초래된다.

곤지름은 바이러스 질환이기 때문에 전염성이 강하며, 특히 성 접촉을 통해 쉽게 감염된다. 최근 첫 성경험 연령이 빨라지고 성문화가 개방적으로 바뀌면서 곤지름 환자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곤지름 환자가 성관계를 맺었을 경우 본인 역시 곤지름에 걸릴 확률이 높다. 하지만 반드시 성 접촉에 의해 감염되는 건 아니다. 독감처럼 바이러스성 질환이기 때문에 신체 접촉만으로도 걸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마귀는 냉동요법이나 레이저요법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곤지름은 생식기에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다른 사마귀처럼 냉동요법이나 레이저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곤지름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면역력 강화가 필수라고 지적한다. 곤지름이 바이러스성 질환이기에 인체의 면역력이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치료된다는 것이다.

 
 
보명한의원 조석용 원장은 “약화된 면역력을 회복하려면 영양 보충이나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몸의 기능이 많이 저하된 상태에서 환자 스스로 면역력을 개선해나가기 어렵다면 병원을 통한 전문적 치료를 적극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명한의원은 한약 복용과 한방외용제 사용, 침이나 뜸과 같은 복합적인 치료로 몸의 면역력 회복과 환부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를 통해 곤지름을 근본적으로 없애준다. 한약은 환자 개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맞춰 처방하는데, 궁극적으로 폐와 비위의 기능을 보강해준다. 습담과 어혈을 제거하고 기혈을 보해 면역력을 강화시켜준다. 침이나 뜸 치료는 환부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증상을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다.

조원장은 “곤지름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병변이 더 크게 확대되어 항문암이나 자궁경부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여성들은 발병 부위가 은밀한 곳이라서 남한테 감추며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발병 초기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계속 재발하고 부위가 넓어지므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지원 기자 alzlxhxh@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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