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이라 쓰고, ‘빌리프’로 읽는 마케팅, 누군가에게는 상처

최근 화장품 업계에는 이른바 마케팅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화장품 OEM이 활성화된 이후 화장품 제품력의 평준화로 제품력 보다는 유통과 마케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다양한 마케팅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때로는 도가 넘는 마케팅이 구설수에 오르고, 몇몇 이들에게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냥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가 죽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아모레퍼시픽의 마몽드는 ‘명품백을 살려면 남자친구를 사귀라’는 카피로 된장녀 구설수에 올랐던 적이 있다.

당시 광고에 대해 마몽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팝업 형식으로 ‘최근 온라인 상에 게재된 마몽드 광고와 관련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식 사과까지 했을 정도였다.

의도는 재미를 주기 위한 것이었지만 화장품사의 의도와는 상관 없이 결국 몇몇 이들에게는 상처가 된 광고였던 것이다.

최근 LG생활건강의 빌리프가 ‘당신은 정직한가’라는 제목의 몰래카메라 형식의 마케팅을 전개해 또 한번 파장이 일 전망이다.

 
 
빌리프는 서울 지하철 곳곳에 선물과 꽃을 담은 100개의 빌리프 쇼핑백을 지하철 운행종료까지 놓아두고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사람들을 관찰했다. 해당 쇼핑백에는 GPS를 사람들 모르게 넣어두었다. 해당 제품의 이동 경로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영상은 지하철 운행 종료 후 6개만 남았다고 이야기했고, 다시 지하철 분실물 센터에 81개가 돌아와 87%가 돌아 왔다고 전했다. 마지막 문구에는 ‘우리는 정직하다’는 근사한 멘트로 마무리되었다. 물론, 빌리프의 로고도 보였다. 하지만 이 영상에서 먼저 든 생각은 재미있다거나 감동적이라는 생각보다 불쾌감이 먼저들었다.

“영상 속의 사람들은 물론, 해당 제품을 집에 가져간 13명의 사람들은 어떤 상처를 받았을까”, “누가 누구를 시험한다는 것일까. 화장품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굳이 사람들을 죄인으로 만들어야 하는가”

보도자료에 온 빌리프의 의도는 빌리프가 ‘정직’, ‘진실’을 추구하는 브랜드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빌리프라는 브랜드를 모든 사람들이 알까. 또는 빌리프가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가 정직, 진실이라는 것을 아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이 영상을 보고 “우리의 정직함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 사람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정직한가?”, 그리고 묻고 싶다. “홍보를 위해서 GPS를 설치하는 몰래 카메라는 합법인가. 이것이 정직인가?”

화장품은 소비재다. 결국 마진을 보고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아무리 브랜드 홍보도 좋지만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주고, 상처를 주는 마케팅은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최지흥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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