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거리, 공연예술의 거리 대학로에 ‘리안헤어’가 입성했다. 20~30대 젊은층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혹은 오랜만에 연극 한편 보기 위해 모이는 이 거리에 카페나 술집은 많았지만, 미용실은 의외로 찾아보기 힘들었었다.
일찍 수업이 끝나는 날, 또 중요한 약속이 있는 날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미용실을 만들고 싶었다는 리안헤어 대학로점 노수미 원장을 만났다. 건물 3층에 위치한 가게, 다소 오르내리기 불편하겠다 싶었는데, 입구부터 여느 미용실과는 느낌이 달랐다. 세련되면서도 새로운 인테리어에 ‘여기가 미용실 맞나?’ 싶다.
미용실에 들어서면 한 면을 가득채운 거울이 고객을 맞는다. 일반 미용실의 개별적 경대와 달리 거울이 일렬로 붙어 있어 옆 사람까지 다 보이는 구조다. 고객들이 불편해 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의외의 답변이 돌아온다.
“옆 사람이 보이는 구조가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아요. 옆 사람의 스타일을 힐끗 보면서 새로운 니즈를 불러일으키도록 하는 거죠. ‘옆 손님이 하는 머리가 뭐에요’라고 물어보시는 고객들이 많거든요. 물론 거울이 연결되어 있으니까 매장이 환하고 넓게 보이는 효과도 있고요. 하지만 고객 분들의 불편하시다는 목소리가 많아지면 언제든지 분리할 생각입니다.”
조명의 배치도 매우 스마트하다. 시술존과 입구 쪽으로 조명의 종류를 달리하여 시술존에서는 헤어디자이너가 고객의 머리 상태를 정확하게 볼 수 있도록 했으며, 고객이 나가는 동선에 위치한 카운터와 입구 쪽에서 거울을 볼 때는 예뻐 보일 수 있는 따뜻한 색감의 조명을 쓴 것. 화장실조차도 여느 호텔 화장실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쾌적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 사람이 결혼 후 아내인 노수미 원장은 부모님의 반대로 접어야 했던 미용인의 꿈을 다시 펼쳤고, 남편인 김영석 대표 역시 그런 아내를 전폭 지지해오면서 개인 미용실 운영을 거쳐 리안헤어 대학로점 오픈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수입자동차 매장의 고급스러움을 미용실에 맞게 최대한 적용한 이곳, 혹시나 주머니 가벼운 대학생들이 오기엔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리안헤어의 합리적 가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프로모션이나 이벤트로 학생들의 금전적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세심한 배려도 빛난다.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좋은 커피머신을 구비해 놓았고, 흡연구역을 따로 마련해 3층을 내려갔다 올라와야 하는 수고로움도 덜게 했다. 또 노트북 작업을 하기 편하도록 대기공간의 널찍한 원목 테이블도 별도로 주문제작했으며,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특별프로모션도 실시 중이다. 남자의 경우 면접 스타일링은 무료로 해주는 파격적 혜택도 준다.
무조건 매출만 많이 올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직원과 나누고, 고객과 함께하기 위해 천천히 그러나 견고하게 가고 싶다는 김영석 대표와 노수미 원장의 멋진 철학 때문일까? 벌써부터 많은 고객들이 이들의 호의에 화답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진=김세진(스튜디오 만두)
김수진 기자 sjkimcap@beauty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