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연구에서 자궁경부암 발생 가능성, 4배 이상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나

 
 
대한민국은 역사상 최단기간에 포경 1위 국가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으로 금지된 고래잡이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에선 마치 진짜 사나이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포경수술’을 말하는 것이다. 일명 ‘할례’로, 유대교에서 종교상의 표식처럼 시행되던 이 수술은 한국과 필리핀 두 국가에선 종교와 관계 없이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2012년 공식적인 통계에 의해 우리나라 남자 네 명중 한 명이 받았다는, 아직도 시행여부가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이 수술의 속설은 과연 얼마나 맞는 걸까? 수 많은 이야기 중 여자의 건강을 위해선 필수라는 속설, 특히 요즘 흔해진 자궁경부암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1990년대 HPV, 우리말로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의 원인임을 밝혀낸 이래 2000년대엔 모든 외부 조건과 HPV 감염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많은 연구들이 있었다. 속설로만 전해졌던 포경수술과 자궁경부암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도 그 중 하나다.

나이, 교육수준, 첫 성경험 나이, 성관계 파트너 수, 콘돔 사용 여부, 현 파트너와의 관계한 횟수 등을 놓고 포경수술시행 군과 비 시행군을 비교하여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의 감염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모든 데이터에서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집단이 모든 변수에서 4배 이상 높은 HPV 감염률을 나타냈다. 실제 포경수술을 시행한 유대인의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일반인들 보다 낮다는 통계도 이 연구를 뒷받침 하고 있다. 은밀한 풍문으로만 전해지던 이야기들이 실제 타당성이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여성에게는 참 좋을 수 있는’ 포경수술의 의료적 실효성에 대해선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포경수술 시 제거하게 되는 성기부분포피(남성 성기를 덮은 점막 피부질)의 기능에 관한 것들이 그것이다. 세균이 쌓이기 쉬워 남성과 여성 모두의 건강에 해가 되므로 포경을 해야 한다는 의견, 그리고 성감대로서의 기능과 성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술로 제거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포경수술 시행 국가 1위인 우리로선 충분히 숙고해 봐야 할 의견들이다.

자궁경부암의 감염경로로 가장 높은 확률을 보이는 것이 바로 성관계인만큼, 여성으로서 감염을 최소화하거나 예방을 위해 확실히 준비해 두는 것은 필요하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으로 알려진 것이 바로 ‘정기 검진’! 이는 국가 정책으로 채택되어 30대 이상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2년에 한번씩 국가 지원의 무료 검진을 받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1차 검진으로 시행되는 세포진 검사는 솔에 묻힌 자궁 경부 세포를 육안으로 검사하는 만큼, 태생적 불확실성을 갖고 있을 수 밖에 없다. 확실한 예방을 위해서는 좀 더 정확한 검사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 진다.

최근에 나온 가장 정확하고 섬세한 검사는 분자 진단 기술의 HPV DNA 검사로 알려져 있다. 자궁 경부에 있는 HPV 바이러스의 종류와 양까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이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다면, 암 발생까지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리는 자궁경부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게 된다.

남편 혹은 연인이 논란 속 포경수술을 하든 하지 않든 그의 몸에 대한 선택은 그에게 맡기고 여성자신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몸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논란이 되는 다른 방법보다는 확실하게 알려진 정확한 예방법, 그 어떤 풍문에서도 여성의 몸을 지켜줄 자궁경부암 정기검진!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김수진 기자 sjkimcap@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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