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생'(사진tvN)
▲ '미생'(사진tvN)

'미생' 열풍은 시청자의 공감대가 만든 기적이다.

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현장공개에서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 제작진과 배우들은 시청자에게 열풍의 공을 돌렸다.

'미생'은 윤태호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잘하는 것이라곤 바둑 밖에 없던 장그래(임시완 분)가 무역회사에 입사한 후 겪는 냉혹한 현실을 담았다. 일에 갇혀 매일 울고 웃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삶과 그 속의 인간관계를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미생'은 케이블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사회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맞먹는 수진이다.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은 평균 4.6%, 최고 6.0%까지 기록했다. 연령별 남녀 시청률도 10대부터 50대까지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1위를 차지했다.

김원석 PD는 "케이블이라서 더 잘 만드는 것은 아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불확실하고, 불안했던 것은 (지상파와) 똑같았다"며 "전작인 '몬스타'를 함께 했던 정윤정 작가가 원작을 잘 살리되 드라마적으로 잘 표현했다. 그리고 좋은 배우들이 모였고, 신뢰하는 촬영 스태프들이 모두 같이 하게 된 상황이라서 잘 할 수 있었다"고 인기 비결을 밝혔다.

이어 "'미생'을 만들면서 두려움도 느꼈다. 리얼한 소시민을 다룬 드라마가 나로 인해 10년간 만들어지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책임일 것 같았다"며 "어느 순간부터 시청자들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예능을 보고 우는데 드라마를 보고 울지 않았다. 그런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 '미생'(사진 tvN)
▲ '미생'(사진 tvN)

'미생' 열풍의 주역은 역시 주인공 임시완이다. 임시완은 '무스펙' 고졸 출신 장그래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수많은 고난을 헤쳐가면서도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해내는 캐릭터. 임시완은 진정성있는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임시완은 "평소처럼 연기했는데 무서울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이 있어서 덜컥 겁이 났다. 요즘은 덤덤해지려고 반응을 외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반응이 폭발적인 이유는 공감대 형성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장그래에게 힘이 될 지 모르겠지만, 여러분의 얘기를 다룬 이야기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시대 장그래들에게 힘을 내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위로의 말은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장그래가 '미생'에서 '완생'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나도 배우로 노력할 것이다. 좋은 선배들, 좋은 감독님과 함께 하면서 미생이 끝나는 순간에는 내가 상상할 수 없을만큼 몇 단 계 더 성장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미생'의 인기포인트는 직장인의 애환을 사실감 있게 그린다는 점이다. 인턴과 신입사원, 이해관계로 얽힌 부서 간의 갈등, 갑과 을의 관계, 워킹맘과 직장 내 성희롱 및 성차별 등 묵직한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직장인의 부모, 아내, 자녀 등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감동의 메시지도 얻을 수 있다.

임시완은 "오과장님(이성민)이 친구인 변부장님을 접대하는 장면을 보고 아빠 생각이 났다"며 "변부장님이 오과장님에게 '나는 내가 먹고 싶을때 술을 마시는데, 너는 남이 먹고 싶을 때 마시는데 간이 괜찮냐'고 말했다. 그 장면을 보고 사람이 자기 주도적일 수 있는 상황에서 사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 굳이 술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필요에 의해서 하게 되는 일 등을 생각하게 됐다"며 "내가 어릴 때 봤던 '술에 취해서 돌아왔던 우리 아빠는 어떨까?'라는 등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미생'의 배경은 종합무역상사 원 인터내셔널이다. 임시완 외에 이성민, 강소라, 강하늘, 김대명, 변요한 등이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성민은 워커홀릭 오상식 과장으로 등장한다. 장그래를 유일하게 믿어주고 새로운 운명을 부여하는 역할. 극의 중심을 이끄는 버팀목이다. 지난주 방송에서 친구인 변부장에게 '을'의 입장으로 당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성민은 "애환도 있겠지만, 쾌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특히 '미생'을 본다면 주부들이 직장 다니는 남편을 이해해주지 않을까"라며 "드라마를 끝까지 본다면 분명히 희열을 느끼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강소라는 '넘사벽' 신입사원 안영이, 강하늘은 엘리트 신입사원 장백기로 분한다. 당당한 엘리트 신입이지만, 선배들과의 관계 장벽에 부딪히며 어려움을 겪는다.

강소라는 "극중 여성 직원(안영이)에 대한 차별과 핍박이 있다. 실제 무역회사에서 얘기를 들었을 때는, 극중 안영이가 속한 자원팀은 프로젝트가 길다고 하더라. 5년부터 10년짜리도 있어서 중간에 직원이 나가거나 바뀌면 기존 직원들이 힘들어서 더 엄격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영이 입장에서는 '내 잘못도 아니고, 능력도 있고 자신있는데 왜 이렇게 되나'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지고 싶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선택권 없이 헤쳐나가야할 것 같다"며 "최대한 실력과 노력으로 증명하는 수 밖에 없다. 안영이로 여사원에 대한 인식(편견)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미생'(사진 tvN)
▲ '미생'(사진 tvN)

강하늘이 맡은 장백기는 '스펙無' 신입사원 임시완과 상반된 캐릭터다. 잘생긴 외모와 완벽한 스펙까지 그야말로 엘리트. 다소 깐깐한 면이 있어서, 인간적인 장그래와 종종 비교를 당한다.

강하늘은 "장그래가 착한 역이고, 장백기가 나쁜 역이라고 구분짓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악역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원작이 좋았다. 모두 어떤 면에서는 악역이고, 어떤 면에서는 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캐릭터는 악역과 선한 역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장그래는 가슴으로 움직이고, 장백기는 조금 더 멀리 보려고 노력하고, 계산적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두 캐릭터는 일하는 스타일의 차이가 있는 것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생'은 매주 금~토 저녁 8시 40분 시청자를 만난다.

뷰티한국 연예팀 이수아 기자 2sooa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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