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장 설립 10년만에 확장 이전…중국 현지화 생산 시스템 구축 ‘눈길’

 
 
최근 중국에서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중국 현지에 생산 기지를 구축하거나 확장하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 1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 역시 올해 10월 중국 공장을 확장 이전하며 새로운 역사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 1위 기업의 새로운 공장에 대한 궁금증은 물론 1992년 한국과 중국 수교와 함께 중국에 지사를 설립하며 중국 시장 공략을 준비해 온 아모레퍼시픽의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기자는 11월26일 1992년 중국에 첫 지사 설립 이후 1994년 첫 중국 내 공장인 선양공장 준공, 2000년 아모레퍼시픽 차이나 설립, 2002년 중국 상하이 공장 준공, 그리고 2014년 10월 중국 상하이 공장 확장 이전으로 ‘중국 생산, 연구, 물류의 통합 허브’ 구축을 선언한 아모레퍼시픽의 상해 신공장을 찾아 직접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가늠해 보았다.

중국 진출 한국 화장품 생산 기지 중 가장 큰 규모

 
 
아모레퍼시픽의 ‘상하이 뷰티사업장’으로 명명되는 중국 상해 가정구 마륙진(上海市 嘉定区 马陆镇 상하이 쟈딩구 마루쩐)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의 확장 이전 공장은 일단 규모면에서 중국 내 진출한 한국 화장품 생산기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대지면적 92,787㎡(28,100평, 축구장 12배 규모), 연면적 73,871㎡(22,400평), 건축면적 41,001㎡의 4층 건물로, 입구부터 대한민국 화장품 1위 기업다운 면모를 과시한 것.

먼저 방문한 연구소 역시 그동안 국내 화장품 생산 현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고가의 장비가 구축되어 확고한 R&D 시스템을 자랑했다.

생산 설비들도 한국의 CGMP 수준의 공정을 구축했으며, 스킨케어와 크림류만을 생산하는 공장답게 생산설비 레이아웃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생산 공정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과 원료부터 생산, 물류까지 원스톱으로 자동화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아모레퍼시픽 상하이 뷰티사업장 안내를 해 준 아모레퍼시픽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곳은 연간 1만 3000톤, 본품 기준 1억 개의 생산 능력(기존 공장에 비해 생산량, 생산 개수 및 연면적 10배 확대)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셀(cell) 생산 방식과 중국시장의 급속한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대량 생산 방식 등을 모두 고려해 구축되었다.

하지만 현재 생산 중인 제품은 마몽드 전제품과 추가로 생산이 진행되는 에뛰드, 이니스프리 일부 제품으로 월 120만개, 연간 5000만개 정도의 생산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는 메이크업 제품과 팩, 패치 등 스킨케어와 크림류 외에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특히 우리나라 현지 공장들과 달리 중국의 화장품 생산 관련 법에 따라 포장과 충진 라인이 분리되어 있으며, 22개의 충진 라인이 구축되어 있었다.

 
 
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 상하이 뷰티사업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환경 친화적인 시스템을 더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보일러 연료를 경유에서 LNG 가스로 변경하여 이산화탄소배출량을 연간 약 146톤CO2 절감하고, 심야전기를 활용해 주간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수축열 시스템을 통해 연간 전력 사용량을 207MWh 절감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아울러 폐수처리장의 세척수 및 약품 용해수에 우수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수자원 보호에도 앞장설 계획이며 정제수 제조 시스템 개선, 철저한 환경관리 점검 및 개선을 통해 환경관리 수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방침까지 밝혔다.

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 상해 뷰티사업장 정경수 공장장은 “고객에게 절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아모레퍼시픽 상해 뷰티사업장은 다양한 투자가 진행되었으며, 앞으로도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2019년에는 1조9000억원의 생산 능력을, 2020년에는 2만평의 여유부지 증축 등을 기반으로 2조8000억원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생산단계부터 중국 현지화 진행

 
 
아모레퍼시픽의 상하이 뷰티사업장의 가장 큰 특징은 철저한 현지화 노력이었다. 중국 공략의 첨병으로 거론되는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제품들이 유통 과정을 통해 중국 소비자와 만나기 전에 이미 생산 과정부터 철저한 현지화를 구축해 가고 있는 것.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상하이 뷰티사업장에서 현재 근무하고 있는 300명의 직원 가운데, 본사 파견 직원이 단 7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293명이 모두 중국 현지인이라는 것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의 설명에 따르면 모든 제품의 연구개발 과정에서부터 중국 고객들에 대한 철저한 임상과 빅데이터 구축을 위해 고가의 피부 측정 장비 구축, 상해와 선양, 베이징, 광저우 등 중국 내 주요 6개 지역 피부과 전문가 그룹과 업무 협력 관계 구축, 북경공군종합병원 등 3개 병원들과 임상 시스템 구축 등 생산 시스템의 현지화 노력을 진행 중이다.

물류의 경우도 상하이 뷰티사업장의 물류센터는 중국 전 지역 거래처에서 발생한 주문 작업 처리와 배송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특히 기존에는 물류 배송이 7일 이상 소요되었으나, 상하이 물류센터는 선양과 청두에 있는 지역 물류 센터와 연계해 평균 3~4일이면 중국 전 지역 내 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유통 환경 변화에 긴밀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또한 2015년에는 베이징에 2016년에는 광저우에 추가적으로 물류센터를 구축해 3일이면 모든 지역에 배송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 상해 뷰티사업장은 중국인 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에도 많은 부분을 신경 쓰고 있었다.

넓은 휴게실과 사무공간, 옥상쉼터 등의 부대시설 외에도 모든 화장실에 비데 설치, 주택 지원금 지급, 1년 2회 전사적인 헌혈 등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 상해 뷰티사업장 정경수 공장장은 “현지화의 핵심은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다양한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내 생산 기지 및 연구소를 설립하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문화적인 이해와 친밀도에서는 단연 대한민국이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또 “아모레퍼시픽은 제품과 사람의 현지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라면서 “지역사회와의 상생, 고용창출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으로의 10년 후, 또 다른 역사 예고

 
 
아모레퍼시픽 상해 뷰티사업장 구축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은 다양했다. 26일 방문한 2차 방문 기자단들에 앞서 이 곳을 방문했던 1차 기자단들을 통해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2020년 원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고, 국내 경쟁사 관계자들은 “대한민국 화장품 1위 기업으로의 상징성”을 의미로 꼽았다.

또, 한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10여년 동안 중국 공략에 나섰던 아모레퍼시픽의 새로운 출발”이라고 평가했고,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투자한 수업료를 이제는 다시 걷을 때가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중국 공략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에 지사를 설립한 이후 12년간 다양한 시도를 해온 셈이다.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그동안 당해보지 않은 사기가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한 사석에서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중국에 진출하고 싶으면 자신에게 물어 보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러한 이야기들은 그만큼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또한 2000년 이후 중국 사업의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연평균 50% 이상의 중국 시장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성장세의 이유를 대변해 주고 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 발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전체 해외매출액은 5399억원으로 전년대비 27.8% 증가했으며, 그중 중국은 전년대비 29.1% 성장한 338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 공략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설화수와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5개 브랜드의 중국 내 성장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까지 중국 시장에서 연평균 41% 성장해 전체 매출에서 28%를 차지하는 3조원 이상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대한민국 화장품 1위 기업, 중국 내 가장 인기 있는 한국산 화장품 브랜드 보유 기업,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제조 공장 중 가장 큰 곳을 보유한 아모레퍼시픽이지만 아직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2%선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5% 이상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은 자명하다. 때문에 이번 아모레퍼시픽 상해 뷰티사업장 신축은 상징성 보다는 그동안의 준비된 모든 역량을 풀어내는 시작에 가까워 보인다.

이는 중국 시장 성장과 함께 아모레퍼시픽의 2020년 전체 매출 12조원 돌파를 위해 한국의 오산 뷰티사업장과 프랑스 뷰티사업장의 생산량 확대, 그리고 새롭게 아세안 지역의 사업장 건립 추진 등에 대한 선언과도 이어진다.

대한민국 화장품을 사랑하는 화장품 전문지 기자의 한사람으로 ‘아시아인이 가진 아름다움에 대한 꿈을 실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서경배 회장의 의지가 2020년 현실로 증명되는 순간이 오길 기대해 본다.

최지흥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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