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그룹에 근무하고 있는 O씨(29)는 생리가 가까워지면 공포감이 몰려온다.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고 깜박깜박 잘 잊어버린다. 주위 사람들에게 괜히 짜증을 내기도 해서 ‘1주일 마녀’라는 별명이 붙었다. 신체적으로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얼굴도 붓는가 하면 가슴이 아프고 저릴 뿐만 아니라 소화장애, 두통, 요통 등까지 그야말로 종합증상세트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 게다기 생리 중에는 생리통 때문에 몸을 제대로 가눌 수조차 없어 아프다는 핑계로 월차를 내고 ‘방콕’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O씨가 겪고 있는 증상들은 한 마디로 생리전증후군과 생리통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비교적 약하게 생리전증후군과 생리통을 겪지만, 그 정도가 매우 심해 병원 치료를 받는 여성들도 많다.

생리를 앞둔 여성은 호르몬의 변화가 심하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줄고,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면서 호르몬의 균형이 깨진다. 이 같은 변화에 의해 신체적·정신적으로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이를 생리전증후군이라 한다.

본산부인과 여경아 원장은 “생리전증후군은 생리통과 엄연히 다르다”고 전제하고 “엄밀히 말하자면 생리전증후군은 생리 전에, 생리통은 생리 중에 각각 겪게 되는 육체적 통증 및 우울·불안 등 정신적 변화를 통칭한다”고 설명했다.

생리전증후군의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괜히 짜증이 나고 집중력이 떨어져 학업이나 업무에 지장을 준다. 또한 건망증이 심해지며 가슴이 아파오고 소화장애, 두통, 요통까지 수반된다. 증상은 개인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생리통은 여성호르몬 중 하나인 황체 호르몬에 의해 축적된 자궁 내막이 수정체가 착상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생리를 통해 탈락․배출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때 자궁 내막에서는 내막을 떨어뜨리기 위해 프로스타글라딘이라는 물질이 생성되면서 자궁 내막의 수축을 돕는데, 이때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생리통은 한 달에 한 번, 가임기 여성의 절반 이상이 겪고 있는 통증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비교적 약한 통증을 겪으면서 지나가지만, 통증이 심할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생리전증후군과 생리통이 있을 때는 복부를 따뜻하게 해주기만 해도 통증이 완화된다. 자궁을 감싸고 있는 복부 주변을 따뜻하게 해주면 자궁 근육의 유연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진통제 복용을 통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우울 증세가 심하면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도 괜찮다. 구토·두통·불면증 등 부작용만 주의하면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의들의 입장이다.

 
 
약 복용 외에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생리전증후군과 생리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 먼저 식습관을 개선하는 게 좋다. 카페인을 줄이면 짜증이나 긴장을 줄일 수 있다. 소금 섭취를 줄이면 복부 팽만감을 낮출 수 있다. 정제하지 않은 빵, 파스타, 시리얼, 과일이나 채소 등에 든 복합 탄수화물과 섬유소, 그리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면 설탕, 지방, 술 등은 줄여야 한다.

땀을 가볍게 흘릴 정도의 운동 역시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운동은 인체를 건강하게 유지시켜줄 뿐만 아니라 걱정이 너무 많거나 예민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요가는 몸과 마음을 안정시켜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완화해주기 때문에 추천할 만하다.

규칙적인 생활도 중요하다. 시간을 정해 식사, 운동, 취침 등을 시도하며, 충분한 휴식과 하루 8시간의 수면은 필수적이다.

여경아 원장은 “생리전증후군과 생리통을 당연히 여자라면 감수해야 할 고통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남들보다 심하게 나타나는 생리전증후군과 생리통은 자궁이나 인체 어딘가에 문제가 있다는 이상신호이므로 조속히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며, 특히 출산 후 생리전증후군이나 생리통이 생겼다면 자궁 질환이 의심될 수 있으므로 더더욱 치료가 시급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윤지원 기자 alzlxhxh@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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