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 없는 중국 진출은 오히려 국내 화장품 시장 중국에 내주는 결과 올수도....

 
 
최근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는 이른바 ‘중국 열풍이다’

2000년대 중반 일본에서 한류 열풍이 불면서 일본에 진출하는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최근 ‘중국이 없으면 망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 편향의 화장품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화장품 제조부터 판매, 유통까지 모두가 중국 시장 진출, 중국 고객 편향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

최근 국내 화장품 대표 제조사들은 잇달아 중국에 진출해 중국 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있으며, 브랜드사는 물론 도매업체들까지 내수 보다는 주력 공략 지역을 중국으로 바꾸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화장품 브랜드숍을 중심으로 한 유통사들 역시 중국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검토 중이며, 중국인들이 찾는 국내 매장도 중국어 가능한 판매사원과 중국어 소개 등으로 도배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중국인들의 선호하는 제품과 선호하는 색상인 레드와 골드로 무장한 제품들을 미끼 상품으로 진열했으며, 명동과 이대에는 아예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제품들을 모아 놓은 매장까지 등장했다.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된 경기 침체로 내수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한류 열풍과 함께 중국인들의 한국산 화장품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2011년 이후 한국산 화장품의 중국 수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기준으로 2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며, 관광객들의 한국에서의 화장품 구매도 중국인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

또한 한류 열풍으로 한국산 화장품의 인지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큰 땅과 많은 인구로 여전히 시장 잠재력이 높아 한중 FTA 체결과 함께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잘된다고 해서 아무런 준비 없이 중국 진출에 나설 경우 가까운 미래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까운 나라 일본의 경우도 한류 열풍의 거품이 빠지고 반한 감정이 고조되면서 우리나라 화장품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반대로 일본과 미국, 유럽 등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다년간 우리나라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로컬 기업들의 방어와 성장 등으로 2000년대 들어서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세계적인 다국적 다단계 기업이 에이본이 결국 우리나라에서 철수했고, 세계 1~2위를 다투는 로레알과 P&G도 우리나라에서 시장 점유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일본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와 고세 등도 큰 성과 없이 몇 년째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화장품 유통의 특이성도 주된 원인이지만 보이지 않는 무역 장벽과 자국 브랜드 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장치들, 그리고 자국 브랜드의 놀라운 발전 속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더불어 준비 없이 한국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이 기술과 전략 등의 노하우를 한국 기업들에게 전수한 상황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다.

이는 최근 우리나라의 중국 편향의 화장품 시장 구조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류에 너무 기대다 큰 낭패를 본 일본 시장에서의 경험을 한번쯤 되짚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에 진출했다 철수했거나 한계에 부딪혀 몇 년째 답보 상태를 겪고 있는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사례도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 화장품 기업들의 발전은 놀랍다. 지난해 세계 200위권 기업 가운데 중국의 로컬기업이 우리나라와 같은 숫자인 3곳이 이름을 올린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국산 화장품이 중국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의 거대 자본들이 한국시장에 들어와 제조사와 브랜드사를 잇달아 M&A하고 있는 것이나, 주요 화장품 브랜드숍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것 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늬만 우리나라 기업일뿐 사실상 중국 기업인 화장품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화장품 도매의 매카로 불리는 화곡동만 가보아도 최근 상황을 알 수 있다.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화곡동 도매 거리를 찾는 이들 이상으로 최근에는 법인을 내고 화장품 도매 사업을 하는 중국인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들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국에 기업을 열고 한국산 화장품 OEM하거나 제품을 구매해 자국에 공급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방문판매와 다단계 유통의 경우, 조선족이나 한족들을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들의 주요 타깃 층은 중국 현지가 되고 있다.

바로 코앞에 이익만 보자면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4~5년간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한류 거품이 빠지고 중국 자국 브랜드의 기술 발전, 그리고 한국 내 중국 기업 확대는 분명히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의 축소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우리나라 속담에 ‘계 타고 집 판다’는 말이 있다. 처음에는 이득을 보았다가 나중에는 도리어 손해를 입는다는 말이다. 경쟁사회 속에서는 누군가 이익을 보면 누군가는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 세상에 ‘꽁짜’는 없다는 소리다.

성급한 중국 진출 보다는 철저한 시장 조사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현재 중국에서 자리 잡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을 밴치마킹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또한 당장의 눈앞의 이익보다는 오랜 시간 사랑 받을 수 있는 제품 개발, 중국 현지화 전략과 함께 탄탄한 한국 내수시장 강화 등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최지흥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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