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레이디 스타일이 그 나라를 대표한다

▲ '재키 스타일'을 창조, 여전히 최고의 패션 아이콘으로 인정 받는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 '재키 스타일'을 창조, 여전히 최고의 패션 아이콘으로 인정 받는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퍼스트레이디, 스타일 아이콘으로 등극하다

패션은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라는 말이 있다. 특히 한 나라를 대표하는 퍼스트레이디 룩은 그 나라의 스타일과 문화 수준을 한 눈에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최근 북한 노동당 제1비서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전까지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들은 남편의 뒤에 숨어 그림자처럼 지냈다면, 리설주는 김정은과 함께 공식 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변화하는 북한의 이미지를 그럴싸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단아하면서도 컬러나 패턴으로 포인트를 준 의상과 명품 액세서리를 매치한 스타일은 전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녀의 이런 패션 스타일 뒤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북한’을 알리기 위한 전략이 숨어 있다. 이는 비단 리설주 뿐만이 아니라 모든 퍼스트레이디들의 역할이기도 하다.
 
때문에 퍼스트레이디 패션에도 공식이 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모노톤과 뉴트럴 컬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때론 레드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 여기에 자국의 브랜드를 즐겨 입어 홍보대사로서의 역할도 해야 하며, 한 국가의 원수를 초청했을 때는 초청 국가의 대통령 부부보다 튀지 않는 스타일로 배려할 줄 아는 덕목도 갖춰야 한다.
 
이러한 공식들을 모두 지키면서도 한 시대를 풍미했음은 물론 지금까지 전설적인 스타일 아이콘으로 남아 있는 퍼스트레이디로는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와 다이애나가 있다.

▲ 영국의 왕세자비였던 다이애나는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파파라치들을 늘 몰고 다녔다
▲ 영국의 왕세자비였던 다이애나는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파파라치들을 늘 몰고 다녔다

또 그녀들의 뒤를 이을만한 퍼스트레이디로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인 미셀 오바마,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부인인 카를라 부르니, 영국 윌리엄 왕자의 부인인 케이트 미들턴 등이 꼽힌다.

▲ 미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인 미셀 오바마는 합리적인 패션 센스로 사랑 받고 있다
▲ 미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인 미셀 오바마는 합리적인 패션 센스로 사랑 받고 있다
 
이 중 미셀 오바마는 명품 브랜드뿐만 아니라 서민들도 즐겨 입는 중저가 브랜드나 유색인종, 신인 디자이너들의 옷을 입어 더욱 화제가 되기도 한다. 또한 전략적으로 자신의 신체의 장점은 드러내고 단점은 커버하는 영리한 패션 센스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 다이애나에 버금가는 미모와 패션 감각의 소유자, 케이트 미들턴
▲ 다이애나에 버금가는 미모와 패션 감각의 소유자,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은 패션 라이프 전문지 ‘베니티 페어’가 선정한 ‘2012년 베스트 드레서 1위’에 꼽힐 정도로 남다른 패션 감각을 자랑한다. 그녀가 더욱 빛나는 건 의식 있는 패셔니스타이기 때문. 케이트의 시아버지인 찰스 왕자가 며느리에게 영국 왕실 가족이 된 후 6개월 동안 그녀를 위해 약 55,000유로(한화 약 6,200만원)를 의상비로 책정했지만, 케이트는 왕실 재단사가 맞춰주는 옷을 거부하고 스스로 매장에서 옷을 산다. 특히 공식석상에서 착용했던 구두를 몇 번이고 다시 신고 명품과 저렴한 기성복을 잘 매치하며, 나라를 위해 영국 출신 디자이너의 제품을 고집하는 등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를 한 눈에 사로잡아 결혼까지 이른 카를라 브루니
▲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를 한 눈에 사로잡아 결혼까지 이른 카를라 브루니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의 부인인 카를라 브루니는 유명한 모델이자 가수, 배우이기도 하다. 그녀는 남편의 작은 키를 배려해 항상 굽이 낮은 신발을 신는다. ‘제2의 재클린 케네디’로 불릴 정도로 세상에서 가장 잘 옷을 입는 퍼스트레이디로 인정받고 있으며, 자국의 브랜드를 즐겨 입는데 특히 크리스챤 디오르의 옷과 가방을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설주, 패션으로 변화된 북한을 홍보하다
 
최근 북한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가 식당, 기업, 가정집까지 방문하며 파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리설주는 북한 고위급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공식 석상에서 바지나 민소매를 입는다든가, 김정은과 함께 스위스 시계 ‘모바도’를 착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패션에서도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리설주의 패션이 재클린 캐네디 오나시스나 다이애나처럼 스타일 아이콘이 되었던 퍼스트레이디들의 수준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덜 세련됐지만, 북한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그녀의 스타일은 ‘파격’이라 불릴만하다.
 
27살이라는 젊은 나이, 그리고 통통한 몸매는 퍼스트레이디로서 다소 불리한 조건. 그래서 리설주는 되도록 격식을 갖춰 입으면서도 몸매를 커버할 수 있는 옷과 액세서리를 선호한다.
 
그녀는 명품 애호가로도 알려져 있는데, 공식 행사장에 크리스천 디오르의 클러치 백이나 티파니 목걸이 등을 착용하고 나타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공식석상에 크리스천 디오르 백을 갖고 등장한 리설주에 대해 “리설주의 가방은 북한 근로자 1년 치 급여에 해당한다”며 프랑스 혁명 과정에서 국고를 낭비한 죄로 처형당한 화려함과 사치의 상징인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비교했다.
 
이처럼 전례 없는 퍼스트레이디 마케팅으로 변화하는 북한을 선전하고 있는 김정은과 리설주를 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에 버금가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커플로 선정하는 기사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 여기에는 리설주의 패션이 단단히 한 몫하고 있다.
 
▲ 변화하고 있는 북한을 상징하는 리설주의 다양한 패션
▲ 변화하고 있는 북한을 상징하는 리설주의 다양한 패션

실제로 현재 평양에서는 리설주가 입었던 옷이나 구두 등 ‘리설주 패션’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그녀가 즐겨 입는 짧은 스커트는 평양 여성들 사이에 대유행. 최근까지도 무릎 위로 올라오는 스커트를 단속했기 때문에 여대생들에게 짧은 스커트는 선망의 대상일 정도였다.

패션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자신만의 스타일이 완성되듯 아직 리설주의 패션은 설익었으며,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시작 단계이다. 그러나 그녀는 퍼스트레이디로서 세계에 자신을 인상적으로 알리기 위한 전략으로 패션의 중요성을 아는 듯하다.
 
변화하는 북한이라는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김정은을 밀착 수행하며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는 리설주. 스스로 ‘변화의 상징’을 자처하는 그녀로 인해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길 기대해본다.
 
김수진 기자 sjkimcap@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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