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히트 제품 아닌 롱런 제품 개발…“내수 없이 수출도 없다”

 
 
최근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는 중국에서 큰 성과를 거두면서 이른바 ‘중국 바라기’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산 화장품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에 진출하거나 검토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으며,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는 것.

최근에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화장품만을 모아 판매하는 전문 매장이 등장하고, 중국인들을 위한 특별한 제품이나 이벤트를 기획한 화장품사들도 많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새로운 히트 제품 영역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 제품은 국내 고객들의 구매 보다 중국 고객들의 구매가 더 많은 제품으로, 주로 수출 집중 품목이고, 국내 유통에서도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 위주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다.

화장품 유형으로는 마스크팩, 수분크림, 핸드크림, 수딩젤, 쿠션, CC 등이며, 성분으로는 마유, 알로에, 달팽이 등을 함유한 제품들이 인기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대부분 1~2개 브랜드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시장을 독식하고 있고, 이에 따라 짝퉁, 유사 제품들도 급증하는 추세다.

또한 중소기업 제품들이 많기 때문에, 내수 유통이 없는 경우도 많아 제품 유출에 따른 총판이나 대리점 등의 피해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대기업 제품이나 유명 브랜드 제품이 아니어도 잘 만든 제품 하나로 이른바 ‘대박’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동시에 유사 제품 난립으로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이 중국인들에게 팔릴 수 있다는 문제점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잘 만든 제품 하나가 브랜드를 살리고, 기업을 살린다는 것을 증명한 브랜드들이 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대두되었던 위기설을 지난해부터 종식시킨 잇츠스킨의 달팽이 크림, 네이처리퍼블릭의 알로에 수딩젤, 바닐라코의 CC크림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중소기업 제품임에도 중국에서 스타 브랜드 반열에 오른 메디힐, 리더스 등의 마스크팩과 일부 브랜드의 마유 크림과 핸드 크림, 수분 크림 등은 한 개 품목으로 중소기업도 대기업 부럽지 않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문제점도 드러났다. 유사 제품들의 난립은 결국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로 한국산 화장품의 신뢰도를 하락시키고 있으며, 내수 유통을 갖지 않은 기업들의 중국 편식으로 중국과의 무역마찰 등의 문제 발생시 한 번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제품 짝퉁 확인을 위해 면세점 등 화장품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미리 준비해 온 사진과 대조해 제품을 꼼꼼하게 구매하고 있다. 때문에 면세점 등에서는 판매되는 제품은 리뉴얼도 못하고 있을 정도.

또한 일부 중소기업들의 경우 내수를 포기하고 중국 대상 수출이나 관광객 대상 판매, 무자료 거래만을 진행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과거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내수를 줄이고 수출에만 집중했던 일부 중소기업들이 결국 해외 시장 거품이 빠지면서 위기를 맞은 것처럼 내수 없는 수출 중심은 장기적으로 위험요소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중국에서 찾게 되는 제품들은 한국 시장에서 인기가 있거나 검증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일부 제품의 경우 해외에서 먼저 인지도를 높여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사례가 가끔 있지만 이 역시 큰 성과를 올린 기업은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힘들다. 해외 수출과 관광객 판매에 앞서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내수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이와 함께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중국 관광객들이나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할인 기간 제품을 구매해 중국 현지에 판매하는 것이나 무자료 거래를 통해 중국 시장으로 풀리는 제품들은 결국 한국산 화장품의 질적 하락을 만들 수 있다.

 
 
최종 소비자 가격이 낮아지면 자연히 제품의 질은 떨어지고, 신뢰도도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몸을 닦고 집을 안정시킨 후 나라를 다스리며 천하를 평정하라’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는 오늘날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가 생각해 볼 말이다.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구입하게 하는 방법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다르지 않다. 많은 유통에서 많은 광고와 마케팅을 전개한다면 분명 제품 구매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제품력 없이 재구매도 일어날 수 없다.

아무리 유통과 마케팅이 전체 화장품 시장을 형성하는 핵심 요인이 되었다고 해도 하나의 화장품이 이른바 ‘명품 브랜드’로 거듭나고, ‘장수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품력은 반드시 필수다.

한류 스타 기용과 다양한 유통 진입, 중국인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들에 앞서 이제는 제품력에 더 신경 써야 되지 않을까.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최지흥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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