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에게 권력을?!'
▲ '아이에게 권력을?!'

'아이에게 권력을?!'이 신선한 '가족예능'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tvN 가족실험 예능 '아이에게 권력을?!'(연출 정민식)이 24일 베일을 벗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었다. 예능감은 다소 부족했으나, 신선한 재미와 교훈이 있었다.

'아이에게 권력을?!'은 예능프로그램 대세인 '가족 관찰'에 실험을 더한 독특한 방송이다. 말 그대로 부모가 자녀에게 경제권(생활비) 등 '권력'을 주고, 반대로 부모는 자녀에게 용돈 등을 받으며 생활한다. 일종의 역할 바꾸기 프로젝트.

실험은 5일 간 지속된다. 아이에게 부모의 모든 권력을 주는 구체적인 '실험'을 통해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에 가려져 있던 실체를 파헤친다. 실험 대상자는 배우 이윤성-의사 홍지호 부부와 두 딸, 배우 임승대 부부(부인 박민희)와 자녀, 청학동 훈장 김봉곤 가족이다. 세 가족은 각각 특징을 갖고 있다.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는 이윤성과 자상한 아빠 홍지호, 절대 권력의 김봉곤, 부인에게만 유독 약한 임승대 등이다.

사실은 너무나 멀었던 부모와 자녀

권력 이동에 앞서, 부모들은 제작진이 만든 시험에 임했다. '아이들의 학교, 학년, 반, 번호, 담임선생님은 성함은?', '아이들이 현재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는?', '현재 아이의 장래희망은?', '아이가 자신의 방에서 가장 아끼는 물건은?' 등 자녀들에 대한 정보가 주를 이뤘다. 김봉곤, 임승대, 이윤성의 평균 점수는 30점.

충격적인 점수는 부모-자식 간의 소통의 부재를 의미했다. 소통의 부재는 아이들이 권력을 갖게 되면서 더욱 문제점을 드러냈다. 가부장적인 김봉곤과 아들(김경민)의 신경전이 두드러졌다. 김봉곤은 실험 시작 이후에도, 독재자 기질을 버리지 못했다. 묘한 논리를 펼치며, 생활비를 자신의 차 안에 보관했다. 마트에 가서도 허락을 받지 않고, 마음대로 물건을 집었다.

김봉곤 아들은 결국 불만을 터뜨렸다. "권력싸움을 해야겠다. 억압받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김봉곤의 차에 잠입, 생활비를 빼왔다. 기상 시간에도 아버지 김봉곤의 기척이 있었지만, 일어나지 않았다. 아침마다 아이들을 깨웠던 김봉곤은 속이 탔지만, 말을 하지 못했다. 기체조 등의 흉내내며 화난 속마음을 표현했다.

▲ '아이에게 권력을?!'
▲ '아이에게 권력을?!'

권력을 '제대로' 누리기엔 어렸던 아이들

임승대 가족의 실험 결과도 색달랐다. 임승대 부부의 장남 임린은 속깊은 권력자로 눈길을 끌었다. 먼저 '아빠-엄마의 역할 바꾸기'를 주문했다. 아침마다 야외에서 이불을 터는 애처가 임승대를 위한 미션이었다. 임승대는 아들의 효심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아내의 애교섞인 부탁에 또다시 이불 털기에 나섰다. 임린은 달디단 '카페라떼'(인스턴트)에 중독된 엄마에게 '라떼 중단' 미션도 부여했다. 하지만 엄마 편인 둘째 아들 임휘가 나섰다. 임승대의 아내는 임휘의 배려로 소량의 라떼를 마실 수 있었다.

임승대의 두 아들은 권력을 제대로 누렸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고가의 스마트폰 구매에 나섰다. 임승대 부부는 울며겨자먹기로, '24개월 할부'로 스마트폰을 사줬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당초 장남 임린은 생활비로 '아빠와 떠나는 가족여행'(워터파크)을 계획했으나, 스마트폰 때문에 예산이 초과됐다. 이윤성-홍지호 부부의 딸들 역시 시도 때도 없는 'TV 보기'로 권력을 행사했다. 갑자기 권력을 얻은 아이들의 혼란이 고스란히 증명됐다.  

▲ '아이에게 권력을?!'
▲ '아이에게 권력을?!'

'아이에게 권력을?!'은 아름답고 귀여운 예능이 아니다. 권력을 가진 아이들의 날 것, 부모의 속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다소 불편한 내용도 있다. 현실적인 실험예능이기에 보여지는 당연한 결과. 분명한 사실은, 서로의 입장을 바꿔보면서 이해하고, 진정한 가족애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편 '아이에게 권력을?!'은 독일의 심리 사회학자 요헨 메츠거가 실제 자신의 가족을 대상으로 실험한 내용을 담은 동명의 책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아프리카TV의 인기 BJ 대도서관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매주 수요일 밤 11시 방송.

뷰티한국 연예팀 이수아 기자 2sooa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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