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정화의 헤어와 패션은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파격적인 스타일로 유행을 선도했다▲
▲ 엄정화의 헤어와 패션은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파격적인 스타일로 유행을 선도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토토가'의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90년대를 풍미했던 출연 가수들뿐만 아니라 그 시절을 함께 지내온 시청자들도 추억의 타임머신을 타듯 감동과 아쉬움으로 쉽게 잠 못 드는 밤이었다.  

‘무한도전-토토가'에 출연한 SES, 쿨, 소찬휘, 김현정, 터보, 지누션, 조성모, 이정현, 김건모 등 당대를 주름잡았던 가수들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무대를 꾸민 건 엄정화였다.

지누션의 ‘말해줘’가 시작되면서 등장한 엄정화는 20년의 세월이 무색하리만치 발랄하고 경쾌한 모습이었다. 또한 10년 전까지 함께 무대를 꾸몄던 댄스팀 ‘프렌즈’와 선보인 엄정화 최고의 히트곡인 ‘초대’와 ‘포이즌’은 왜 그가 ‘한국의 마돈나’로 불리는 지 확실히 증명해 주었다.

엄정화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무한도전 너무 감사하다. 우리에게 추억을 현실로 확인할 시간을 주었다. 뒤늦게 함께 할 수 있던 것도 감사하다'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토토가의 무대는 현존하는 최고의 섹시 디바 엄정화를 다시 한번 우리에게 각인시켜 주는 멋진 시간이었다▲
 ▲토토가의 무대는 현존하는 최고의 섹시 디바 엄정화를 다시 한번 우리에게 각인시켜 주는 멋진 시간이었다▲

엄정화는 가수와 배우를 겸업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여성 엔터네이너다. 1992년 영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로 데뷔한 그녀는 잘 알려진대로 MBC 합창단 출신이다.  영화의 OST 수록곡인 신해철의 곡 ‘눈동자’로 가수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엄정화는 하늘만 허락한 사랑(95), 배반의 장미(97), 숨은그림찾기, 포이즌,  초대,  페스티발(98),  몰라(99),  다가라(2001), 디스코(2008)에 이르기까지 20년 동안 최고의 노래와 퍼포먼스로 섹시 디바의 명성을 지켜왔다.

특히 엄정화를 말할 때 ‘한국의 마돈나’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것은 지칠 줄 모르는 도전의식과 실험정신 때문이다. 가수로서 매번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여온 그녀는 헤어와 패션 또한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스타일로 유행을 선도했다.

‘눈동자’로 데뷔했을 때의 숏컷에서부터 ‘배반의 장미’에서의 다이렉트 펌을 이용한 사이버틱한 롱 헤어, ‘포이즌’에서의 일자 단발, 수많은 패러디 열풍을 낳게 한 ‘몰라’ 활동 시절의 올 백 헤어와 헤드 셋 패션, ‘디스코’의 하이브리드 패션에 트위기 메이크업, 뱅 스타일의 일자 단발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와 카리스마를 선보여 왔던 그녀가 아닌가?

이렇듯 의상뿐만 아니라 헤어스타일 변천사만 봐도 엔터테이너로서의 그녀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알 수 있다.

▲ 헤어스타일 변천사만 봐도 엔터테이너로서의 그녀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알 수 있다▲
▲ 헤어스타일 변천사만 봐도 엔터테이너로서의 그녀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알 수 있다▲

엄정화는 한 인터뷰에서 “가수 활동을 하는 제 모습과 연기할 때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드라마에 나온 저 여자, 노래할 때와 같은 모습이네?' 이렇게 인식되는 게 좀 싫었거든요. 그래서 무대에 설 때는 컬러 렌즈에 가발을 쓰면서 일부러 굉장히 달라 보이게 만들었어요.”라며 가수로서 무대에 설 때 만큼은 배우 엄정화로서의 모습을 걷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고백했다. 

올해 나이 47세. 이효리를 비롯해 서인영, 가인 등 후배 여가수들이 항상 자신의 롤모델로 꼽는 엄정화는 ‘토토가’를 통해 20년 넘게 사랑 받는 이유를 한 번에 설명해 주었다. 무한도전 자막처럼 ‘아찔아찔한 관능의 손놀림’과 지금의 기준으로 봐도 촌스럽지 않은 스타일과 노래는 결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과 20년 넘게 쌓아온 내공이 빚어낸 토토가의 무대는 현존하는 최고의 섹시 디바 엄정화를 다시 한번 우리에게 각인시켜 주는 멋진 시간이었다. 

김수진 기자  sjkimcap@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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