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
 ▲도움말=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

노원에 사는 50대 초반 여성이 불면증, 우울증으로 한의원을 찾았다. 원래도 잠을 푹 자는 것은 아니었지만 50세에 폐경이 되면서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사실 젊어서부터 잠을 곤히 자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갱년기 때문인지 얼굴이 자주 달아올랐다가 식은땀이 나면서 오싹하기도 하고, 괜히 기분이 오락가락하면서 전보다 짜증이 많아졌어요. 산부인과에서 호르몬제를 처방 받고 열감은 어느 정도 조절되는 것 같은데, 불면은 여전한 것 같아요. 따로 수면제를 더 처방 받아야 할까요? 호르몬제도 그렇지만 수면제도 오래 복용하면 뇌에 안 좋다고 하는데 걱정이네요”하면서 우울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 환자와 같은 불면증을 비롯한 폐경기의 신경정신과적인 변화들의 원인으로는 첫째 에스트로겐의 감소가 기분과 관련된 뇌신경의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영향, 둘째 기분에 영향을 크게 주는 혈관운동 증상, 셋째 이 시기에 흔한 신체 및 환경의 변화와 호르몬의 파동효과의 영향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사실 폐경 이후 여성들의 여러 가지 신경정신적인 문제들은 폐경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신경정신과적인 문제가 갱년기 또는 폐경과 같은 급격한 내분비계의 변화로 더욱 두드러진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실제 이 환자뿐 아니라 여러 갱년기 환자를 상담해보면, 이 시기 신경정신과적인 문제의 가장 기초적인 원인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우울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구에 의하면 만성화된 우울증에서 불면증이나 졸림은 가장 뚜렷한 증상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심각한 우울증을 가진 환자의 90% 정도는 원래보다 일찍 깨어나며, 잠이 드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고 밤에 자주 깬다. 실험적으로도 우울한 사람은 깊은 수면의 시간이 짧고 초기 야간에 더 빨리 렘수면에 들어간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음에도 잠자리에서 나와서 하루를 시작할 의욕이 별로 생기지 않는다.

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은 “물론 원래부터 심한 우울증을 앓고 계신 분들이라면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고 폐경과 노화라는 심리적인 충격이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면서 일시적으로 심한 불면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리고 갱년기에 발생하는 우울증이나 불면증도 결국 각종 스트레스로 지치고 노화된 뇌신경의 기능과 체력 회복에 힘을 써야 합니다. 원래 폐경 자체는 생리적인 과정 중에 하나임을 인식하면서, 이런 원칙을 가지고 시기에 맞게 적절하게 치료를 한다면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한다.

뷰티한국 헬스팀 beauty@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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