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규수 해피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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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고 싶다. 그러니 먼저 사랑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새해 들어 노란 리본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 옛날 어느 감옥 출소자의 말이 생각난 것이다. 그는 아내에게 자신이 출소하게 됐다는 사실을 편지로 보냈다. 다음은 버스기사에게 전한 죄수 남편과 그 아내 이야기의 전말이다.

“아내여! 나는 복역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소. 이제는 알 것 같소. 내가 가진 게 무엇인지, 또 가지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를…. 내가 곧 자유로운 몸이 된다고 적은 내 편지를 받았다면, 이제 당신이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거요.

당신이 아직도 날 원한다면, 진정 당신이 아직도 날 원한다면, 집 앞 늙은 참나무에 노란 리본 한 개를 달아주시오. 긴 시간이 흘렀는데, 당신은 아직도 날 원하는지 궁금하오.

만약 내가 늙은 참나무에 달린 노란 리본을 보지 못한다면 나는 마을 앞을 지나는 그 버스에 그대로 남아있겠소. 우리에 관한 것들을 잊어버리고, 내 자신을 책망하겠소. 만약 참나무에 달린 노란 리본을 보지 못한다면 말이오.

버스기사 양반! 나 대신 봐주시겠소? 난 내가 무엇을 보게 될 런지 차마 볼 수가 없소. 난 정말 아직도 감옥에 있는 것과 같다오. 내 사랑인, 내 아내만이 감옥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오. 그저 아내가 건 노란색 리본만이 날 진정으로 자유의 몸으로 풀어날 수 있게 할 수 있다오.

난 그녀에게 편지를 써서 그렇게 말했소. 아! 저기 오래된 참나무에 노란 리본이 달려있구려. 지금 버스 전체가 환호하고 있고, 난 내가 본 것을 믿을 수가 없소. 난 늙은 참나무들 사이에서 수백 개의 노란 손수건을 보고 있소.”

아직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1973년 미국에서 발표된 추억의 올드 팝송 “노란 리본을 늙은 참나무에 걸어주오(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의 가사 내용이다.

이 노래가 우리나라에서 다소 각색되어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로도 전해진다. 감옥을 나오는 아들이 ‘아버님 전 상서’ 편지로 아버지에게 ‘용서의 흰 천’을 집 앞 감나무에 매달아 달라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즉시 장에 나가 흰 무명천을 한 지게나 끊어다가 마을 어귀부터 온통 흰 무명천을 걸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에게 “우리 아들을 보거든 온 동네가 모두 흰 천으로 덮여 있다고 전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얘기다.

나는 이 곡을 들으면서 최근의 두 아들과 아버지를 생각해야 했다. 하나는 IS(이슬람국가)에 가담하기 위해 터키를 거쳐 시리아에 밀입국 했다는 18세 고등학생인 김 모 군이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 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과는 1월21일 김 군의 컴퓨터와 SNS 사용기록 등에서 IS가담을 짐작케 하는 증거를 찾았다고 한다. 김 군의 컴퓨터에서 금년 1월까지 지난 1년간 총 3020회의 검색기록 중 IS, 터키, 시리아 등을 주요 검색어로 해 총517회나 검색했다는 것이다.

김 군의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또 ‘IS깃발을 든 전사들’의 사진 등 사진파일 4점이 저장돼 있었고, 삭제된 자료 복원을 통해 IS관련 사진 총 47점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한다.

또 한 사람의 ‘아들’이 있다. 전직 국회의장 보좌관의 아들인 22살의 강 모 씨다. 그는 정신질환을 앓았던 청년으로 1월17일부터 23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트위터에 대통령 자택과 김기춘 비서설장 자택 등에 대한 폭파협박 메지지를 남겼다고 한다.

그는 또 이슬람 풍자 주간지 테러사건이 일어난 프랑스로 건너가 1월25일에 다섯 차례에 걸쳐 청와대에 국제전화로 폭파협박을 했다. 결국 그의 행방을 찾아 떠난 아버지에 의해 국내로 송환돼 법의 심판에 맡겨지는 신세가 됐다.

SNS에서는 강 모 씨 아버지인 강상욱 전 정의화 국회의장 보좌관이 아들과 함께 귀국 직후 기자회견장에서 “아들아 사랑한데이”라고 말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것이 아버지의 마음이고 부모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청와대 협박전화와 같은 엄청난 행위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나도 아버지의 아들이었고, 지금은 내 아들딸의 아버지다. 그러니 그 아버지의 말처럼 우리 모두 ‘돌아온 아들’을 사랑해야 한다. IS로 간다는 그 아들로부터는 아직 소식이 없다지만, 그 아들도 무사히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기도해야 한다.

사랑이 매보다 더 강하다는 사실은 불변의 진리일 것이다. 그래서 철학자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는 “사랑의 힘 앞에서 굴복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랑은 그런 커다란 힘이기에 세상에서 가장 의미 있고 아름답다”고 밝혔다.

노란 리본을 건 ‘추억의 팝송’처럼 우선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사랑해야 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사랑해야 한다.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아이를 사랑해야 하고, 교사와 학생이 서로 사랑하고 존경해야 한다. 정치인이 국민을 사랑해야 하고, 국민이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더욱 고객들과 친지를 사랑하려 한다. 기업인으로서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결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그들은 물론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문화까지도 나는 사랑하려 한다.

나는 이제 더 많은 노란 리본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건 내 곁에서 멀어진 사람들을 향해 “노란 리본을 참나무에 걸어주오”라는 노래를 목청껏 부르기 위해서다. 또 나로 인해 마음 상한 사람들에게 노란 리본을 전해주기 위해서다. 내 마음의 참나무에는 지금 온통 노란 리본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 ■

글_노규수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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