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학기 증후군의 해결법을 제시하는 임영주 교수
▲ 신학기 증후군의 해결법을 제시하는 임영주 교수

어느덧 새 학기가 되었다. 자녀를 새로운 교육기관이나 학교에 보내는 것은 기쁨과 걱정이 교차하는 일이다.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아이를 품 안에서 떼어놓아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모는 전전긍긍하기 마련이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겪는 신학기 증후군,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좀 더 행복한 어린이집 또는 학교생활을 선물할 수 있을까.

# 어린이집_ 국공립 고집하기보다 교사와 교육프로그램 눈여겨봐야

최근 잇따른 어린이집, 유치원 아동학대 파문으로 부모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보건복지부는 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어린이집 CCTV 녹화 한 달간 보관하기와 보육교사의 전문지식과 소양을 검증하는 국가시험을 도입해 함량 미달의 보육교사를 거르겠다는 등의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그와 함께 부모들도 자녀를 안전하게 맡길 어린이집을 찾느라 고군분투했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경우도 있다.

# 교사의 자질이 교육의 질을 좌우
기존에는 교사 1인당 원생 수, 통학거리, 교재•교구, 교육프로그램 등을 꼼꼼히 살펴봤지만, 이제는 CCTV 설치 여부가 어린이집 선택에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렸다. 그와 함께 국공립 어린이집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지만, 입소 가능한 국공립 어린이집은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사립이라고 해서 국공립보다 수준이 낮거나 교사의 자격증이 다른 것이 아니다. 어린이집을 선택할 시에는 외부적인 규모나 시설보다는 통학거리와 아이가 지낼 교실의 내부 환경 그리고 교사의 자질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유아교육이야말로 교사의 자질에 좌우되는 측면이 크므로 현관에서 부모와 아이를 맞이하는 교사와 원장의 표정이 밝고 환한지를 확인하자. 그리고 상담 시간 역시 어린이집의 교육적 마인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니만큼 원장과 교사의 언어와 태도를 눈여겨봐야 한다. 또한, 상담 시에는 불필요한 프로그램은 없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잘 짜인 국가 수준의 ‘누리과정’에 오히려 충실하지 못하다는 방증일 수 있기 때문이다.

# CCTV 확인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와의 대화
CCTV는 현장 녹음이 안 되고 단편적인 영상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감정적인 학대나 무관심을 확인하기 어려울뿐더러, 사태의 발단과 원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그러므로 CCTV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일 뿐, 교사와 어린이집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자녀와 늘 소통하는 부모의 자세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아이가 기관에서 하원했을 때 자연스럽게 아이의 일상을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혹시 우리 아이에게도 무슨 일이?’라는 걱정으로 추궁하듯이 묻지 말고, 어린이집을 다녀온 아이를 반갑게 맞이하고 아이의 말을 즐겁게 들어주는 것이 아이의 적응을 돕고 일상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아이라고 해서 표현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부모와의 자연스러운 교감만큼 정확한 장치는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아이의 행복한 사회생활에 부모도 동참해야 한다.

# 초등학교_ 학교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주고 긍정적인 말을 해줘야
신학기가 다가오면서 처음으로 자녀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초보 학부모들의 마음이 분주하다. 학습의욕 저하, 왕따, 학교생활 부적응 등의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요즘, 아이의 학교생활의 첫 단추를 잘 끼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 아이와 함께 학교를 둘러보라
학교는 가정과 사회를 연결하는 징검다리이자 아이들이 처음 경험하는 단체생활의 장소다. 또한, 협동과 배려를 경험하고 법과 규칙을 준수하는 습관을 기르는 등 아이가 장차 어른이 된 후에도 사회생활을 올바르게 해 나가는데 필요한 기초 교육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이토록 중요한 초등학교 입학이지만, 유치원 적응도 만만찮았던 아이라면 또 다시 시작될 학교생활에 부모들은 밤잠을 설칠 정도라고 한다.
그렇다고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기보다는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와 함께 입학한 학교를 돌아보며 부모의 추억담을 들려주기를 권한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학교를 둘러보는 것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주는 동시에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더불어 집에서 학교까지 걸리는 시간을 미리 파악해볼 수 있어 지각하지 않도록 지도할 수 있다.

# 선행학습보다 생활습관을 돌봐줘야
그리고 학교생활에 필요한 약속과 질서를 지키고 과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 등은 가정에서  함께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스로 잘하는 아이는 단체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적고 적응도 빠르게 하기 마련이다. 무리한 선행학습보다는 정면을 바라보는 강의식 책상배치 등 유치원과는 다른 물리적인 환경부터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생활습관을 돌봐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초등학교는 유치원보다 학급 인원수가 많으므로 교사와의 친밀한 관계가 어려울 수 있고, 또 비교적 활동적이고 자유로운 유치원 수업과는 달리,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전체적으로 규모도 크고 반 친구들도 많은 등 여러 면에서 환경이 새롭다. 이에 자녀가 아침 등교 시간에 맞춰 일어날 수 있는지, 알림장을 쓸 수 있는지, 시간표에 맞춰 교과서를 스스로 챙길 수 있는지 등과 같은 전반적인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아이보다 부모의 불안이 더 큰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자녀에게 ‘불안’과 ‘부담’을 주는 말을 하기보다 학교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주고 긍정적인 말을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_임영주 교수
부모교육연구가, 신구대학교 유아교육과 겸임교수, 아동문학과, EBS자문위원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아이와 부모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bumo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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