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력 위한 연구개발 보다 패키지, 상표권 등 겉모습이 더 중요하게 부각 ‘문제’

 
 
“붕어빵에 붕어가 들어가나?”

최근 한 지인이 화장품 성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던진 농담이다.

화장품사들이 광고를 하면서 고가의 화장품 성분을 컨셉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성분이 실제 들어가 있는지, 원산지는 어디인지, 얼마만큼의 함량이 들어갔는지 소비자들이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마케팅이나 패키지 등 겉모습을 치장한 화장품만 볼 뿐 실제 효능, 효과에 대한 이야기는 뒷전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중국 특수가 시작되면서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의 제품력에 대한 연구개발 노력은 더욱 더 감소되고 있는 추세다.

화장품 브랜드숍 등장과 함께 화장품 원가가 공개되면서 이른바 ‘저렴이’ 화장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마진율을 높이기 위해 제품의 원가를 줄이는 것은 일반화 되었으며, OEM 분야의 성장으로 화장품 기술력이 평준화되면서 주요 성분이나 효과 보다 원가를 먼저 산정하는 현상이 전체 화장품 업계에 일반화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중국 특수로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화장품 성분과 제품 유형, 가격대 등이 확대되면서 유사 제품들이 크게 늘고 있으며, 마진율을 높이기 위해 낮은 원가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례로 그동안 국내 마스크팩 시장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마스크팩을 구성하는 시트나 에센스도 다양한 유형과 제품들이 출시되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인들이 일본산 시트를 선호하면서 관련 오히려 마스크팩 제품들은 과거의 시트 마스크팩으로 돌아가고 있다.

화장품 성분도 마찬가지다. 세계 화장품 시장의 동물실험 반대 움직임에 따라 관련법까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동물성 유래 성분인 마유, 당나귀유, 해삼과 달팽이 점액질 등을 함유한 제품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제품 패키지 디자인이나 용기는 어떨까. 지난 반세기 국내 화장품 업계는 다양한 유형의 패키지 디자인과 용기들이 만들어 졌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은 비슷한 디자인과 저렴한 용기로 무장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중국 특수 화장품 용기만을 고집해 용기 시장도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결국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는 아름다움을 만드는 사람, 즉 장인이나 과학자의 영역이 아닌 판매를 위한 장사의 영역에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 반세기 동안 장족의 발전을 만들어 온 국내 화장품 업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세계 10위권의 화장품 시장. 아시아의 맹주가 된 오늘날 국내 화장품 중 전세계에서 사랑 받는 명품이나 20년 이상 사랑 받으며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하는 장수 브랜드가 단 한 개도 없다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아예 상표권 분쟁이 주요 이슈가 되었다. 우리나라 화장품 업계가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미투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제품의 영역이었다. 효능이나 패키지, 특별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제품 가격대를 낮추는 것. 또한 그동안 해외에 의존해 왔던 원료나 부자재를 국산화해 고부가가치 산업을 만들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의 유사 제품은 상표까지 그대로 카피해 상도의조차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화장품 역시 소비재다. 결국 소비자들이 구매했을 때 그 가치가 있고, 이는 다시 기업의 영업 행위 영위와 연결되어 진다. 하지만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의 모습은 도를 넘고 있다. 어느 순간 ‘장인은 없고 장사꾼’만 남은 셈이다.

최근 화장품 기업들이 제조시설이나 연구소를 없애고 화장품 유통이나 영업, 마케팅에만 집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구원을 보유한 이들도 줄고 있고, 화장품을 직접 개발하기 보다는 특정 제조사들에게 ODM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화장품 산업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트렌드 제품을 만들기 쉬워졌음을 의미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화장품을 연구개발하는 기업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별할 게 없는 붕어빵이지만 최근 붕어빵도 다양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백화점에서도 판매될 정도로 발전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가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팥빙수, 커피류 등도 메뉴와 유통들이 진화했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들 업계가 오랫동안 존속하기 위해서는 맛이 있어야하고, 머물지 않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메뉴 개발과 업그레이드된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

화장품 역시 마찬가지다. 일시적인 유행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지만 오랫동안 재구매가 이어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제품력은 필수다. 또한 머물지 않고 오랫동안 연구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이른바 명품이라고 불리는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한가지 성분, 한가지 제품, 한가지 차별성을 오랜 시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온 결과다.

우리나라 화장품 업계도 이제는 제품 판매가 아닌 사람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트렌드 제품 일색이 아닌 하나의 아이덴티티를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자신들만의 컬러와 제품력으로 무장한 화장품들이 늘어나고, 이러한 결과물이 좋은 결실을 만드는 시장 형성을 기대해 본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최지흥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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