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노규수 해피런(주) 대표>
▲ <사진 : 노규수 해피런(주) 대표>
어제 4.29재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선거결과는 여당의 압승이라고 한다. 선거 직전 여권 인사들의 ‘비리목록’이라는 ‘성완종 리스트’가 터져 여당의 고전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어쩌면 세상살이 자체가 선거일지 모른다. 선거처럼 나를 좋아하는 사람, 나를 뽑아주는 사람을 많이 확보해야 인생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당장 나를 좋아하고, 나를 뽑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결혼도 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은 포기하지 말고 팔자소관(八字所關)의 수정에 나서야 한다. 처갓집 말뚝 보고도 절을 해서 나를 좋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선거, 즉 어느 지역 또는 집단의 대표나 대리인을 뽑는 결전장에는 민심(民心)이자 천심(天心)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으로 뽑는 것 같지만, 결국은 그것이 바로 하늘의 뜻이라는 의미다. 그 사람들이 바로 백성(민. 民)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원래 민(民)의 어원은 사람의 눈(目)과 여럿을 뜻하는 열십(十)의 합성이라는 것이다. 

이번 선거를 지켜보면서 필자는 다시 한 번 민심이 천심임을 느낄 수 있었다. 정치투쟁 보다는 민생안정을, 여의도 정치인보다는 지역 일꾼이 바로 백성들(민. 民)의 선택이었다. 

선택받는 지도자는 정치인만이 아니다. 한 기업을 책임지는 경영자도 지도자이기에 늘 사업의 동료 친지, 주주 및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기업 지도자의 사명이다. 

물론 경영자인 필자도 마찬가지다. 믿고 따르는 임직원과 친지들에게 ‘행복(happy)’을 심어주어야 한다. 또 불법다단계추방 시민운동의 마무리를 위해 아직도 ‘지하철 2호선’에서 내리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사람들, 즉 사이비 네트워크마케팅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대안’을 전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필자는 주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임직원들이나 친지들을 가장 좋아한다. 

그런 사람들은 ‘인생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또 그들은 실패하더라도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표’로 인해 재기할 수 있다. 

한 예를 들자. 1998년 IMF와 함께 불어 닥친 벤처열풍에 전 재산을 투자한 사람이 있었다. 잘 다니던 직장에서 명퇴당한 그는 퇴직금과 정부의 창업자금도 모자라 집 담보로 돈을 빌려 IT업종에 선뜻 대들었다가 경험과 정보 부족으로 몇 년 만에 빈털터리가 돼야 했다. 

도산한 그 사람은 할 수 없이 전 직장동료가 창업한 인테리어 회사에 품팔이 막노동자로 나가야 했다. 그나마도 불러 주어야 일할 기회가 있는 것이고, 일거리가 없으면 공원에 나가 스포츠신문이나 뒤적이는 신세였다. 

그가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직장동료로부터 배신감을 느낀 것은 제때 주지 않는 일당 때문이었다. 분명히 원청회사로부터 인테리어 공사비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같은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자신에게까지 툭하면 돈 결제를 못 받았다는 거짓말로 차일피일 미루기 일쑤였다. 

같이 일하는 인부들도 대부분 불만이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에게 일당을 몇 달씩 미루고 안주는 것은 죽으라는 말이었다. 

결국 그 사람은 직접 인테리어 사업에 나섰다. 일거리가 생기면 같이 동료 인부들에게 우선 기회를 주었다. 몸으로 때우는 ‘노가다의 원칙’은 단 한 가지, 인부들의 일당지급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는 원청업자로부터 공사비를 받으면 인부들의 일당 먼저 챙겼다. 원청업자에게 사정이 생겨 약속 날자가 지켜지지 못할 경우 바로 인부들에게 알려 양해를 구했다. 당시 인터넷 송금이 어려웠던 시절인지라 밤 12시일지라도 결제를 받는 날이면 일당을 봉투에 담아 밤새 인부들의 집을 돌며 일일이 지급했다. 

그것이 그 사람을 ‘사업 선거’에서 이기게 한 원동력이 됐다. 인부들은 일당에 대한 불안이 없어지자 더 열심히 일해 주었다. 밤늦게 일당을 들고 오면 오히려 “내일 낮에 받아도 되는데 왜 왔느냐”고 걱정이었다. 

그 사람은 결국 재기해 현재 큰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할 만큼 성공했다. 배경은 바로 인부들의 도움. 인부들 스스로 영업사원이 되어 어디에서든지 공사판이 벌어지면 달려가 “우리 회사 사장이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니 우리에게 인테리어를 맡겨 달라”고 부탁한 결과였다. 

그것이 바로 공자가 말한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의 원칙이라는 생각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섭공(葉公)이라는 제후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이 나라에 문제가 있었는지 백성들이 날마다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떠나니 인구가 줄어들고, 세수가 줄어들어 큰 걱정이 아닐 수 없었다는 것이다. 

마치 탈북자가 늘어나는 북한 정권과 같이 초조해진 섭공(葉公)이 공자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선생님, 날마다 백성들이 도망가니 천리장성을 쌓아서 막을까요?” 

잠시 생각하던 공자(孔子)가 남기고 떠난 말이 바로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이번 재보궐 선거를 지켜보면서 필자는 ‘인생선거’와 ‘사업선거’가 무엇이지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글_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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