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업종 화장품 진출 봇물…양적 성장 아닌 질적 성장 필요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가 뜨겁다.

세계적인 불경기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화장품 업계 행보에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는 화장품 관련 주식과 중국 특수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이른바 ‘로또 화장품’ 등장 등으로 새롭게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

제약과 병원은 물론, 최근에는 패션, 유통, 건설, 숙박업, 유아용품, 심지어 연예 기획사, 자동차 용품 기업들까지 화장품 업계에 뛰어들면서 화장품 업계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처럼 부상하고 있다.

과연 이들 기업들이 모두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한 것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어떤 목적으로 진출했고, 어떤 목적으로 화장품 사업을 마케팅으로 활용했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겠지만 어떤 화장품을 론칭했고, 어떤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었느냐로 본다면 사실 성공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기업은 아직 단 한곳도 없다.

그동안 수많은 타업종 기업이 화장품 업계에 뛰어들었지만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또한 이른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면서 기존 사업 이상으로 성과를 올린 곳도, 기존 사업에 버금가는 인지도를 구축한 곳도 없다.

거대한 유통을 갖고 있어도,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어도, 화장품 업계란 곳이 진입은 쉽지만 성공은 어려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70여년에 불과한 짧은 역사를 갖고 있는 시장이지만 짧은 시간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해외 화장품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만큼 치열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또한 그럼에도 세계 시장에 당당하게 내놓을 수 있는 소위 ‘명품’ 화장품 브랜드가 없다는 것은 여전히 어렵고 힘든 시장임을 대변해 준다.

화장품 사업이라는 것이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단순히 돈만 있다고 해서, 유통만 있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방문판매의 대표 사업인 정수기 사업의 빅3 기업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이나 자본과 유통망을 자랑하는 건설사, 유통사 등이 화장품 사업체 뛰어들었지만 답보 상태에 있는 것은 이를 증명한다.

또한 확고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제약사들과 병원 등의 화장품 진출이 한계에 부딪치고, 다양한 유통과 빠른 트렌드를 자랑하는 패션 기업들이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철수한 사례들도 적지 않다.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국내 화장품 시장의 양대 산맥임에도 해외 시장에서 더딘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짧은 화장품 역사, 선두 브랜드들이 장악한 시장 선점의 어려움, 브랜드 인지도의 부재, 꾸준한 연구 투자 노력의 어려움, 각국의 특이한 유통 구조 적응 및 시장 분석의 어려움 등이다.

또한 최근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인 P&G가 내적 어려움으로 화장품 브랜드들을 매각할 계획이라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오랫동안 브랜드를 유지하고 장수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국내 화장품 제조판매업자들과 제조업자들을 더하면 우리나라에서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7000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중 연간 1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기업은 절반가량이다.

이는 국내 내수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동시에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타업종의 성장도 답보 상태임을 증명해 주는 지표다.

분명 대한민국 화장품 시장은 양적 성장을 하고 있다. 어려운 경기에도 불구하고 외형은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대한민국 화장품 시장의 위상도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그리고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이른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 노력과 아름다움을 만들어 간다는 장인 정신이 필요하다.

 
 
돈만을 바라보는 사업은 결코 오래가지도, 성공하기도 힘들다는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최근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타업종 기업 중 자체 제조 설비를 갖고 있거나 연구소를 운영하는 기업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더불어 중국 시장만을 보는 화장품 사업, 상장을 위하거나 주식 상한가를 노리는 마케팅 등도 지양되어야 할 모습이다.

소비자들을 위한다면 돈이 아닌 아름다움을 만드는 장인, 그리고 오랫동안 사랑 받는 장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이른바 원조 로또 화장품으로 불리는 중국 특수 화장품들이 로또 화장품이라고 불린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지금의 성공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유사 제품, 짝퉁 제품으로 성장세를 만든 기업들은 모르겠지만 처음이라는 이름을 내건 기업들은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과 오랜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다.

세상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화장품은 돈이 아닌 아름다움이라는 가치에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아는 기업들이 화장품 업계에서 성공이라는 이름을 쓰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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