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드레스 자태에 아찔한 섹시함은 보너스

# ‘제2의 오인혜’로 이름을 알린 배소은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4일 오후 7시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영화 축제에 돌입했다.
 
배우 안성기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 사상 첫 외국인 MC로 발탁된 중국 여배우 탕웨이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는 이병헌, 장동건, 정우성, 한가인, 공효진, 문근영 등 국내 톱 배우들은 물론, 박근혜, 문재인 등 대선주자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 올해 개막작인 홍콩 영화 ‘콜드워’의 주연배우 양가휘와 곽부성을 비롯하여 여배우 장쯔이와 장바이즈(장백지)도 한국의 허진호 감독, 배우 장동건과 호흡을 맞춘 영화 ‘위험한 관계’의 히로인 자격으로 영화제에 참석하여 해외 게스트 또한 화려한 면면을 자랑했다.
 
특히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는 그야말로 별들의 전쟁을 방불케 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 동선은 작년과 달리 레드카펫을 관객석 중간을 관통해 무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성해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스타들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그 어느 해보다 관객들의 반응을 현장에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매해 레드카펫 현장에서 과감한 노출과 스타일리시한 감각, 당당한 애티튜드로 플래시 세례를 받은 여배우들이 새로운 스타로 등극하기에 올해 역시 누가 부산국제영화제의 여신으로 떠오를지 뜨거운 관심으로 레드카펫 현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 2007년 파격적으로 가슴을 과감히 드러낸 흰색 롱드레스로 기존의 청순한 이미지를 단번에 섹시한 이미지로 바꿔놓으며 레드카펫 스타가 된 김소연. 또 지난해 영화제에서 신인배우라 드레스 협찬 받기가 어려워 백지영이 입었던 드레스를 리폼해서 입었다는 오인혜는 가슴을 거의 다 드러낸 주황색 드레스로 검색어 1위에 오르면서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각인시키기도 했다.
 
이와 같이 레드카펫은 단순히 여배우들의 드레스 자태를 뽐내는 선의의 각축장을 넘어 무명 배우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하는 새로운 스타 탄생의 장이요, 여배우들의 목숨을 건 자존심 대결의 장으로까지 발전되었다.
 
▲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과다한 노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배소은
▲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과다한 노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배소은
그렇다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의 히로인은 누구일까? 우선은 영화 ‘닥터’의 주연을 맡은 신예 배소은이 시선 끌기에 성공한 듯 보인다. 현재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에 랭크된 배소은은 무희처럼 가릴 곳만 간신히 가린 아슬아슬한 누드 톤의 실크 드레스를 선보여 ‘제2의 오인혜’라 불리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드레스 룩으로 보자면 워스트에 가깝다는 평.
 
어쨌든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리는 데 성공을 거둔 배소은의 대담한 패션은 노골적인 섹시함보다는 우아함, 혹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섹시함에 초점을 맞춘 다른 여배우들과 상당한 대조를 이루었다. 특히 평소 글래머러스한 몸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던 연예계의 대표적 베이글녀인 박시연, 조여정, 남규리, 전혜빈 등이 이번 레드카펫에서는 파격적인 노출보다 절제된 우아함으로 품격 있는 섹시함을 연출했다.
 
# 우아함과 섹시함의 조화, 박시연, 김아중, 이하늬
 
▲ 블랙과 그레이 컬러로 카리스마와 우아함을 적절히 살린 여배우들
▲ 블랙과 그레이 컬러로 카리스마와 우아함을 적절히 살린 여배우들
▲ 이번 레드카펫에서도 여전히 여신 분위기의 페미닌하고 로맨틱한 디자인이 사랑받았다
▲ 이번 레드카펫에서도 여전히 여신 분위기의 페미닌하고 로맨틱한 디자인이 사랑받았다
이와 같이 이번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면 전체적으로 우아함을 살린 가운데 앞부분의 트임 혹은 시스루룩처럼 부분적으로 섹시함을 강조한 반전 의상이라 하겠다.
 
블랙 컬러의 스팽글 드레스에 앞부분에 아찔한 세로 절개선이 들어가 있는 의상을 선택한 박시연은 70~80년대의 여배우를 보는 듯한 고혹적이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단연코 베스트 드레서로 꼽힐만하다.
 
또 김아중은 레드카펫 베테랑답게 보디라인이 강조된 스팽글 장식의 그레이 컬러 드레스로 레드카펫을 장악했다. 특히 다리 라인이 시스루로 처리되어 은근한 섹시미가 한껏 배가되었다.
 
김아중과 함께 수지, 문근영, 박하선 등 역시 다리 라인을 시스루 처리한 드레스로 은근한 매력을 드러냈으며, 강소라와 구은애 등은 글래머러스한 가슴 라인을 드러내되 다른 부분의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여 강약을 조절한 패션을 선보였다.
 
매번 완벽한 드레스룩으로 찬사를 받던 인형 같은 몸매의 소유자 김사랑은 레이어드된 화이트 튜브톱 시폰 드레스로 우아함을 한껏 강조했다. 섹시한 드레스 룩을 기대했던 팬이라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튜브톱으로 가녀린 어깨와 목선, 쇄골을 드러내며 여성미를 부각시킨 모습은 또 다른 매력을 어필하기에 충분했다.
 
컬러별로 살펴본 여배우들의 드레스 룩도 흥미롭다. 어느 영화제 레드카펫에서나 사랑 받는 블랙 컬러는 이번 영화제에서도 단연코 베스트 컬러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블랙을 사랑한 여배우들 틈에서 어느 해보다 다양한 컬러 선택도 눈에 띄었다.
 
▲ 블랙 컬러의 드레스 일색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컬러로 영화제에 활기를 불어넣은 여배우들
▲ 블랙 컬러의 드레스 일색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컬러로 영화제에 활기를 불어넣은 여배우들
이윤지는 다소 소화하기 어려운 눈에 띄는 샛노란 드레스를 자신만의 건강하고 섹시한 매력으로 소화해냈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문근영은 속이 비치는 블루 드레스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국민 여동생의 이미지를 벗고 성숙한 매력을 뽐냈다.
 
이밖에도 고아라와 조여정은 빨간색, 문정희는 보라색, 한혜진은 자주색 드레스로 레드카펫에 가을색을 더했다. 특히 이하늬는 몰라 볼 정도로 무척 슬림해진 모습으로 와인 빛 드레스 룩을 선보였는데, 예전의 풍만한 아름다움은 아니지만 옛날 할리우드 여배우를 보는 듯 고전적이고 복고적인 아름다움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 워스트 드레서는 구혜선, 문소리, 배소은
 
▲ 워스트 드레서로 꼽힌 문소리와 구혜선
▲ 워스트 드레서로 꼽힌 문소리와 구혜선
반면에 워스트 드레서로는 구혜선이 꼽혔다. 그녀는 이번 영화제에 배우가 아닌 감독의 자 격으로 참석, 화이트 톤의 실크 재킷과 핫팬츠, 하이힐의 패션을 선보였는데, 그녀의 환한 미소가 아까울 만큼 패션은 테러리스트에 가깝다는 혹평을 들어야만 했다. 개성도 중요하지만 턱시도와 드레스로 격식을 갖추어야하는 영화제라는 자리에 구혜선의 옷차림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문소리 또한 워스트 드레서의 불명예를 안았는데, 가슴선과 다리선이 드러난 다소 파격적인 화이트 드레스를 입었음에도 길게 늘어뜨린 흑발의 생머리와 밋밋한 메이크업 등으로 전체적으로 그녀만의 고급스러운 매력이 어필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영화제의 레드카펫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된 배소은 역시 과다한 노출과 멀리서 보면 아무것도 입지 않은 듯한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는 드레스 컬러로 워스트의 명단에 올랐다.

한편 기존 영화제 기간보다 하루가 더 늘어난 10일 간 개최되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 75개국에서 온 영화 304편을 11개 부문에서 소개한다. 특히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 93편(장편 66편, 단편 27편), 국내에서 처음 상영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39편(장편 34편, 단편5편)이 초청됐다.

▲ 남자 배우들 역시 완벽한 핏의 턱시도 차림으로 레드카펫의 열기를 북돋았다
▲ 남자 배우들 역시 완벽한 핏의 턱시도 차림으로 레드카펫의 열기를 북돋았다

김수진 기자 sjkimcap@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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