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달여 동안 국민들을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소강 국면을 넘어 종식 선언 단계에 접어들었다.

메르스로 인해 우리 사회는 큰 희생을 치렀다. 현재까지 36명이 사망했고 총 1만6천여명이 격리자로 분류돼 일상생활에 적잖은 불편함을 겪었다.

때 아닌 전염병 확산에 국내경제 또한 큰 생채기를 입었다. 화장품산업 역시 대표적인 메르스 피해업종 가운데 하나로 지난 두 달 여 간 몸살을 앓았다.

오랜 내수경기 침체를 방한 외국인 수요로 간신히 만회하고 있던 터였는데 갑작스런 메르스 사태에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것이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월에 비해 41%나 감소한 75만 여명 수준에 그쳤다. 그중에서도 통 큰 씀씀이로 화장품업계의 환대를 받았던 중국인 방한객은 45%가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주요 면세점과 관광상권에 위치한 로드숍들의 매출이 격감했고 상장·등록 화장품기업들의 주가는 연일 하향곡선을 그렸다.

앞으로 OEM·ODM, 원료, 부자재를 비롯한 관련 산업에까지 2차, 3차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업계가 메르스 충격파를 넘어서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국내 최대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다음 달 중순부터 4회에 걸쳐 해외 고객 및 유통 관계자, 언론인 등을 한국에 초청해 팸투어 행사를 갖기로 했다.

한국산 화장품 구매 큰 손인 중국과 홍콩은 물론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까지 200명이 넘는 인원이 이번 팸투어의 초청 대상이다.

이들은 2박 3일 동안 제주도와 서울의 주요 관광·쇼핑명소를 둘러보고 아모레퍼시픽 사업장에도 방문해 다양한 프로모션과 함께 체험활동의 시간을 갖게 된다.

비록 아모레퍼시픽이 주도하는 행사지만 그 효과는 침체에 빠진 국내 관광·유통산업 전반을 다시 활성화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LG생활건강 또한 어려운 시기를 맞아 상생의 미덕을 발휘했다. 메르스로 인한 경기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들에게 7월분 구매대금을 앞당겨 지급한 것이다.

총 460억원이 조기 집행되면서 210여 하도급 업체들의 자금 운용에도 숨통이 트였을 것이란 평가다.

메르스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한 화장품기업들의 노력은 이처럼 방한 관광객 수요 및 소비심리 회복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미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었지만 화장품업계는 미뤄뒀던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일제히 개시하며 여름 비수기를 정면 돌파할 태세다.

정점은 다음달 21일부터 시작되는 ‘코리아그랜드세일(Korea Grand Sale)’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외국인 여행객 유치와 소비 확대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규모 프로모션 행사로서 2011년 이후 지금까지 관광 비수기인 겨울 시즌 맞춰 진행돼왔다. 하지만 특수한 사정이 있는 올해는 조기에 실시키로 하면서 화장품업계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참여 열기가 뜨겁다.

10월 3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행사에는 아모레퍼시픽이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계열 브랜드숍을 포함해 적극 동참하기로 했으며 대한화장품협회 또한 회원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모 화장품기업 관계자는 “메르스 공포가 한창일 때도 화장품회사들이 앞다퉈 손소독제를 기증하는 등 모범적으로 사회공헌을 실천한 바 있다”며 “그 후유증을 극복하는데도 화장품업계가 힘을 합치면 보기에도 좋고 효과도 더 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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