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중국 화장품 관련 규제 강화 등 후폭풍…내수 강화 노력 절실

 
 
국내 화장품 업계에 중국발 후폭풍이 거세다.

올해 중순부터 강화된 중국의 화장품 관련 규제와 5월 말 시작된 메르스 사태 여파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의 위원화 가치 하락으로 중국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지나친 중국 일변도 화장품 사업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중국 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일부 화장품 기업들에서는 내수 시장 강화와 틈새 공략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식적인 화장품 수출의 60% 이상을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 국가에 집중하고, 위생허가 없이 불법, 편법 유통되는 물량이 계속적으로 늘어난 것이 이번 메르스와 중국의 화장품 규제 강화로 큰 타격을 입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특수에 집중하면서 국내 내수 시장 유통망 확대 등에 주춤하면서 메르스 사태 등으로 중국 관광객 대상 유통 타격이 국내 화장품 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된 것이다.

뒤늦게 국내 기업들이 내수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정부 차원의 관광객 유치전이 진행되었지만 중국 중심의 내수 구축과 경기 침체의 그늘로 여전히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실제로 최근 정부의 범국가적 차원에서 관계부처들이 다양한 아이템으로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예정보다 빨리 진행하는 강수를 두었지만 추경 예산 편성의 실패 등으로 많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음에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일부 기업과 전문가들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수부터 탄탄하게 다지는 작업을 통해 브랜딩을 다시 시작해야 된다는 이야기다.

 
 
정공법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진행 중인 아모레퍼시픽의 행보가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의 모습은 어느날 갑자기 중국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이른바 로또 화장품으로 불리는 제품의 거품이 빠지면서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단계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기업의 탄탄함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철저한 브랜딩을 통해 국내 내수부터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왔으며, 중국 특수만 공략하기 보다는 다음 시장을 겨냥, 이미 아세안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지 법인 설립과 생산 기지 구축, 상표권 등록과 위생허가, 현지 연구소를 통한 제품 현지화와 현지 상황에 부합되는 독자적인 마케팅 구축 등 한발 앞선 행보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여전히 음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특판 영업의 질적 향상을 통한 틈새 공략을 제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례로 한국 목욕업 종사자 연대 이승섭 위원장은 화장품 특판 영업의 한 분야인 목욕업 시장 공략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1997년부터 확대되기 시작한 찜질방의 확대로 현재 전국의 목욕업소는 3만개에 달하고 있으며, 해당 종사자는 3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음에도 목욕업소에 공급되는 목욕 용품들이 낙후되어 시장 발전이 없는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일명 ‘세신사(때밀이)’로 불리는 목욕 관리사들이 사용하는 제품들은 낙후한 환경을 벗어나지 못해 고객들이 제품 사용으로 트러블 등이 발생되어 클레임을 거는 사건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승섭 위원장은 이러한 부분을 틈새로 보았다. 그는 목욕 관리사들에게 공급되는 제품들을 화장품 기업들이 특화된 서비스로 개발해 공급한다면 큰 시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 여대학생이 개발해 특허 등록된 ‘마이다스 장비’를 도입해 목욕 관리사가 자주 사용하는 비누를 클렌징으로 전환하고, 샴푸와 린스 등을 고객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어 화장품 기업들이 방문해 충전하는 방식을 사업 모델로 제시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승섭 위원장은 “국내 목욕업은 그동안 시장 외형은 커졌지만 다양한 제도적인 문제 등으로 낙후된 환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화장품 업계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의 발전과 더불어 그동안 음지에 있던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는 의견들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새로운 사업 모델 제시로 성공적인 사업 전개를 증명한 곳도 있다.

 
 
지난해 말 넥스젠바이오텍의 이선교 대표는 피부관리사의 현장 경험과 기업의 제품 노하우가 융합된 공영화된 시스템인 'Commonwealth'를 에스테틱 업계의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제안했다.

이 시스템은 프랜차이즈와 달리 일체의 가맹비, 인테리어비, 교육비, 홍보비, 일정 금액 이상의 제품 구매 등이 없는 것이 강점이며, 오랜 경력을 갖고 있거나 이제 막 피부관리실 운영에 나선 원장들을 네트워크 형태로 묶어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한 해당 그룹에서 현장을 통해 필요한 제품을 기업에 요청하고, 함께 고민해 전문화된 기술을 적용한 차별화된 제품을 맞춤형으로 이른바 OEM 공급하는 형태다.

이선교 대표는 이러한 시스템을 시장에 적용했고, 실제로 큰 효과를 얻었다. 넥스젠바이오텍 파트너 피부관리실들의 관리 매출은 물론, 제품 판매를 통한 매출도 크게 증가한 것이다.

또한 넥스젠바이오텍 파트너 피부관리실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파트너사도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출발 당시 50여개였던 파트너 관리실은 2~3배가 늘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국내 화장품 내수 시장에도 분명 틈새가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은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들어 온 이야기다. 어느 것이든 기본이 충실할 때 큰일도 잘 할 수 있다는 소리다.

이제는 중국 특수만 바라보기 보다는 국내 내수 시장을 탄탄하게 다지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개척할 시장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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