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파워 블로거 래, 인기 유투버 김나영이 전하는 ‘파워 블로거’ 이야기

 
 
온라인과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은 1인 미디어 시대라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는 미디어 산업은 물론 산업 전반에 걸친 마케팅의 모든 고정 관념을 바꾸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산물 중 하나가 바로 블로그와 유투브다. 취미 생활처럼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담던 플랫폼은 확산이라는 새로운 문화와 함께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되면서 블로그와 유투브는 마케팅의 주요 도구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블로거와 유투버들은 자신들의 이름 앞에 ‘파워’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되었고, 하나의 직업군을 넘어 이제는 인기 스타 이상의 영향력과 수익을 만들고 있다.

특히 이러한 블로거와 유투버의 활동은 사용후기와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재 시장에서 단연 돋보이며, 화장품 분야에서는 가장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

본지는 자국 내에서가 아니라 전세계를 대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블로거 래(Rae)와 김나영(다이앤)을 만나 온라인 세상의 셀럽이 사는 세상을 들어 보았다.

“1년에 평균 2~3번은 브랜드 초청으로 해외 방문”

 
 
팔로워 20여만명을 자랑하며 인스타그램이나 유투브 등에 올린 뷰티 관련 동영상이 최대 50만 뷰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블로거 래와 유투버 김나영이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화장품 브랜드 SK-II의 초청으로 글로벌 뷰티 서클 아카데미 일정 때문이다.

올해만 일본, 싱가포르, 한국까지 SK-II 행사에 3번이나 초청 받았던 그녀들이 뷰티 분야의 블로거와 유투버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각각 5년과 4년. 짧은 시간이지만 그녀들이 운영하는 블로그와 유투브, 인스타그램 등은 미국 내에서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인기 플랫폼이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과 인문학을 전공하고 변호사 준비를 하다 블로거가 되었다는 래는 올해 한국 나이로 27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태어나서 처음이다. 부모의 땅을 처음 밟은 그녀가 느낀 감동은 남다르다. 하지만 무엇보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한국 뷰티에 대해서 한 층 더 알 수 있게 된다는 설렘이 앞선다.

부모님과 미국으로 이민하면서 6년만에 한국 땅을 밟은 김나영(28살) 역시 오랜만에 도착한 한국은 앞서 방문한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느낀 것과 또 다른 느낌이라고 말한다.

9월7일부터 9일까지 SK-II 행사 일정이 빡빡하지만 오랜만에 찾은 한국에서 가보고 싶은 곳도 하고 싶은 것도 많다.

그중에서도 그녀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화장품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앞서 방문한 일본과 싱가포르, 그리고 한국의 SK-II 팝업스토어의 모습은 달랐다는 것이다. 같은 아시아권 국가지만 문화와 트렌드가 달랐고, 이에 따라 매장 인테리어와 발표 방법, 그리고 주력 제품들이 달랐던 것이다.

올해만 3번. 지난해까지 합하면 총 8번의 SK-II 해외 매장을 방문했던 래는 “일본은 화이트닝 제품을, 중국은 안티에이징 제품을, 한국을 피부결을 보호하는 제품들이 주력 제품이었다”면서 “특히 한국의 경우는 신부웨딩케어 세트가 있어 신기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나영도 “미국에서는 신부웨딩케어 세트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샘플이나 화장품 할인 이벤트가 없다”면서 “나라마다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각국의 화장품 문화와 특징을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블로거 활동 이후 브랜드 초청으로 해외 방문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에 파트너 에이젼트까지 있는 래의 경우는 1년 최대 12번씩 화장품 브랜드 초청으로 해외를 방문한다.

최근 한국 MCN 사업 대표 기업인 CJ E&M 소속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김나영의 경우도 해외 방문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그들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고, 블러거와 유투버의 화장품 업계 영향력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파워 블로거, 인기 유투버 되는 비결이요? 그냥 즐기면 되요~”

 
 
현재 블로거와 유투버 앞에 ‘파워’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는 그녀들이 블로거와 유투버로 활동하게 된 동기는 무엇일까.

래는 대학교 시절 뷰티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취미로 시작했지만 점점 소통에 즐거움을 느끼면서 아예 직업이 된 케이스다. 분야도 블로그와 유투브, 인스타그램까지 다양하게 활동하고, 최근에는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제품 출시, 컨설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던 김나영 역시 평소 피부 고민을 갖고 있다 우연히 본 뷰티 영상에 재미를 느껴 영상 제작을 하면서 유투버의 길을 걷게 됐다. 꿈도 바뀌면서 현재 의과대학 공부를 하고 있다.

취미가 직업이 되고 다시 꿈이 생긴 것이다. 때문에 그들은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것을 즐긴 것이 오늘을 있게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방법적인 측면에서는 래와 김나영은 조금 다르다. 래의 경우는 처음 블로거의 일을 하면서 선택한 것은 ‘럭셔리 마켓’이었다.

고가의 럭셔리 화장품들을 대상으로 후기와 품평, 영상 등을 제작하다 보니 처음에는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다.

하지만 럭셔리 제품을 소비하는 여성들이 사용후기 등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반면 김나영은 관심을 갖게 된 영상 제작에 흥미를 느끼면서 영상 중심의 컨텐츠를 개발했다. 영상 제작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면서 1인 방송 미디어 사업 모델인 MCN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해 CJ E&M과 계약까지 할 수 있었다.

래와 김나영은 활동하는 방법도 차이가 있다. 둘 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에이전시와 계약을 통해 블러거와 유투버 활동을 했지만 활동의 제약도 있고 수익 모델도 크지 않아 다른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김나영이 한국의 비즈니스 파트너사인 CJ E&M과 계약을 했다면 래의 경우는 직접 매니저를 고용해 모든 활동을 자신이 알아서 하고 있다. 주요 국가에는 파트너 관계사가 있지만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래는 “미국에서 블로거와 유투버 등의 활동이 활성화된 시기는 2007년부터지만 미국이라는 특성 때문에 동양인들에게는 기회가 많지 않고, 대우도 좋지 않다”면서 “무엇보다 경쟁이 치열해 자유롭게 활동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래는 돈을 받고 일을 하는 개념이 아니라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소통하는 것을 원했다. 그래서 누군가와 계약하기 보다는 자신이 직접 모든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실제로 래는 유명 브랜드들과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자신의 이름을 건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작업을 진행해 조만간 자신의 이름을 건 마스크팩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평균 수익은 얼마나 될까. 정확한 말은 아꼈지만 이들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파워 블로거들의 연 평균 수익은 20만 달러 정도”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2억4000만원 정도의 수익이다. 세금을 계산해도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다는 이야기다.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 높아지고 있다”

 
 
그들이 바라보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어떤 모습일까. 래와 김나영은 한국 브랜드에 대해 “분명 미국에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다만, 냉정하게 이야기해 아직까지 한국 브랜드의 인지도는 미국에서 높지 않다. 특히 스킨케어의 경우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미국 시장에서 스킨케어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이와 관련 래는 “미국은 저렴한 가격의 스킨케어 제품을 주로 사용하는데, 상대적으로 일본과 한국 제품은 가격이 비싸다”면서 “최근 세포라 등에서 한국 제품들이 입점되어 판매되고 있지만 색조 화장품의 경우도 동양인보다 피부가 두꺼운 미국인들에게 맞지 않는 제품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한국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이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김나영은 “최근 한국 브랜드의 로드숍들이 많이 생기고 있지만 인지도는 아직 낮은 상태”라면서 “특히 미국에 진출한 한국의 유명 브랜드들이 가격대가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래와 김나영 역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자신들 역시 피카소 브러쉬 등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선호하는 제품 등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한국 브랜드와 함께 일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한편 래와 김나영은 파워 블러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마디씩 당부의 말을 전했다.

래는 “처음 시작할 때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함에도 수익 모델이 없고, 힘든 부분도 있어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김나영은 “부담을 갖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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