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에게 다소 생소할지 모르지만, 필자의 회사에는 지역별로 문화원(文化院)이 운영되고 있다. 일반 회사의 지점이나 대리점과 같이 본사와의 연계구조다. 그러나 상업적 회사구조와는 운영상의 명확한 차이를 두고 있기 때문에 ‘문화원’이라고 명명했다. 

필자와 친지들이 문화원을 설립한 기본적인 취지는 새로운 문화운동을 지역적으로 펼쳐나감으로써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자는 의도였다. 

인격체인 ‘나’라는 사람이 미생(未生)이 아닌 완생(完生)으로 살아가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정(情)을 나누고 힘을 합하는 장소다. 

완생(完生)을 위한 프로세스나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는 간단명료하다. 아생(我生)의 논리다. 우선은 나를 이롭게 하고, 가정을 이롭게 하고, 지역사회를 이롭게 하고, 국가를 이롭게 하며, 온 세상을 이롭게 함으로써 ‘인간으로 태어난 자’의 사명을 다하며 살자는 의도다. 

“여보시오~! 나 혼자 먹고 살기도 힘든데 세상을 이롭게 하자니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요?” 

라고 항의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이다. 혼자 먹고살기도 힘든 세상이다. 하지만... 그래서 힘이 모아져야 한다. 

우선 나를 이롭게 하는 문화운동을 벌여 나가면, 그 힘으로 남도 이롭게 할 수 있다는 공동체의 공동목표 수립 및 실천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하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YO(Young Old)세대를 위한 새로운 문화운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역설한 바 있다. 정년퇴직 나이인 55세부터 75세, 더 나아가 85세까지의 신중년(新中年)을 대상으로 한 발언이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상은 우리 사회 전체가 퇴직자들과 노후 세대를 위한 대책이 그리 확실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답답한 실정이다. 청년들도 직업이 없어 연애 결혼 출산 셋을 포기해야 하는 삼포세대라고 일컫는 판이다. 

하지만 좀 더 냉정히 생각하면, 정년퇴직자들을 위한 문화운동은 이들이 생산적인 일을 하게 하는 것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다. 

일단 우리의 현실부터 보자. 법에서 정해 놓은 정년퇴직 나이가 55세고, 그것을 최근 60세로 올리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55세 정년까지 근무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그 증거가 정부 발표다. 

통계청이 지난 7월23일 발표한 ‘경제활동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퇴직연령은 49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오정’, 즉 45세 정년이라는 말이 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50도 되기 전에 직장에서 나와야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문제는 남아있는 시간의 삶이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특징 중의 하나는 55세 이상의 사람들이 최소한 “72세까지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49세에 정년퇴직한 평균치 사람들 입장에서는 앞으로 23년간은 더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환갑인 사람도 앞으로 최소 12년은 더 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이를 YO세대 나이로 보면, 60세가 42세(60×0.7)이기 때문에 환갑 나이일지라도 앞으로 30년은 더 일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일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인간이 일을 하려는 것은 살아있는 생물체로서의 본능이다. 따라서 비록 먹고 살만한 형편이 되는 사람도 혼자 있는다는 것이 미생(未生)이나 다름없기에 72세까지의 사회생활을 희망하는 것이다. 

그러나 100세 인생 시대에 72세는 그저 중간이고 보통이다. 전국에 있는 문화원 친지들 중에도 70 나이는 나이도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YO세대 나이로 49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흔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문화원’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6.25한국전쟁 직후였다. 

자료를 보니 미국공보원 산하에서 활동하던 공보관들이 중심이 되어 지역문화 활동 및 상록수 활동을 위한 사설기관으로 만든 것이 ‘문화원’의 시초였다. 이를 보고 밀양과 대전 등 몇몇 지방 유지들이 자생적으로 ‘문화원’을 설립 운영하면서 전국에 확산됐다는 것이다.

 현대그룹 등 기업에서 내부적인 기업문화 정립을 위해 ‘기업문화실’을 설치한 사례는 있지만, 공공복지 기능을 목적으로 지역별 문화원을 설치한 것은 필자의 기업이 최초가 아닌가 한다. 

그만큼 책임도 크게 느낀다. 그래서 ‘현대문화평설’이라는 제하의 칼럼을 쓸 기회가 부여됐는지도 모른다. 

필자는 이제 55세부터 85세까지 신중년세대가 ‘행복문화원’에 모여 인생2모작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범국민 문화운동을 어떻게 펼쳐갈 것인지 친지들과 진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인생도 길고 예술도 길기 때문이다. 

글_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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