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면서도 세련된 패션과 애티튜드가 아쉽다
90만 전국 미용인들을 대표하는 대한미용사회 중앙회 주최 ‘2012 한국미용페스티벌’에 다녀왔다.
소위 잘 나간다는 청담동을 비롯하여 강남 일대 미용실들과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 미용실 브랜드들, 또 배고파서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던 옛날 세대가 아닌 유학도 다녀오고 진짜 미용에 관심이 있어 미용계에 입문한 젊은 헤어디자이너들 대다수는 대한미용사회의 회원이 아니며, 그들의 행사에는 관심도 없다.
하지만 전국 6~7만 개 미용실들 중 여전히 소규모의 영세한 미용실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용계 현실을 볼 때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고 힘을 모을 수 있는 단체는 대한미용사회가 유일한 단체이기 때문에 여전히 대한미용사회의 파워는 막강하고 중앙회장에 대한 회원들의 지지와 환호는 숭배에 가깝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한국미용페스티벌 현장을 찾을 만큼 대한미용사회는 직능단체 중에서도 손꼽히는 큰 단체이다. 또 한국미용의 수준이 세계적 수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미용을 포함한 뷰티산업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선정하여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는 상황만 본다면 한국미용의 앞날은 밝고 희망차기까지 하다.
그런데 미용 관련 행사장을 찾을 때마다 항상 느끼게 되는 아쉬움이 이번 한국미용페스티벌 현장에서는 더욱 크게 와 닿았다. 대선후보가 찾을 만큼 미용계의 역량도 커지고 한류도 이끌 만큼 미용계가 발전한 것은 아주 반가운 사실이지만, 왜 이토록 우리 미용인들은 패션 행사장에서 느껴지는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까?
한껏 멋을 낸 미용인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었지만 눈에 띌 만큼 스타일리시하거나 세련된 미용인들을 손에 꼽기 힘들었다. 대부분 너무 요란하거나 과장되었으며, 과연 저 분들이 한국 여성들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사람들인가 싶을 만큼 세련되지 않았다. 물론 일 년에 한 번 있는 특별한 행사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좀 튀는 스타일로 꾸몄을 수도 있으나, 기자의 눈에는 스페셜해보이지 않았다.
뷰티 관련 종사자들은 항상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만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해내는 리더인 만큼 그들은 항상 스타일리시해야하고 멋있어야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에게 스타일링을 받게 만들고 싶도록 세련되어야 한다.
패션에 비해 미용이 결코 낮지 않으며 패션 디자이너에 비해 미용인들 또한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다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나치게 오버된 패션과 스타일 대신 깔끔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패션이 이젠 정말 필요할 때이다. 여전히 미용계 행사보다 패션계 행사에 수많은 스타들과 셀러브리티들이 몰리고 카메라가 몰리는 것을 보면 뷰티 관련 기자로서 안타깝고 씁쓸하기만 하다.
남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내 스타일이 우선 멋들어지고 눈길을 끌어야한다. 또한 세련되면서도 겸손한 애티튜드 또한 반드시 갖춰야할 덕목이다. 행사장을 찾은 박근혜 대선후보 때문에 사진을 촬영하려는 미용인들로 질서는 어지러워지고 주객이 전도된 듯한 풍경을 보면서 조금만 쿨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머리를 있는 대로 한껏 부풀리고 컬러풀한 색깔로 치장할 때가 아니다. 지금 세계의 트렌드가 무엇인지, 패션의 흐름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인지하자. 사람들이 해달라는 대로 머리 해주고 먹고 사는데 지장 없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아니라, 나로부터 유행은 시작되고 나로부터 한국미용계의 발전이 시작된다는 미용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원대한 꿈을 갖는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해질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미용인들이 말이다.
김수진 기자 sjkimcap@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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