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협회, 전시기획사, 언론사 뜻 모아 대표 박람회 추진 필요

 
 

최근 한국에서 개최된 화장품 박람회를 찾은 한 해외 바이어는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세계적으로 주목 받은 시장으로 떠오른 한국의 화장품을 보기 위해 박람회를 찾았지만, 막상 참가해 보니 규모도 수준도 해외 박람회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유명하다는 브랜드는 찾을 수 없었고 영문으로 된 세미나 자료나 안내 책자도 없었다. 바이어들을 초청만 했지만 그들을 위한 준비가 아무 것도 되어 있지 않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브랜드 정보도 얻을 수 없었던 박람회였다.

이는 비단 해당 바이어가 찾은 박람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국내 화장품이 중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한류 열풍과 함께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에서 다양한 관련 박람회가 열리고 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박람회는 없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이 나서고 협회가 나선 박람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내 화장품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빠져있고, 규모도 해외 유명 박람회와 비교하면 현저하게 떨어진다.

매년 참가 화장품 회사는 줄고, 세미나 등 부대행사도 축소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박람회 수는 계속적으로 늘고 있고 행사 주최사들은 늘 성공적인 박람회였다고 홍보하고 있다.

세계 화장품 시장 10위에 빛나는 아시아 화장품 맹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이지만 세계적인 박람회 1개가 없다는 것은 사실 면목이 없는 일이다.

오히려 최근 국내 기업들은 중국 상해와 광저우의 화장품 뷰티 박람회와 홍콩의 코스모프로프, 이탈리아 볼로냐 박람회 등에 참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들 박람회는 3개월 전에 이미 부스가 마감되는 것만 보아도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중국의 상해 박람회만 해도 국내 화장품 박람회 규모의 10배가 넘고 참가 기업 수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백화점에 입점돼 있는 해외 유명 수입사들 중 단 한 곳도 국내 화장품 박람회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화장품 박람회의 수준을 그대로 증명해 준다.

지자체가 나서고 정부가 나섰음에도 박람회의 수준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은 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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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우리나라에는 작은 규모의 화장품 박람회가 너무 많다. 대표성을 갖고 있는 박람회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참여와 국내에 진출한 수입 화장품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하다. 결국 이들 화장품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없다는 이야기다.

박람회도 변화가 없다. 국내에서 오래된 화장품 박람회를 보아도 10년전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규모만 축소되었을 뿐 다른 점이 없다. 새로운 시도나 보완 없이 똑 같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준비도 엉망이다. 국내 한 화장품 박람회를 찾은 해외 바이어가 안내 책자조차 없는 화장품 박람회에 실망한 것처럼 우리나라 화장품 박람회는 그들만의 축제가 대부분이다.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 해외 바이어들과 만날 수 있는 장소다. 해외 바이어들 역시 다양한 화장품을 만나 상담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소를 원한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박람회에는 더 이상 참가 기업도, 해외 바이어도 오지 않는다. 해외 관광객들이 와서 제품을 구매하고 초중고 학생들을 동원하는 전시 행태는 지양되어야 한다.
세계 10위의 화장품 강국이 된 만큼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박람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유죽순으로 진행되는 소규모 화장품 박람회에 실망하는 해외 바이어들, 본사와 공장 등이 있는 해당 지역의 지자체 주최로 어떨 수 없이 박람회에 참가하는 화장품 회사들의 호소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성공적이었다는 화장품 박람회 홍보 뒤에 박람회에 실망한 해외 바이어들과 참가 업체, 그리고 남은 게 없다는 전시 기획사의 모습은 이율배반적인 모습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국내 화장품 산업의 발전과 국내 중소 화장품 기업들의 수출 지원을 위해서, 그리고 대만민국 화장품의 세계적인 인지도 향상 등을 위해서라도 우리나라를 대표 화장품 박람회를 만드는데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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