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드림 오경희 대표
▲ 미드림 오경희 대표

나를 찾기 위해 아침부터 여유로움을 즐겨 본다. 

조금 여유 있게 아침 일찍 에스테틱숍 문을 열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호흡을 크게 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내가 여유로워야 나를 찾는 고객들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얼마 전 가슴이 뭉클했었던 일이 있었다. 지난 몇 달간 필자의 숍에서 마사지를 받았던 고객이 필자의 권유로 혼자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다고 한 것이다. 평소 두려움이 많고 무서움을 많이 탔던 이 고객은 필자의 작은 응원에 용기를 얻어 나홀로 여행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날은 그녀가 여행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관리 받는 날이라 달콤한 대추차와 대추차를 마실 예쁜 잔 그리고 제주도에 가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마실 수 있게 차 포트까지 챙겨 선물했다. 꼭 친정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말이다.

이 고객을 내가 더욱 각별히 챙기는 이유는 그녀가 암 투병중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병은 수술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그녀의 몸을 휩쓸었고, 두 번째 방사선 치료를 받았지만 오히려 몸에 이상을 느껴 재검사를 받아야 했다. 현재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중인데, 그녀는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체념했다. 또 "결과가 안 좋아도 이젠 방사선 치료를 못 할 거 같아 줄기세포 치료를 시작했다"며 "수술 후유증으로 다리가 부어 진통제를 늘 달고 사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몸도 아프지만 마음 둘 곳이 없는 그녀는 필자의 숍을 가끔 방문해 마사지를 받으며 그 외로움을 달래고 돌아가곤 했다. 

며칠 전에는 산에 갔다 너무 슬퍼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마음 속에서 기쁨과 행복 그리고 미래가 사라져버려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그녀. 필자는 그녀의 마음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고객의 몸을 만지면 나의 손끝은 상대방의 마음을, 상대방의 혼을 느끼게 된다. 그날은 마사지를 하면서 고객과 차분히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내 자신을 찾아보라'고 말이다. 내 자신을 찾고, 내 자신이 보이면 스스로 왜 살고 싶은지, 왜 슬픈지 그리고 왜 병이 들었는지 스스로 답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암 투명 중에는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은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먹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말했다. 그런 그녀에게 필자가 내뱉은 말은 "스스로 나를 끔찍이 사랑할 때, 남도 나를 사랑해준다"는 것이었다. 또 "물 한 모금 마실 때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감사의 기도와 함께 자신의 평화를 찾아보길 바란다"고 그녀를 격려했다.

아픈 고객에게 자칫 예민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이렇게 편안히 할 수 있는 것은 나의 손이 고객의 몸에 있기 때문이다. 손은 마음이며, 필자의 마음으로 한 마사지가 짧은 시간 고객의 마음을 크게 움직인 듯 하다. 다음날 이 고객에게서 '제주도에 잘 도착했다'는 안부 전화를 받았다.

필자는 지난 28년간 '마사지'를 해왔다. 오랜 경험 탓일까. 이제는 몸과 마음, 영혼까지 함께 관리가 되는 홀리스틱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아픈 사람의 마음이 평온해야 몸과 마음이 좋아진다. 같은 시간, 같은 테크닉으로 마사지를 해도 마음과 마음이 함께 교감한다면 가슴으로 상처받아 생긴 스트레스는 점차적으로 치유될 수 있다.

요즘은 '치료'가 아닌 '치유'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치료'는 병원에서 이뤄지지만 '치유'는 '피부미용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피부미용인들은 손끝 터치만으로 고객의 삶의 감정을 아주 잘 찾아낼 수 있는 사람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필자의 직업을 사랑하며 이러한 재능을 주심에 감사해하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손끝으로 사람들을 터치해 크고 작은 감정의 상처를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직업이 어디에 있겠는가. 앞으로도 나의 손끝 터치로 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를 전하고 싶다. 또 이것이 오랜 세월 마사지를 자신의 업으로 알고 일해 온 피부미용인들의 꿈이라고 생각한다.

글_오경희
메디스파 스토리W 전문점, 청주피부관리실 '미드림' 대표로 결혼 전 '따뜻한 몸 만들기'와 임신 중 마사지, 출산 후 회복 관리, 림프 마사지 등에 주력하고 있다. 오경희 대표는 '건강한 엄마는 한가정과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기본'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오늘도 고객을 맞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