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화장품 관련 규제 강화, 불리한 협상 등 실제 이득 없는 그들만의 잔치될 수도...

 
 

지난달 3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으로 연내 발효가 예고되면서 화장품을 첫 번째 수혜자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미 화장품 관련 주가가 상승하면서 화장품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과연 화장품이 한중 FTA의 최대 수혜자가 맞는 것일까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2월11일 대한화장품협회 66회 정기총회에서 대한화장품협회장이자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한중 FTA는 국내 화장품 업계에 기회이자 위기다”라면서 중소 화장품 기업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서 회장의 발언은 최대 수출대상국인 중국 경제 성장률 저하에 대한 경고였지만 한중 FTA 발효 이후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한 규제 강화, 불리한 협상 결과를 예견한 경고이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중 FTA 합의가 이루어진 이후 중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화장품 관련 규제를 강화해 왔다.

위생허가를 비롯한 수출과 관련된 규제들이 강화되고, 강력한 화장품 조례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지금까지 밝혀진 한국과 중국의 FTA 협상에서 화장품 관련 부문은 한국 기업들에게 불리한 것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과 중국의 정상들이 FTA를 체결을 합의 한 후 그동안 한중 양국은 지속적인 협상을 진행했고, 앞서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중 FTA로 보건상품 중 우리나라가 이득을 취한 부분은 거의 없었다. 그중에서도 화장품의 경우는 대부분을 양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치약 정도만이 관세 철폐가 이루어지고 대부분의 화장품이 관세 철폐에서 제외된 것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화장품 분야 중 14개를 중국 수출시 품목양허를 받았고, 중국의 경우는 우리나라 수출 시 28개 화장품을 품목양허 받았다.

품목 수만이 아니다. 중국은 기초 화장품 등 대부분의 주요 화장품이 10년 뒤 한국 수출 시 관세가 모두 철폐되고 샴푸의 경우는 5년 뒤 철폐되지만 한국의 경우 기초화장품 등 주력 품목은 관세 철폐에서 제외됐다.

물론 추가적인 협상이 진행되겠지만 최근 중국이 국내 화장품 수입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선 것을 생각하면 변하는 것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오히려 중국의 저가 제품들이 한국에 진출하거나 중국의 거대 자본이 한국 시장에 진출해 국내 화장품 내수를 장악할 수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경계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샤오미가 출범 4년만에 세계 3위의 핸드폰 기업으로 올라선 것은 물론, 철강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막대한 자본력과 가격 경쟁력이 짧은 시간, 큰 성과를 만들면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화장품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중국 내수 시장 매출 상위 10개사 중 중국 로컬 기업이 3개나 이름을 올렸고, 동남아시장 진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화장품 강국이었나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화장품 역사는 고작해야 70년이다. 하지만 우리는 짧은 시간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며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세계 유명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더불어 화장품 강국 일본을 앞서 아시아 화장품 맹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저력이 우리보다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미 다수의 산업에서 중국은 이를 증명했다. 결국 한중 FTA는 우리나라 화장품 업계에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 다수의 화장품 전문가들이 중국 기업에 스카우트 되어 떠났고, 중국의 화장품 제조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화장품 수출 1위 국가에 이름을 올렸고, 최근 메르스 사태에서도 보았듯 단 2달의 중국 관광객 감소는 국내 화장품 업계에 직격탄이 될 정도로 국내 화장품 산업의 중국 의존도는 매우 높다.

FTA는 언제나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려 왔다. 화장품도 주가가 오른다고,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늘고 있다고, 중국인들의 한국 화장품 투자가 늘어났다고 축배를 들기보다 경계하고 준비할 때가 아닌가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 했다. 너무 많이 들어서 귀가 아픈 소리일지 모르지만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이제는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위기는 늘 가까운 곳에 있고, 기회라고 생각한 것이 위기일 수 있다. 그리고 준비하는 자만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