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수준과 소비성향의 간극을 메워줄 ‘명랑제품’ 주목

패션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여성들이 최근 유럽 경기침체의 여파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고, 소비를 줄이거나 효율적인 소비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트라 밀라노무역관에 따르면 유럽 경기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탈리아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가 감지되는 가운데 현지인들의 사고방식과 소비습관도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진화 중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만 있어도 소비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하나, 현 경제위기는 이탈리아인들의 소비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이탈리아의 시장조사 대행기관인 아스트라 리체르케(Astra Ricerche)가 18세에서 54세 사이의 이탈리아 여성 1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소비 주체인 여성들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대상 중 79%의 여성들이 경제성장 둔화로 인한 실업률 증가, 정부 긴축재정으로 인한 높은 조세부담으로 주머니 사정이 상당히 악화됐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58%는 이전과 전혀 다른 소비 모델이 앞으로 등장할 것이고, 이들이 현지 여성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언급했다.

또한 조사 대상 여성의 64%는 2013년에도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 전망했으며, 41%는 심각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했다.

경제력 약화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는 대답이 10년 전에는 20%대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변화는 심각한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소비 패턴도 크게 변했다. 72%의 이탈리아 여성들이 필요 혹은 선택에 의해 소비 자체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단순히 소비를 줄이거나 까다로운 구매행태를 보이는 데서 나아가 저렴한 가격대이지만 품질, 성능, 안전이 일정수준으로 받쳐주는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단 소비를 할 경우 이를 일종의 투자로 연결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구매 제품의 영속성과 내구성을 중시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보다 자세한 정보를 획득하고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과 SNS 채널의 활용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여성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SNS나 인터넷 포럼 활동을 전개하면서 가상의 공간에서 활발히 정보를 교환하는 한편, 이것이 실제 온라인 구매로 이어 지고 있는 것.

 
 
새로운 소비패턴은 여성들의 패션마저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고급품의 대명사인 Made in Italy 제품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1988년부터 현재까지 고급 프레타포르테 제품의 인기는 중산층을 중심으로 20%나 하락한 상황이다.

최근 이탈리아 여성들에게 어필되는 패션은 접근 가능하면서도 심플하면서 무난한 동시에 편하게 입고 다닐 수 있는 제품들이다.

온통 블랙 일색인 전 세계 겨울 패션 트렌드와는 달리 조사 대상 여성의 72%가 밝고 명랑한 컬러의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84%의 여성들이 간소하고 편안한 패션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져 최근 겪는 경제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는 열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59%의 여성들은 당분간 의류보다 패션 액세서리 구매를 희망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내구성이 강한 액세서리류가 의류에 비해 저비용인데다 장기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구매 시 죄책감을 덜 수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밀라노무역관은 “이탈리아 여성의 약 32.2%(약 730만 명)는 소비활동이 매우 활발한 이른바, ‘트렌드 드라이버’로 이들은 경기불황의 터널에서 소비규모를 줄이는 대신 내구성 있는 제품 구매로 소비패턴을 급격히 변화하는 중”이라면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고가의 명품 제품들은 이탈리아 내수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경제발전 속도가 빠른 신흥국에서 매출 적자를 만회하는 사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변화하는 이탈리아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통해 낮은 가격과 우수한 내구성, 그리고 밝은 칼라를 가진 ‘명랑제품’이 이탈리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악화되는 주머니 사정이 기존의 소비성향을 따라잡지 못해 생기는 ‘톱니효과’를 저비용 내구재 구매를 통해 해결하려는 여성들의 소비심리를 파고드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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