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와 중국 화장품 수입 규제 불구 사상 최대 수출 견인

 
 
2015년 국내 화장품 업계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화장품 대량생산 시스템 도입 이후 70년이란 시간 동안 급속한 발전을 거듭해 온 국내 화장품 업계가 중국 정부의 수입 화장품 규제 강화와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 '중국'이라는 거대시장가 만나면서 또 한번 새로운 과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화장품 수입 규제 강화와 지난 5월 말 메르스 확산 여파로 중국 편향 수출의 한계성이 드러났음에도 국내 화장품 업계는 한류 열풍과 함께 사상 최고의 수출을 기록, 아시아 맹주로 자리 잡고 있다.

더불어 한중 FTA 국회 본회의 비준 통과로 중국 수출에 대한 또 한 번의 성장 가능성을 예고했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 고성장세를 유지하며 타업종의 화장품 시장 진출, 화장품 기업들의 상장 열풍을 이슈가 되었다.

특히 우리 정부의 화장품 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와 세계화를 위한 표준 작업이 가속화되고 대기업들의 지자체 투자를 통한 원천 기술 개발 및 원산지 특성화는 해외 글로벌 기업과 경쟁력에서 부족했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며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전망케 하고 있다.

본지는 2015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해 국내 화장품 업계에 이슈가 되었던 10대 뉴스를 모아 보았다.

#1. 메르스 사태로 중국 편향 한계 고심

 
 
올해 국내 화장품 업계에 최대 이슈는 단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였다. 지난 5월 말 시작된 메르스 확산은 2개월여만에 종료되었지만 화장품 업계에 타격은 매우 컸다.

중국 특수로 고성장을 달리던 국내 화장품 업계는 중국의 화장품 수입 규제 강화와 맞물린 메르스 영향으로 주요 고객층인 중국 관광객들이 크게 줄면서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명동과 홍대, 이대 등 중국 관광객들 특수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던 로드숍들이 매출 급감으로 ‘고사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타격을 입었고, 일부 매장은 문을 닫는 사태까지 확대되었다.

백화점과 면세점들도 매출 감소 현상을 보였고, 특히 그동안 중국 특수로 고성장해 온 면세점 화장품 브랜드들의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중국 편향 일변도에 대한 국내 화장품 업계에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안정적인 국내 화장품 유통 확보와 아세안 등 신시장 개척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2. 중국 수출 성장세 지속, 중국 수입 1위 화장품 가능성

 
 
7월 이후 메르스 국면이 안정화로 접어들면서 국내 화장품은 다시 수출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한류 열풍과 함께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 온 중국 수출은 중국 정부의 수입 화장품 규제 강화에도 불구,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KOTRA 칭다오 무역관과 KOTRA 베이징 무역관이 중국 내 자료를 분석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의 중국 수출은 올해 1~9월 누계 기준 프랑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한국으로부터의 화장품 수입은 4억8923만 달러로 화장품 수입시장 점유율은 22.4% 수준이며, 10년 전인 2005년(연간 누계 기준) 중국의 대한국 화장품 수입은 1200만 달러로 현재(1~9월 누계)의 1/40 수준이었다.

15일 관세청과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등에 따르면 11월에도 한국의 대중국 화장품 수출금액은 전월동기대비 83.2% 증가한 1억 1,331만달러를 기록, 중국 수입 화장품 1위 입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3. 한중 FTA 국회 비준 통과

 
 
지난 11월 3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 본회의에서 비준이 통과되면서 중국 화장품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올해 화장품 업계 이슈였다.

메르스 여파와 중국 정부의 화장품 규제 강화에도 불구 중국 특수로 화장품 관련 주가가 폭등하고 중국에 진출하거나 하려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관세 혜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FTA로 화장품이 받을 수 있는 관세 혜택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책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중국 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스킨케어용품 관세의 경우 기존 6.5%에서 2%로로 감소되었지만 중국 수출시 화장품에 매겨지는 세금은 수입관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통과정에 증치세, 소비세 등의 세금이 상품 가격에 반영됨에 따라 여타 세금의 동시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고급 백화점에 입점하는 비용, 광고비용 등 다양한 비용까지 고려하면 관세를 50% 수준으로 낮춰도 실제로 상품가격에 반영되는 부분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4. 중국 겨냥 새로운 유통망 주목

 
 
중국 특수에 힘입어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유통 확장도 올해 화장품 관련 이슈로 꼽힌다.

먼저 중국 소비자들이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형태인 역(易)직구는 국내 기업들은 물론 중국 소비자 유통 채널인 알리바바 티몰, 쥐메이, VIP, 진동닷컴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 채널의 한국관 개설 및 한국 지사 설립, 여기에 중국건설은행, 중국 포털사이트 넷이즈 등 중국 거대 자본의 한국관 개설 등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중국 충칭시의 한국 화장품을 겨냥한 산업단지 개설, 중국 장쑤성 국영방송국인 JSBC의 려치여신 등 중국 방송의 뷰티 프로그램의 한국 화장품 영업 등 올해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유통으로 역직구몰이 단연 관심을 모았다.

또한 자신의 SNS에 제품의 홍보글 또는 공동구매 글을 띄운 후 해당 제품을 구입할 소비자들을 모으는 방식으로 영업하는 ‘웨이샹’이라는 중국의 새로운 유통 형태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잇달아 관련 전담팀을 구성하거나 직접 유통 창구를 개설하는 등 관련 유통 공략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5. ‘화장품 돈 된다’ 타업종 화장품 진출에 상장 열풍까지

 
 
중국 특수와 함께 올해 국내 화장품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타업종 기업들의 화장품 시장 진출과 리론칭, 그리고 기존 화장품 기업들의 상장 열풍이 분 것이다.

먼저 SPA 패션 브랜드 랩(LAP)이 메이크업 브랜드 LAP COS를 론칭한데 이어 제이에스티나의 메이크업 브랜드 레드 론칭, 영 쇼핑몰 엔터식스의 패션사업 법인 E&B와 의류 및 수산업 유통회사 지에이치홀딩스의 편집숍 사업 진출 등 패션 업계가 잇달아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또한 YG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론칭한 문샷에 이어 배우 송승헌이 최대주주로 있는 '더좋은이엔티'로 화제가 된 씨그널엔터테인먼트가 화장품 제조·판매사 스킨애니버셔리를 인수하며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고, 걸그룹 티아라 소속사인 매니지먼트사인 MBK엔터테인먼트와 배용준의 키이스트 등 연예 기획사의 화장품 진출도 봇물을 이루었다.

특히 미스터 피자로 유명한 MPK의 화장품 전문기업인 한강인터트레이드 인수를 통한 화장품 시장 진출, 반도체 공정용 화학재료 등을 생산하는 솔브레인의 제닉 인수, 삼익악기의 면세점 사업 선언 등 화장품 사업 진출은 올해 국내 기업들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토니모리의 유가 증권 상장을 시작으로 잇츠스킨의 유가 상장 확정, 원료를 주력으로 한 케어젠, 화장품 용기 대표 기업 연우 등의 잇달은 코스닥 상장 등 국내 화장품 업계에 상장 열풍이 불었다.

또한 화장품 OEM 전문기업 코스메카코리아, 화장품 브랜드숍 네이처리퍼블릭, 마유 크림으로 유명한 클레어스코리아, A.H.C로 유명한 카버코리아 등 다수의 기업들이 상장 대표주간사를 선정, 내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국내 화장품 업계의 상장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6. 국내 화장품 업계 1위와 2위 ‘쿠션 화장품, 둘만?’

 
 
올해 국내 화장품 업계의 이슈 중에는 업계 1, 2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이색 행보도 관심을 모았다.

쿠션 화장품을 놓고 2012년부터 최근까지 3년여에 걸쳐 법정싸움을 벌여 온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분쟁 종결을 선언한 것. 각자 보유하고 있는 화장품 및 생활용품 분야의 등록특허에 관해 상호 통상실시권 허여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소송을 서로 취하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이 특허권을 가진 ‘쿠션 화장품’을 제약 없이 생산·판매할 수 있게 됐다. 그 대가로 아모레퍼시픽은 LG생활건강의 ‘치아미백패치’ 특허권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양 측이 ‘쿠션 화장품’과 ‘치아미백패치’에 관한 특허권을 주고받은 셈이다.

소송전을 뒤로하고 서로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며 아름다운 합의에 이르렀지만 이를 보는 화장품업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그렇지 않아도 시장의 과반을 장악하고 있는 양사가 사실상 ‘우리끼리만 쿠션 화장품을 판매하자’고 합의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은 다른 국내 기업들에게는 합의의 문을 열겠다고 했지만 아모레퍼시픽이 원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특허권이 없는 기업들에게는 사실상 협상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몇몇 기업이 현재 아모레퍼시픽과 쿠션 화장품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련 결과에 따라 양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전망이다.

#7. 아모레퍼시픽은 제주에, LG생활건강은 충청도에 ‘깃발’

 
 
올해 국내 화장품 업계 1, 2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행보 중 또 다른 이슈는 지자체에 대한 투자 확대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제주 창조경제혁신 제2센터 추진을 필두로 제주도에 1,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할 것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제주산 브랜드를 추구했던 친환경 브랜드 경쟁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게 되었으며 아모레퍼시픽은 제주산 브랜드 사용의 우위를 점하게 됐다.

이미 아모레퍼시픽 투자로 최근 제주도에 화장품 산업의 육성에 특화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분원 형식으로, ‘제주 창조경제혁신 제2센터’가 설립되는 등 다양한 투자가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충청도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주목 받았다. LG생활건강은 천안시와 함께 충남 천안시 동남구 구룡동에 총사업비 1,386억원을 투자해 산업시설 및 R&D센터, 인재개발센터, 판매시설 등이 포함된 뷰티테마파크를 조성할 것을 발표한데 이어 충북 청주에도 올해부터 2020년까지 6년간 총 3,800억원을 투자해 청주테크노폴리스 내에 부대시설을 합해 총 89,000㎡ 규모의 공장건물을 세울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은 충청도의 남과 북을 연결하는 화장품밸트가 마련되었고, 충청도 브랜드에 대한 경쟁 우위를 갖게 됐다.

#8. 화장품 관련 정책 변화 화장품 업계 변화 예고

 
 
올해 정부의 화장품 관련 정책 변화도 주요 이슈 중 하나로 꼽힌다. 먼저 올해 7월부터 그동안 공산품으로 관리되던 물휴지(물티슈)의 화장품 전환으로 물휴지를 제조·수입 또는 판매업자는 화장품 제조업 또는 제조판매업 등록을 하는 등 물휴지 안전관리가 강화됐다.

또한 식약처가 11월 17일 ‘아토피 피부에 보습’을 주는 화장품을 제조·판매·광고할 수 있도록 하는 ‘화장품의 표시·광고 실증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 예고하면서 아토피 화장품 판매에 탄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식약처는 앞으로 화장품 CGMP 확산을 위해 교육 및 컨설팅 등을 통한 영세 업체 역량 향상 및 제도 개선 추진, 기능성화장품 확대, 국가별 화장품 원료 성분 사용 가능 여부 확인 시스템 구축, 주요 화장품 수출국에 대한 협력 강화 등 화장품 관련 지원 정책들을 추진할 방침을 밝혔다.

반면 식약처는 소비자 안전과 결부된 정책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원료의 경우 보존제, 색소 등 안전성 우려 이슈성분 등에 대한 위해평가 및 해외 규제정보 수집 및 분석을 통해 선제적인 기준을 강화하고 화장품 표시, 광고의 경우도 모니터링을 소비자 수시 모니터링 등 상시적인 감시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국내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법이 보건복지위를 통과하며 화장품 업계에 국내 판매 제품에 한해 동물실험이 금지되었고, 제주 화장품 인증제 도입과 화장품산업 육성법이 논의 되는 등 화장품 관련 정책 변화에 따라 국내 화장품 업계에 큰 변화가 일 전망이다.

#9. 사후 면세점 시장 재편 움직임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사후면세점 즉시환급제도가 최근 대형화, 전문화 되고 있는 사후면세점업계 성장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사후면세점 즉시환급제도가 시행되면 외국인관광객은 체류기간 내 물품가격 100만원 한도 내에서 구매 건별로 20만원 미만은 시내 면세판매장에 세금을 제외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사후면세점 이용객 5명중 1명이 시간부족이나 불편함 등의 이유로 환급을 포기할 정도로 사후면세점 최대의 불편함으로 꼽혔던 공항 출국장에서의 세금 환급 문제가 제도적으로 해결되는 것이다.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사후면세점(tax free)은 지난 8월 기준 8900여개에서 불과 4개월여만에 1만700여개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후면세점은 부가세ㆍ특별소비세를 면제 받을 수 있는 매장 형태로, 사업자는 국세청 세무서에 등록만 하면 영업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면세 혜택'이라는 강점으로 관광객을 끌어드릴 수 있고, 동시에 관세청 허가가 아닌 국세청 등록으로 영업이 가능해 사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장점이 있다.

#10. 캐릭터 화장품 열풍

 
 
올해 이슈 제품으로는 단연 캐릭터 화장품을 꼽을 수 있다. 유명 작가와 스타는 물론 타업종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화장품의 차별성을 확대해 온 화장품사들이 올해 다양한 캐릭터 화장품을 출시하며 큰 내수 부진을 극복한 것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 1, 2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력 브랜드들은 물론,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앞 다투어 관련 제품을 선보이면서, 로드숍에는 캐릭터 포스터가 경쟁적으로 붙어 있을 정도였다.

올해 초 에스쁘아가 스머프와 콜라보레이션한 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아리따움의 스폰지밥, 라네즈옴므의 어벤져스 히어로 시리즈, 라네즈의 마이달링 샤이걸, 이니스프리의 무스 특공대, VDL의 카카오프렌즈, 비욘드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미샤의 베티붑, 어퓨의 도라에몽, 토니모리의 아톰, 랩코스의 스누피와 미키마우스 등 다양한 캐릭터 화장품이 출시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캐릭터 화장품의 판매량이 많긴 하지만 높은 로열티 비용으로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치열한 경쟁으로 같은 캐릭터를 도입한 화장품 충돌 등으로 소비자들이 흥미를 잃게 되는 현상도 있어 마케팅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해 트렌드 제품에 머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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