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장 안호상과 연출가 손진책, “우리 문화자산으로 한류공연예술의 가능성 타진한다”
한동안 뜸했던 마당극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이 지난해 12월16일부터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에 연일 관객들이 몰리면서 관계자들을 북치고 춤추게 할 정도로 고무(鼓舞)시키고 있다는 소식이다.
연출을 담당하는 손진책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마당극의 대부다. 그를 제외하고는 마당놀이의 역사를 말하지 말라고 할 만큼 민족의 정서를 현대적으로 계승시킨 전설이다.
1970년 서라벌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손진책이 던진 시대의 울림은 컸다. 풍지와 해학으로 시대를 조롱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되살아난 각종 마당놀이는 암울한 군사정권 시절에 피 끓는 20대 시절을 살았던 7080세대들에게 그나마 현실을 잊을 수 있는 도피처가 됐다. 양반을 놀려먹는 재미를 배우와 관객이 함께 누리는 셈이었다.
그처럼 마당놀이에서 배우와 관객의 신분 구분은 애매모호하다. 길거리 품바와 시장상인들이 각설이타령을 함께 불렀듯, 관객이 방자와 함께 춤추며 지순한 짝사랑꾼 변사또를 골려먹을 수 있는 장치다.
그 마당놀이를 정형화된 하나의 한류 예술장르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는 것은 ‘공연기획의 달인’ 안호상 극장장이 이끄는 국립극장의 최근 동향이다.
우리의 문화자산을 찾고자 한 때문일까. 2014년12월 손진책과 손잡고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를 무대에 올림으로써 ‘전통예술이 온다’를 선언했던 것. 이를 기반으로 금년 3월부터는 또 전통공연예술 교육 프로그램인 ‘전통예술아카데미’를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K-팝 등 기존의 한류가 서양예술을 각색한 것이라면, 이제는 우리의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진정한 한류공연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 국립극장의 시각일 수 있다.
그래서 심청이 오고, 춘향이 오는 ‘해오름극장’의 무대도 실제 마당과 같이 사방팔방에서 볼 수 있도록 뜯어고쳤다는 소식이다. 앞으로 한류관광객이 찾는다면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
그래서 그런지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에 대해 네티즌들도 호평 일색이다.
"여러 가지로 가미한 춤, 노래, 입담, 관객과 함께 하는 이벤트, 상상초월한 분장과 퍼포먼스... 2시간 공연이 길게 느껴지게 하지 않았던 공연"(hmyum**), “무대와 객석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에서 질펀한 대사들과 돌직구는 답답했던 가슴을 뻥 뚫어 준다”(hoho**), "블로그 검색해보고 재밌다는 확신 들어 부모님 보여드렸는데, 너무 고맙다고~잘 보고 왔다고 하시네요ㅎㅎ"(hmr**)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2월10까지. 매주 목, 금 8pm / 화, 수, 주말, 공휴일 3pm(월 공연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