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산업 육성법’ 만든다던 보건복지부…새해 업무계획엔 ‘화장품’ 언급 전무

새해를 맞아 정부 각 부처의 업무계획 보고가 한창이다. 화장품 업계 또한 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화장품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 효자품목으로 떠오르면서 정부 차원의 투자 및 지원의 명분이 뚜렷하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화장품을 패션의류, 생활·유아용품, 농수산물, 의약품 등과 함께 유망 소비재로 분류, 신(新)수출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화장품에 대해서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전문학과 개설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작 화장품 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할 책임과 권한이 있는 보건복지부의 업무계획에는 화장품이 없었다. 18일 진행된 업무보고에서 보건복지부는 올해 핵심목표를 ‘바이오헬스 산업 세계 7대 강국’으로 규정했다. 이를 통해 76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65조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큰 틀에서 보면 화장품 또한 바이오헬스 산업의 한 분야로 볼 수도 있지만 중점과제는 물론 세부계획에서조차 화장품은 단 한 번의 언급이 없었다.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한 보건복지부의 올해 중점과제는 △한국의료의 세계적 브랜드화 △ICT 융합 기반 의료서비스 창출 △미래 먹거리로서 제약·의료기기 산업 육성 등 총 3가지다.

이같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외국인 환자 유치 촉진, 한국의료 해외진출 확대, 국민체감형 원격의료 확산, 의료법 개정, 신약개발 등 제약산업 육성, 첨단 의료기기 개발 지원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죄다 화장품과는 직접적 연관이 없는 사항들로서 이를 접한 업계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 보건복지부 2016년 정책 방향
▲ 보건복지부 2016년 정책 방향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 화장품 수출금액은 26억4,634만 달러로 수입금액인 15억6,688만 달러를 훌쩍 앞섰다. 연간 집계는 아직 나오기 전이지만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액 및 흑자 달성이 확실시 된다.

우리나라의 수출 전망이 썩 밝지 못한 올해도 화장품만은 여전한 수출호조 품목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올해 수출 아이템과 대상국이 다양화되면서 지난해보다 30% 이상 수출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올해 업무계획에 화장품 산업에 대한 관심을 찾아보기 힘든 점은 아쉬움을 넘어 의외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지난해 하반기 보건복지부는 산업 진흥을 위해 ‘화장품산업 지원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만들겠다고 나선 터였다. 비록 빠르게 법안을 제정하겠다는 당초 계획은 어긋났지만 올해 그에 준하는 정책 지원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기에 실망이 더 크다.

모 화장품 기업 관계자는 “어떤 분야에 지원과 투자를 할 지 보다 넓은 시각으로 살피고 결정했겠지만 전 세계적 ‘K-뷰티’ 열풍이라는 호기를 맞은 현 시점에서 주무부처가 화장품 산업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은 점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며 “비약적인 시장 확대와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산업의 위상과 기반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 듯해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이같은 사태가 충분히 예견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화장품 기업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화장품 산업 육성법’ 제정을 추진하던 관련 부서 인사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전격 교체되거나 업무에서 손을 떼면서 법안 추진은 물론 전반적으로 화장품이 관심권 밖으로 밀린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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