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는 2014년부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세바스찬 부페이(Sebastien Bouffay)의 진두지휘 하에 로고를 커다랗게 강조하는 디자인을 지양하고, 보다 작고 심플해진 로고 적용을 확대해 왔다. 전세계 밀레에서 동일하게 사용 중인 곡선이 강조된 ‘M’자 로고 외에도, 모던하고 절제된 느낌의 레터링 로고를 개발해 사용 중인 것. 밀레 마케팅본부 관계자는 “로고타입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첫 시즌에는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이 앞서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나, 이제는 오히려 과거의 큰 로고가 삽입된 디자인보다 세련되었다는 평과 함께 인기가 좋다. 프랑스 밀레 본사에서도 새로운 로고 타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을 정도” 라고 전했다.
시티 아웃도어를 지향하는 코오롱스포츠의 트래블라인 컬렉션을 둘러 보면 코오롱스포츠 특유의 상록수 로고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독자 개발한 적층 구조의 입체 프린트 기법인 지오닉(Geonic) 프린트라든가,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자카드 카무플라주 패턴을 과감하게 사용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에서 선보이는 프리미엄 컬렉션인 '베일런스(Veilance)' 역시 로고를 찾아보기 힘들다. 시조새 아키옵테릭스(Archaeopteryx)에서 유래된 아크테릭스 특유의 로고는 구매자의 자부심으로까지 이어지는 명품 아웃도어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요소인 것이 사실. 그러나 프리미엄 컬렉션 베일런스는 진보적인 직물과 과학적인 재단을 전면에 내세우며 로고의 노출은 자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나 자라(ZARA)와 같이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패션 브랜드가 로고를 통해 디자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 것처럼, 아웃도어 업계도 과시적 로고 노출은 앞으로도 점차 줄어들고 개성 있는 디자인과 품질의 로고리스 제품이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한창 아웃도어 열풍이 불기 시작하던 시기에는 등산 한 번을 가도 브랜드 로고가 크게 박힌 재킷이나 액세서리를 갖추어 입으려는 소비자가 많았으나, 이제는 자신만의 개성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마니아가 늘다 보니 하이패션의 로고리스 트렌드가 아웃도어 업계에도 확산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