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일각 “직원사기 위해 특정대학 편중인사, 농식품부 전입자들의 피해의식, 개방형공모제에 대한 불신감 해결해야”

◇김승희 처장 “타 부처에 없는 내부승진시켰다. 일부 직원들이 인사 방침 모르고 불만 표출”

◇식약처 내부청렴도 정부기관 하위권인 4~5등급... “능력과 성과 중심의 히딩크식 리더십 아쉽다”

▲ <사진=눈 내리는 식약처. 부산지방청 소속 직원들의 비리사건 여파가 인사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내부 불만의 목소리로 옮겨가고 있다>
▲ <사진=눈 내리는 식약처. 부산지방청 소속 직원들의 비리사건 여파가 인사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내부 불만의 목소리로 옮겨가고 있다>

1월28일 경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의해 식약처 부산지방청 소속 공무원들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됨을 계기로 식약처 내부에서는 자성과 함께  인사시스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한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식약처 직원의 공직비리가 ‘2대 처장 김승희 체제’에서 새롭게 등장한데 따른, ‘인사관리 소홀’의 위기감 때문이라는 풀이다.

일부 식약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지방청 공무원들의 구속사건은 식약처 내부자가 비리 정보를 경찰에 흘렸기 때문에 터졌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 일부 관계자는 “앞으로 내부관리 시스템을 벗어나는, 이 같은 폭로성 비리가 더 늘어날 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타냈다.

◇“식약청으로 후퇴하는 모습이어서 안타까움 느낀다”

수사팀 관계자가 “1년 전부터 조사해왔다”고 분명히 밝힌 이 사건에 대해 식약처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정부가 ‘국민먹거리 안전’과 ‘불량식품 척결’을 명분으로 ‘식약처’로 승격시켰으나, 이번 단 하나의 사건으로 다시 4년 전의 ‘식약청’으로 후퇴하는 모습이어서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틈만 있으면 ‘인사불만 해소’를 거론해온 김승희 처장이 실제 “산하 공무원들의 인사 불만 요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식약처의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김 처장이 ▷서울대약대 학연 중심의 편중인사 ▷농식품부 출신 직원들의 피해의식 ▷직위공모제에 대한 내부불신 등을 해소해 직원사기를 진작시키지 못한다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업무상의 실수가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대형 비리로 부풀려져 악용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염려했다.

실제 서울대약대 출신인 김 처장이 취임한 지난해 4월 이후 지방청에 근무하고 있던 서울대약대 출신들을 전원 본부로 불러올렸거나, 요직으로 전보시켰다는 것.

단적인 예로 지난해 11월9일의 전보 발령에서도 무려 4명이나 포함되었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산하 지방청에는 현재 서울대약대 출신이 단 한 명도 근무하고 있지 않다는 것.

또 2013년3월 처로 승격되면서 농식품부에서 이동해온 270여명의 수입 축수산식품 위생안전관리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에 의한 불만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말 열린 손문기 신임 차장에 대한 업무보고 자리에서 농식품부 출신 한 직원은 “전체 인력중 7분의1인 전입 농식품부 출신 직원들을 기존 조직이 끌어안아야 하는데 홀대하고 있다”며 공개적인 불만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 <사진=설맞이 전통시장 방문에 나선 김승희 식약처장. (가운데. 1월27일 청주시 흥덕구 소재 가경터미널 시장)>
▲ <사진=설맞이 전통시장 방문에 나선 김승희 식약처장. (가운데. 1월27일 청주시 흥덕구 소재 가경터미널 시장)>

또 24명에 이르는 나급(구 2급) 이상 식약처 전체 고위직공무원 중 농식품부 출신은 단 한 명도 끼지 못하는데서 오는, ‘학연과 텃세’로 인한 승진상의 불안감도 가시지 않고 있다는 것.

한편에서는 직위공모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약대 출신인 김정숙 윤여표 청장시절에 채택했으나, ‘사전내정설’ 등 잡음과 폐단이 많아 행정직 출신인 노연홍 이희성 정승 체제에서는 폐지했던 제도.

그러나 김 처장에 의해 지난해 8월 ‘개방형 직위공모제’가 부활하면서 ‘첫 단추’로 모집한 자리부터 의외의 인물인 비전문가가 발탁되었다는 등의 ‘음해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익이 돌아간 사람만 인사에 만족하고 나머지는 모두 불만”

이 같은 잡음들에 대해 식약처 내부에서는 김승희 처장이 책임을 지고 ‘인사개선’의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처장이 식약처에서만 25년간 근무하면서 다져온 ‘금수저 인맥’이 사조직화 돼 요직을 장악할 우려가 있고, 그로 인해 내편 네편이 갈라진다면 아무리 인사의 공정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편파적인 인사라는 의혹을 지울 수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

그래서 일부에서는 김 처장이 지난해 11월20~21일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워크샵에서 ‘히딩크의 헝그리정신’을 말한 것 대신 ‘히딩크의 무연고 선발시스템’을 제시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기관 중 식약처 직원들의 2013~2015년 내부청렴도가 전체 5단계의 바닥권인 4~5등급에 머물러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인사불만 때문이라는 것. 차라리 편견과 사견 없이 오직 능력과 성과로만 평가하는 히딩크식 리더십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한편 김 처장은 지난해 12월29일 열린 국장단 회의에서 “타 부처에 없는 내부승진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가야 함에도 불구, 일부에서 이를 모르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어 “인사라는 것이 이익이 돌아간 사람만 만족하고 나머지는 모두 불만인 것이 사실”이라며, ‘개방형 자리’ 등을 포함해 인사 불만이 발생하지 않도록 간부들이 직원들에게 잘 설명해줄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