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홍익인간 정신... 그것이 ‘알파고’가 몰고 온 변화에 대한 역사적 응전이다.

인류역사에 큰 변화가 예고됐다. 인간이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그 같은 순간이 오면 피할 수 없는 싸움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인간의 존엄성 때문이다.

아마도 이번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에 나선 이세돌 역시 피할 수 없는 ‘세기의 대결’에 ‘인간대표’로 나서 ‘기계대표’로 나선 알파고와 일합을 겨루어야 하는 역사성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결과는 이세돌의 4-1 패배로 끝났다.

이 대결을 지켜보면서 필자의 충격은 컸다. 그동안 ‘알파고’라는 기계인간의 실체를 전혀 몰랐던 때문이다.

이세돌 스스로는 “인류가 진 것이 아니라 인간 이세돌이 진 것”이라고 말했다지만, 현생인류 최고수 중의 한 사람인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다 보니, 시민들의 당혹감과  두려움은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알고 보니 ‘알파고’는 1202개의 CPU(중앙처리장치)와 176개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합쳐 단순 계산만으로도 1,378개의 슈퍼컴퓨터로 무장된 연합군이라고 한다. 즉 인간의 지능을 갖고,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정보처리 능력을 가진 괴물이 등장한 것이다.

결국 이세돌은 기계인간 ‘알파고’와의 첫 대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인류를 대표한 이세돌과 현대문명을 대표한 알파고의 대결은 ‘21세기 산업혁명의 서막’이라 불릴 만큼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싸움이었다.

더구나 세기적 변화의 현장이 한국이고, 그 한 축을 한국인 이세돌이 당당히 담당해서 그런지 이세돌을 응원하는 국민들의 사랑은 ‘2002월드컵’ 때의 축구 국가대표팀과 다를 바 없었다는 것이다.

어쨌든 인간에 대한 기계의 공격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 뻔하다. 이번 승리를 무기삼아 좋든 싫든 제2, 제3의 ‘알파고’들이 인간사회를 잠식해올 것이다. 당장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와의 대결이 있기 전인 지난 1월18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미래의 직업’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른 자동화시스템 및 인력대체 등으로 4년 후 인 2020년까지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는 지금 청년 실업이 심각한 실정이다. 3월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현재의 청년실업률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12.5%를 기록하고 있다.

‘알파고’가 아직 본격 활동하기 이전임에도 그러니, 앞으로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기계인간’들이 차례로 등장하게 되면 일자리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 싸움에 나선 이세돌은 앞으로 기계인간들과의 ‘평화 공존’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인류에 전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들과 함께 가는 ‘동행’이다. 패한 이세돌이 각광을 받는 이유가 바로 그 점이다.

이제 21세기형 변화와 변혁의 시대는 왔다. 하지만 정작 무서운 것은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무감정 무표정의 인간집단이다. 동행을 외면하는 이들은 피가 흐르지 않는 기계인간, 또는 컴퓨터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가슴에 뜨거운 피가 흐르게 할 수는 없을까?

따라서 21세기 산업사회에 공존과 동행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더욱 명백해졌다. 너와 내가 함께 가는 길이다. 이를 위한 실천의 하나로 필자가 1996년부터 불법다단계판매 조직들과 피할 수 없는 싸움에 나서야 했으니 햇수로 벌써 20년이나 됐다.

그것이 홍익인간 사회로 가는, 유통산업 변화의 길이라 판단했다.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노사문제의 해결방안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아픈 상처를 함께 치료하며 서로 돕자고 추진해온 산업사회의 홍익인간 운동이 이제는 외국에도 전할 만큼 성장했다.

함께 걷는 길을 위해 앞으로도 누군가는 냉혈적 기계인간들과 싸워야 할 것이다. 필자 역시 그 사명을 결코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세돌의 동행이 결국 인간바둑을 지키는 길이었다면, 필자의 동행은 홍익인간 정신을 지키는 길이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알파고’가 몰고 온 새로운 변화에 대한 역사적 응전이다.

글_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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